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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여행은 No! 나는 ‘카우치서핑’으로 현지인들과 여행한다!


기자가 추천하는 색다른 여행법! 카우치서핑을 통해 여행지에서 현지인 친구도 만들고 공짜로 현지인의 집에서 잘 수 있는 비밀 아닌 비밀을 공개한다! 


사람마다 성격이 각양각색이듯이 여행을 즐기는 방법 역시 저마다 다르다. 혼자 여행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혼자 절대 여행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맛집을 찾아 떠나는 사람, 풍경을 찍기 위해, 트레킹을 하기 위해 등등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욕구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단순히 일상에서 벗어난다 것에 여행의 의미를 두고 떠나는 사람도 있다. 

인종, 문화, 언어가 전혀 다른 사람들과, 그것도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현지인들과 함께 여행지에서 시간을 보내고 그 사람 집에서 무료로 몇 일 동안 지내는 여행방법이 있다면 당신은 이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


대부분 이런 말을 들으면 이상하다고 생각하거나, 위험해서 어떻게 가능하겠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 글을 쓰는 기자도 이 이상한 여행방법을 지인으로부터 처음 들었던 6년 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이 똑같이 생각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 당시에 여행은 하고 싶었으나 돈이 넉넉하지 못했고 또 사진만 찍고 유명 관광지만 돌아다녔던 여행에 매력을 못 느꼈던 기자는 처음 이 여행방법을 처음 들었을 때 두렵기는 하지만 흔히 접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이라는 생각으로 미지의 세계로 뛰어들게 되었다. 그 이후로 기자는 주위 사람들에게 특이하게 여행하는 여행중독자라는 말을 들으면서 방학 때마다 비행기 티켓을 들고 여행을 다녔다. 6년 전에는 너무나도 생소한 여행방법이었지만 지금은 비교적 널리 이름이 알려진 이라는 ‘카우치서핑’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서다.


2004년에 설립된 카우치서핑, 에어비앤비와 비슷하지만

금전적 거래 대신 호스트와 게스트간의 대화와 문화교류면 OK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친구’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라는 괴상한 아이디어를 처음 실현시킨 주인공은 현재 전세계 20만개 도시, 1400만명의 회원수를 지닌 카우치서핑(Couchsurfing) 설립자 케이시 펜튼이다. 처음 설립하게 된 스토리 역시 괴짜인데 설립자 케이시 펜튼은 아이슬란드 여행을 기획하던 중 보통 여행객과는 다른 방법으로 숙소를 찾고 싶어 아이슬란드 대학교 재학생 1500여명의 이메일 주소를 해킹한 뒤 메일을 보내 자신을 재워줄 수 있는지 여부를 물어 보았다. 여기에 50여 명의 학생이 펜튼의 무리수(?)를 흔쾌히 받아주었으며 이를 계기로 카우치서핑이라는 쿨한 사람들의 플랫폼이 2004년에 탄생하였다. 2008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하여 거대 기업이된 에어비앤비와 비슷한 개념에서 출발하였지만 무료로 자신의 공간을 여행자에게 내어준다는 카우치서핑이 4년이나 먼저 설립된 것이다. 설립 배경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서로 모르는 여행자와 호스트가 상대의 호의와 친절을 기대거나 베풀어 주는 사람들의 모임이 카우치서핑인 것이다.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무료로 호스트집에서 지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위험할지도 모르는 외부인을 재워주는 호스트 입장에서는 무슨 이점이 있어서 스스로 호스트가 되길 자청하는 것일까? 



왜 모르는 사람에 내 집을 내줄까…?

영어 공부/문화 교류/세계여행 준비를 위해

기꺼이 방을 내주는 카우치서핑 호스트들

 

카우치서핑 웹사이트에서는 자신의 삶을 여행자에게 공유하고 세상을 연결한다는 등 숭고한 가치들을 적어두고 있지만 기자가 6년간 여행마다 카우치서핑을 직접 이용 해보면서 호스트들에게 들었던 대답은 크게 세 가지로 ① ‘영어 실력 혹은 외국어 실력 향상시키기 위해’ ② ‘문화 교류를 위해(특히 다른 대륙의 여행자)’ ③ ‘나중에 세계여행을 할 때 자신도 도움을 받기 위해서’ 호스트를 자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즉 여행자는 무료로 숙소를 제공받고 자신이 여행하고 있는 여행지에서 살아가는 현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이와 동시에 현지인인 호스트도 여행자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외국어 실력을 늘릴 수 있고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에서 살아온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서 거창하게 이야기 하면 ‘세상에 대한 식견’도 기를 수 있는 것이다. 상이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만남을 통해 서로의 경제·사회적인 유인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 카우치서핑인 것이다. 

