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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의 의대생, 제2외국어에 도전해보자!
- 숨은 고수들이 말해 주는 입문자 가이드


의대생에게 영어는 더 이상 외국어라 할 수 없다. 혹자가 의대 수업은 토씨만 빼고 다 영어로 한다고 평했을 정도로 의학 공부에서 영어의 비중은 더 논할 필요가 없다. 물론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은 언제나 고역이지만, 최소한 의대생이라면 영어로 된 페이퍼 정도는 읽는 시늉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남들과 하나라도 달라야 살아남는 글로벌 시대에 새로운 '외국어'에 도전해 보는 것은 신의 한 수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서는 사람들이 많이 도전하는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다.

일본어 : 자막 없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도전
일본 문화나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다면 일본어에 도전해보자. 한국어 사용자에게 일본어는 익히기 가장 쉬운 언어 중 하나이다. 조사를 사용하고 주어-목적어-동사 순서로 문장을 구성하는 등 우리말과 뼈대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장의 기본 구조를 익히고 나면 일본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 자막이 깔린 동영상을 보면서 용법과 어휘력을 무제한으로 불릴 수 있다. 일본어는 교재도 다양하게 출판되어 있고 학원 강의도 많기 때문에 진입 장벽도 낮은 편이다. 한 도전자에 의하면 다락원에서 나온 책이 좋다고 한다.
일본어는 히라가나와 가타가나를 외우다가 포기하는 사람이 70%이고, 그 중 동사변형을 외우다가 포기하는 사람이 70%라는 말이 있다. 우리에게는 낯선 문자 체계를 사용하므로 일본어를 처음 시작할 때는 지겹더라도 진득하게 가나를 공부할 각오를 다지는 게 좋겠다. a,b,c 도 모르면서 영어를 공부하겠다고 덤비는게 어불성설인것을 생각해보면 금방 이해할 것이다.
그렇게 기본을 익혔으면 JLPT 대비용 문제집을 사서 공부의 깊이를 늘려가 보자. JLPT는 생활 일본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JPT는 신문 사설이나 뉴스 등 한자어가 많고 딱딱한 내용을 많이 다룬다. 대부분의 의대생이라면 JLPT가 도전해보기에 여러 모로 유리할 것이다. JLPT는 N1급부터 N5급(N1이 제일 고등급)까지 있고 N1이나 N2급 정도에 도전하는 게 좋다고 한다. 시험은 연 2회 치러지며 응시료는 N1~N3 4만 5000원이다.

중국어 : 날로 커 가는 중국 시장을 바라보며
세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서 중국어의 필요성을 더 강조할 필요는 없겠다. 중국어는 일본어에 이어 교재가 다양하고 학원도 많아 역시 접근성이 높은 제2외국어이다. 다만 중국어는 성조가 있어 발음이 까다롭기 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 제대로 된 발음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글로만 공부하지 말고 유튜브 등에서 원어민 방송을 자주 들으며 따라해 보자. 4개의 성조를 구별하여 발음하는것이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한바탕 중국어 연습을 하고 나면 노래를 부르거나 친구들과 오랜시간 폭풍수다를 떨었을 때 느껴지는 후련함(?)이 느껴질 수 있다고 한다.
또 엄격한 문법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것이 중국어의 특징이다. 중국어를 배우다보면 중국인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말한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그것이 중국어와 잘 맞는 사람에게는 쉽게 문장을 만들어 말을 할 수 있는 장점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뭐라고 문장을 만들어야 하는 건지 헷갈리게 하는 단점으로 다가올 것이다. 중국어와 잘 맞아서 감을 금방 잡는 사람이라면 독학으로도 잘 배울 수 있는 언어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확실히 중국어를 공부하고 싶다면 HSK 시험을 준비해보자. HSK는 한어수평고시로 중국에서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어학시험이다. HSK시험은 1급부터 6급까지 있으며, 6급이 가장 높은 등급이다. 처음 도전하는 의대생이라면 4급 정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시험은 매달 있으며 응시료는 4급은 5만원, 5급은 7만 5000원, 6급은 8만 5천원이다.