특히 아시아권을 벗어나 카우치서핑을 통해 여행을 하는 경우, 호스트들 입장에서 아시아의 문화, 특히 동양의 문화는 매우 신비로우며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동양인들의 삶 속에는 고유의 동양적인 문화를 바탕으로 서구 문명이 국제적인 기준으로 이미 우리 일상생활 속 깊숙이 뿌리내려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서양 문화에 대해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이외 지역에서는 동양적인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으며 서구적인 가치를 지속적으로 추구하여도 이들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기 때문에 아시아 문화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기자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에 비추어 보았을 때 아시아 이외의 지역으로 카우치서핑을 통해 여행을 한다면 호스트들 입장에서는 꼭 문화교류를 하고 싶은, 매우 매력적인 여행자로 보일 가능성이 크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에서 만난 적 없는 현지인과 친구되기. 

카우치서핑, 과연 안전할까?


카우치서핑을 이용하거나 혹은 앞으로 이용하게 될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스트가 되기보다 여행자로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먼저 걱정되는 것은 한 번도 본 적도 없는 사람 집에서 지내는 게 과연 안전하냐는 것이다. 기자도 처음 카우치서핑을 이용했을 때 가장 우려되는 점이었는데 6년 동안 40여 명이 넘는 호스트들을 만나면서 단 한 번도 위험했던 적이나 불쾌했던 경험은 없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여행 이후 카우치서핑 호스트와 여행자 서로를 평가하는 레퍼런스 시스템 때문이다. 호스트 집에 머물고 난 뒤에는 호스트와 여행자 모두 서로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되는데 그 평가는 상대방이 볼 수 있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도 해당 레퍼런스를 볼 수 있다. 만일 호스트의 레퍼런스에 부정적인 응답이 많이 달려 있다면 여행자들이 해당 호스트집에 머무는 것을 꺼려할 것이며, 반대로 여행자의 경우에도 부정적인 레퍼런스 때문에 호스트의 초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이러한 상호 평가 제도 덕분에 여행자와 호스트 모두 안전하게, 서로를 존중해주며 카우치서핑을 통한 이점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공짜로 머무를 수 있다는 말에 시작했던 카우치서핑…

집단 지성의 위력으로 어떠한 여행지의 정보도 얻을 수 있어…일석다조 효과

 

비단 카우치서핑으로 얻는 이점이 호스트의 집에 무료로 머무는 것에만 그치진 않는다. 기자도 처음에는 공짜로 숙박을 해결하면서 여행할 수 있다는 점에 혹해 카우치서핑을 시작하였지만 카우치서핑을 하면 할수록 카우치서핑 안에 잠재된 매력과 이점을 발견하면서 점점 카우치서핑에 중독되고 의지하게 되었다. 

기자는 유명 관광지보다는 남들은 잘 모르는, 특히 한국사람들이 잘 모르는 숨겨진 관광지를 주로 찾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지에 대한 정보 습득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데, 카우치서핑을 통해 해당 여행지에 호스트가 있는지 확인한 후 메일로 그 호스트에게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면 이런 문제는 간단히 해결된다. 호스트들은 그 여행지의 현지인들이기 때문에 여행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정보보다 더 자세하게, 최신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여행지에서 경제적으로 여행경비를 절약할 수 있는 팁을 얻거나 맛집, 숨겨진 명소 등의 정보를 얻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어디가 안전한 곳이고 위험한 곳인지에 대한 정보를 확실히 알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안전을 위해서도 오히려 카우치서핑이 안전하고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런 정보 습득면에서 카우치서핑이 빛을 발하는 순간은 비영어권국가로 여행을 가는 경우이다. 비영어권국가로 가는 순간 유명 관광지가 아닌 이상 영어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행지에서 정보를 얻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카우치서핑에서 대부분의 호스트와 여행자는 영어가 가능하고 실제로 영어로 소통하기 때문에 비영어권국가라도 여행지에 대한 정보습득이 매우 쉬워진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만난 호스트는 대부분 나의 통역사이자 그 지역 전문가로서 가이드가 되어주기 때문에 여행의 질은 한층 더 높아질 수 있게 된다. 

어떤 국가, 대륙이더라도 카우치서핑을 통한다면 여행준비가 훨씬 쉬워지고 사실 많이 준비할 것도 없기 때문에 기자는 바쁜 의대생활 속에서도 별 준비 없이 방학하자마자 영어가 안 통하는 러시아, 남미, 동남아 등으로 훌쩍 여행을 떠나는 것이 가능했다.


한국에서는 카우치서핑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 책도 여러 권 발간하고 서울에만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카우치서핑 호스트이자 여행자로 등록되어 있지만 아직 생소하고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시작된 카우치서핑은 북미 지역은 물론, 특히 유럽에서 매우 활성화 되어 있어 카우치 서핑으로만 여행을 다니는 배낭여행객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하지만 활성화가 잘 되어 있다고 해서 아무나 카우치서핑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한 것처럼 내가 여행할 도시의 잠재적 호스트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매력이 있기 때문에 당신이 나를 초대한다면 분명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라는 식으로 자신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카우치 서핑 호스트들에게 나를 초대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이 내용에 대해서는 기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다음 호에 소개하도록 하겠다.


김민 기자/가천

<franky777min@gmail.com>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사람을 얼린다?!

- 냉동 보존과 인공 동면... 더 이상 SF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50주년을 맞이한 최초의 냉동인간, 그 현재와 미래


1967년 1월 12일 캘리포니아 대학의 심리학 교수로 지낸 제임스베드퍼트 박사가 간암으로 만 73세의 나이에 숨을 거뒀다. 그와 동시에 그의 시신은 바로 냉동 처리되어 특수 냉동 캡슐에 보존되었다. 때문에 그는 법률적으로는 사망하였지만 간암을 완치할 수 있는 의료기술이 정착되었을 때 그가 다시 살아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냉동 보존 인간이 된다는 것이 현실과 동떨어진 일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많은 사람들이 냉동 보존 인간이 되었고 또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알코어 생명 연장 재단(Alcor Life Extension Foundation; 이하 알코어)’ 은 인체 냉동 보존을 연구하고 실행하는 대표적인 단체로 1972년부터 인체 냉동 보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9월까지 총 149구의 시신이 냉동인간이 되었고 사망 후 이를 희망하여 가입한 회원의 수도 무려 1101명이다. 전신 보존이 150,000달러 (약 1억 7190만원), 뇌 보존이 80,000달러 (약 9160만원)임을 감안한다면 분명 적지 않은 수이다.

그렇다면 냉동 보존 인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미꾸라지와 같은 작은 생명체들은 액체 질소에 넣는 간단한 과정을 통해서 얼렸다 해동시켜도 생명활동에 거의 지장이 없다. 하지만 보다 복잡한 생명체인 사람의 경우 장기간 얼렸다 해동시키기 위해서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한다. 알코어 사 회원들의 경우 위치추적이 가능한 팔찌를 차고 다니는데 숨을 거둘 즈음하여 재단의 의료진이 출동한다. 그들은 숨을 거둔 시신에 심폐소생장치를 이용하여 호흡과 혈액 순환 기능을 복구시킨다. 이어 정맥주사를 놓아 세포의 부패를 지연시키는 처리를 한 후, 에리조나에 위치한 회사 본부로 시신을 옮긴다. 그 후, 수송된 시신의 가슴을 절개하여 늑골을 분리한다. 체액이 얼면 부피가 커져 세포막이나 혈관이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체액을 빼내고 특수액체를 대신 집어넣는다. 그리고 시신을 냉동보존실로 옮긴 후, 특수액체를 부동액인 ‘DMSO’로 대체하고 시신을 영하 196℃ 로 급속 냉각하여 질소탱크에 보존한다. 

스스로가 냉동 보존 인간이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성공에 대한 확신은 부족하다. 이 기술에 회의감을 가지는 연구원들은 우선 부동액 ‘DMSO’가 상당한 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는다. 이 부동액의 독성으로 인해 세포가 손상될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냉동인간의 해동과정이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명쾌히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쥐나 미꾸라지 등의 작은 개체에게 적용되는 해동 방법이 부피가 큰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쟁 중이다.