프랑스어 : 우리 시대의 낭만주의자가 되고 싶다면
낭만주의가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프랑스어는 유럽 연합에서 영어 다음으로 사용 빈도가 높고, 유엔 공용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유럽 외에도 캐나다,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세네갈, 토고, 카메룬 등 여러 국가에서도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야심찬 낭만주의자에게는 적격인 언어이다. 국경 없는 의사회처럼 국제 활동을 생각하고 있다면 영어만큼이나 중요한 언어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낭만주의자들이 배고픈 만큼이나 공부 여건은 좋지 못하다. 일본어나 중국어와 다르게 프랑스어 교재와 학원은 매우 열악하다. 한 도전자는 독학할 만한 좋은 교재가 없다며 프랑스어 공부의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그렇다면 프랑스어는 이대로 멀어지는 것일까? 답이 없지는 않다. 모국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한 프랑스인들이 세계 곳곳에 세운 '알리앙스 프랑세즈'(프랑스 문화원)이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알리앙스 프랑세즈는 서울에는 강남, 회현 2곳이 있고, 인천, 대전, 전주, 광주, 대구, 부산에 각 1곳씩 있다. 여기서 진행되는 프랑스어 강좌에서 생각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원어민 선생님들과 만나볼 수 있다. 프랑스어 a,b,c,d 부터 시작하는 정도의 초급반이 아니라면 수업시간에는 프랑스어만 쓰는 것이 원칙이라 처음에는 힘들 수 있으나 그만큼 큰 실력향상을 이룰 수 있기도 하다. 프랑스어는 유려한 발음이 큰 매력인 언어이므로 되도록 원어민 선생님을 만나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프랑스어 문법도 복잡하기로 유명하므로 혼자서 낑낑대기보다는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겠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프랑스어 자격증을 따고 싶다면 DELF에 도전해보자. DELF는 알리앙스 프랑세즈에서 주최하는 시험으로 A1, A2, B1, B2, C1, C2의 6가지 급수가 있으며 A2부터 도전하는 게 적절하겠다. 연 1회 치러지고 응시료는 A1 10만원, A2 12만원, B1 15만원, B2 18만원, C1 25만원, C2 26.5만원으로 저렴하지는 않으니 주의하자.

스페인어 : 타코 소스에 중남미가 끌리기 시작했다면
스페인어는 발음이 비교적 쉬운 언어다. 초반부터 단어를 충실히 소리 내 발음하며 외운다면, 처음 보는 단어라도 자신 있게 발음해낼 수 있다. 물론 발음이 쉽다고 자주 소리 내어 읽지 않으면 억양을 놓치기 쉬우므로 주의. 간단한 문장을 익힐 때부터 영어의 문법과 비교하며 공부해보자. 영어와 여러 모로 유사한 점이 많아 금방 문법을 익힐 수 있다. 다만 어려운 점이라면 스페인어에는 동사 변화가 많다는 점이다. 규칙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불규칙한 동사변화는 자주 쓰면서 익히는 수밖에 없다.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가 다르듯, 발음이나 어휘는 크게 중남미와 스페인이 다르고, 그 안에서도 지역마다 다른 점이 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교재에서 다루는 스페인어는 보통 스페인 본토의 스페인어지만, 본토의 스페인어를 배웠다고 해서 중남미 스페인어를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은 아니므로, 걱정말고 공부를 시작해도 되겠다.
스페인어는 비교적 시중의 교재만으로도 배우기 용이한 편이지만, 스페인어만 알면 허전할 수 있기 때문에 스페인 문화를 같이 접하고 싶은 사람은 대구나 용인에 있는 문화원을 통하는 것도 좋다. 조금 더 깊이 공부하려면 스페인문화원에서 주관하는 DELE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는 것도 좋다. DELE는 연 5회 치러지며, 급수는 프랑스어처럼 6급수가 있고 응시료는 A1 15만, A2 19.5만, B1 22.5만, B2 25만, C1 27만, C2 29만(환율에 따라 변동)원이다.

허기영 기자/서울 <zealot648@e-med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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