살리기 위해 얼린다, 저체온 치료술의 아이러니


저온에서 생명활동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킨 후 다시 치료를 시작하는 방법은 냉동 보존 이외에도 존재한다. 바로 살아있는 사람을 저온 보존하는 인공동면과 저체온 치료술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와 ‘마션’ 속 우주인들은 머나먼 우주여행을 떠나기 위해 캡슐에 들어가 인공적으로 오랜 잠에 든다. 흔히 인공동면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을 통해 실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동물들이 겨울잠을 자는 동안 ‘엔케팔린’ 이라는 호르몬이 나오는데 이 호르몬을 인공적으로 합성해 안전하게 인체에 주입하면 사람도 인공적으로 동면할 수 있다. 실제로 엔케팔린은 모르핀과 유사한 화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 인공동면 지지자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아직 인공동면 기술은 실현되고 있지 않지만 핵심개념을 응용한 ‘저체온 치료술’은 수술실에서 빈번하게 이용되고 있다. 저체온 치료술이란 말 그대로 치료를 목적으로 신체를 35℃ 이하의 저체온으로 유지시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용되는 ‘심정지 저체온 치료법’은 몇 해 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치료에 이용되어 널리 알려졌다. 이 치료법은 심정지 후 의식이 없는 상태의 환자에게 사용하도록 권장되는데 신체 온도를 낮게 유지하면 뇌손상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아직까지 저체온이 뇌손상을 막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뇌손상을 유발하는 신경전달 물질의 생성과 분비가 억제되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가장 유력하다.

미국에서는 ‘초저체온 수술’도 계획하고 있다. 보통 신체온도가 30℃ 정도면 심장박동이 멈추고 18℃ 이하로 내려가면 두뇌활동이 정지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초저체온 수술은 이 사실을 이용한 수술 방법이다. 수술실에서 의사는 환자의 몸에 차가운 생리식염수를 주입하여 체온을 10℃ 이상 낮추어 의도적으로 생리작용을 멈추게 한다. 일명 ‘인공가사상태’로 생명을 유지하는 작용이 모두 멈춘 상태에서 의사는 뇌 손상 걱정 없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수술이 끝나면 차가워진 혈액을 인공심폐기로 데운 후 몸속으로 넣으면 된다. 아직 사람에 대한 안정성을 확인하지 못했고 합병증의 우려가 남아있지만 실현된다면 의료기술에 또 하나의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박서희 기자/경상

<seoheepark12@naver.com>

헌혈의 모든 것

116호/의료사회 2017. 6. 12. 00:49 Posted by mednews


헌혈의 모든 것


헌혈(獻血). 드릴 헌 자에 피 혈 자를 써 피를 드린다는 뜻의 한자어이다. 인간의 피를 주고 받는다는 것이 예전에는 생소한 일일 수 있었겠지만 현대에는 아니다. 당장 가까운 번화가에만 나가도 봉사자들이 헌혈의 집 앞에서 헌혈을 하도록 사람들을 유도하고, 고등학교나 대학교에는 헌혈 버스가 찾아와 현장에서 헌혈을 하기도 한다. 스마트폰과 SNS의 발달에 따라 트위터, 페이스북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사람들이 ‘헌혈증 구합니다,’와 같은 글들을 공유해 무사히 필요한 양의 헌혈증을 구할 수 있었다는 후기도 있다. 하지만 헌혈은 단순히 피를 주는 행위만은 아니다. 우리의 생활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지만 막상 잘 알지 못하는 헌혈. 그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


혈액형의 발견과 헌혈의 시작


헌혈이 정확히 언제 시작되었는지를 되짚어보면 1600년대에 동물의 피를 사람에게 주입했더니 사람이 원기를 회복했다는 내용의 기록이 있다. 하지만 이 이후에는 헌혈의 위험성이 나타나면서 헌혈이 대대적으로 중단되었다가 다시 시작되기도 했다. 사람에게서 사람에게로의 헌혈이 제대로 이루어지게 된 계기는 혈액형의 발견이다. 1901년, 오스트리아의 란트슈타이너라는 과학자가 사람마다 적혈구에 붙어 있는 항원과 이에 대한 항체의 종류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혈액의 응집반응이 나타나는 원리를 설명했다. 혈액형의 기초가 세워졌고 피를 주고 받는 것이 가능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에의 도입


우리나라에는 1954년에 국립혈액원이 개원하여 헌혈사업이 시작하였다. 이후 대한적십자사가 국립혈액원을 인수해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으로 개칭하였고, 1974년에 국제 적십자사의 방침에 따라 매혈을 더 이상 취급하지 않고 헌혈만을 취급하게 되었다. 이후 1981년 혈액관리법이 개정되어 국가 혈액사업을 대한 적십자사에 위탁했고 1999년에는 혈액원 설치가 자율화되어 모든 의료기관이 헌혈 업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헌혈에 대한 기본적인 체계가 갖춰지자 문제가 되는 것은 체계적인 시스템의 도입이었다. 대한 적십자사는 2003년에 혈액정보관리시스템(Blood Informtion Management System, 이하 BIMS)을 구축하여 헌혈의 모든 단계를 시스템 하나로 통합하여 관리하고 있다. 다른 기관들과의 통합이 이루어진 것은 2005년인데, 대한적십자사가 정부의 도움을 받아 혈액정보시스템(Blood Information Sharing System, 이하 BISS)를 구축하였다. 비로소 적십자사 외에도 혈액을 관리하는 다른 기관들 사이에 정보 교환과 공유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헌혈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헌혈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헌혈이 단순히 피를 뽑아 기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기본적인 개념은 맞지만, 헌혈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헌혈은 크게 전혈헌혈과 성분헌혈로 나누어진다. 전혈헌혈은 혈액의 모든 성분(적혈구, 백혈구, 혈장, 혈소판)을 채혈하는 것이고, 성분헌혈은 이 중 일부만 뽑아 나머지를 헌혈자에게 돌려주는 것으로 혈소판성분헌혈, 혈장성분헌혈, 혈소판혈장성분헌혈이 있다. 두 종류의 헌혈 다 만 16세~만 69세의 나이제한이 있고, 몸무게는 남자 50kg 이상, 여자 45kg 이상 제한이 있다. 이 외에도 혈압이나 혈액비중, 성분헌혈의 경우 총단백 수치나 혈소판 수치 등의 제한이 있어 헌혈 전 검사 단계에서 이를 통과해야만 헌혈을 할 수 있다. 전혈헌혈은 15~20분의 시간이 소요되고, 성분헌혈은 헌혈할 성분을 채취한 후 일부를 헌혈자에게 돌려주기 때문에 짤으면 30분, 길면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여자들의 경우 본인이 튼튼하다고 생각하더라도 가끔 검사 결과 빈혈이 판정되어 헌혈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니 이를 고려하여 헌혈하는 것이 좋다.


혈액의 보관과 이동


헌혈된 혈액은 혈액검사를 거치고, 안전하다고 판명되면 전국 15곳에 있는 혈액원으로 이동된다. 이곳에서는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혈액제제별로 냉장·냉동 보관된다. 혈액원에서 혈액이 나가는 경로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한 가지는 수혈용 혈액공급이고 다른 한 가지는 의약품용 혈액공급이다. 수혈용 혈액공급의 경우 수혈용 혈액이 필요한 의료기관에서 혈액을 요청하면 혈액원이나 필요한 혈액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의료기관에서 해당 혈액을 공급하고, 혈액을 요청한 의료기관에서는 수혈팩과 환자의 혈액을 교차시험 한 후 환자에게 수혈한다. 의약품용 혈액은 알부민 제제, 혈액 응고인자 제제 등 환자의 특정한 혈액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의약품을 만드는 데에 사용된다. 이때에는 혈액원이나 혈장분획센터에서 혈액을 이용해 혈장분획제제를 공급하고, 이를 제약회사들에 전달해 의약품으로 생산하도록 한다.


헌혈의 혜택


헌혈 후 헌혈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몇 가지가 있다. 물론 그 혜택을 받기 위해 헌혈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혜택들을 굳이 마다할 필요는 없다.

가장 대표적인 혜택은 각 헌혈의 집에서 헌혈 후 주는 것들이다. 헌혈이 끝난 후 부족한 당을 보충할 수 있도록 음료나 다과 등도 헌혈의 집에 구비해놓고 있으며, 헌혈의 집마다 문구용품이나 과자, 영화티켓 등을 주는 곳들도 있으니 헌혈을 한 후 기분 좋게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듯 하다. 

다른 한 가지는 헌혈 후 헌혈의 집에서 발급해 주는 헌혈증서이다. 이 헌혈증서는 유효기간도 없고, 꼭 자신의 헌혈증서만 사용할 필요도 없다. 헌혈증서를 이용하면 의료기관에서 치료시 혈액이 필요한 경우 수혈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헌혈증 한 개당 1단위의 혈액대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헌혈한 혈액의 종류에 관계없이 필요한 혈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백혈병 환자들을 위해 헌혈증서를 모아 기부하는 행사도 종종 있다.


지금까지 점점 우리의 삶에 가까이 들어오고 있는 헌혈에 대해 알아보았다. 혈액 보유의 적정량은 일평균 5일분 이상인데, B형과 AB형은 그 양이 꽤 잘 채워지고 있는 반면 A형과 O형의 혈액 보유랑은 꽤 적은 편이다. 심지어 희귀 혈액형인 Rh-형의 혈액의 공급은 더 부족하니, 만약 본인이 희귀 혈액형의 보유자라면 다른 사람의 목숨을 위해, 혹은 정말 만약의 경우 자신의 목숨을 위해 주기적으로 헌혈을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허재영 기자/인제

<blissbliss123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