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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게, 아세요?

101호/문화생활 2015. 5. 2. 11:03 Posted by mednews

그 가게, 아세요?
- 먹고 마시며 돕기

사람들과의 만남은 두 가지 행위로 요약된다.
먹고, 마시고.
누구를 만날 약속이 잡히면 가장 먼저 새롭고 독특한 음식점/카페를 찾는다. 하지만 갈 만한 곳이 어디 한둘인가. 맛집에 대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헤매다, '늘 가던 거기'에 가게 되기가 다반사.
이 이야기에 공감하고 있을 당신에게 권한다. 당신이 먹고 마시는 것이 지갑 무게 감소, 지방 무게 증가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지닐 수 있는 곳이다.

[사직동, 그 가게]

가게 문으로 들어서는 순간 티베트에 와 있는 듯 한 착각을 일으키는 이곳은 록빠(Rogpa)의 2호점 가게이다. [사직동, 그 가게]에서는 인도식 밀크티 짜이, 인도 커리 등을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공정무역으로 들여온 티베트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 작품들을 살 수도 있다. 즐겁게 먹고 마시고, 수공예 인형을 사며 지불한 돈은 티베트 어린이들의 문화공간으로, 티베트 여성의 월급으로 재탄생된다. 티베트인들의 평화운동을 알리고 수익금으로 그들을 돕는 것, 그것이 록빠(Rogpa)가 이 가게를 만든 이유이기 때문이다.
록빠(Rogpa)는 인도 다람살라를 거점으로, 티베트 여성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티베트 비영리 난민 지원 단체이다. 이 단체는 가난한 티베트 난민 부모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아이를 돌봐주는 무료 탁아소와 어린이 도서관, 그리고 여성 수공예 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여성 수공예 작업장 제품들을 팔기 위해 마련한 인도 다람살라의 록빠 1호점에 이어 [사직동, 그 가게]가 2010년 5월 15일 오픈하였다.
현지의 맛을 그대로 구현한 인도식 밀크티 짜이, 인도식 요구르트 라씨는 인도 여행을 갔다 온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이 가게의 대표 메뉴이다. 차 종류 뿐 아니라 가정식 인도 커리 등도 파므로 든든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차와 음식, 인형을 팔아 낸 [사직동, 그 가게]의 수익 중 가게 운영비를 제외한 수익금 전액은 탁아소와 도서관 운영비, 그리고 티베트 난민 자립 지원 비용으로 사용된다.
주말에는 록빠를 지원하기 위한 티베트 인형 만들기 모임, 가정식 인도요리 만들기, 천연 세제 만들기 등 다양한 일일 체험형태의 워크샵이 열리기도 한다. 한 달에 한번씩 '멜로디 잔치'가 열려 인디 뮤지션의 재능기부 공연도 볼 수 있으므로 참고하자.
록빠(Rogpa)는 '도움을 주는 이, 친구'라는 뜻의 티베트 단어라 한다. 먹고 마시며 티베트인들의 자립을 돕는 '록빠'가 되어주는 것은 어떨까.

[빅 핸즈]
노란색 큰 손이 날개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빅 핸즈]는 에이즈에 대한 인식개선과 에이즈 감염인의 자활을 모토로 2013년에 문을 열었다. 이 카페는 감염인과 비감염인이 함께 일하며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에서 에이즈 감염인의 자활을 위해 마련된 곳으로는 여기 [빅 핸즈]가 최초이다. 앞서 만들어진 미국 뉴욕의 에이즈 감염인과 노숙인을 위한 사회적 기업인 'Housing Works Bookstore & Cafe'를 벤치마킹하였다.
거부감이 들지 않게 에이즈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이 [빅 핸즈]의 목표이다. 이를 위해 카페로 시작하는 소통의 창구를 차차 넓혀, 문화행사나 공연, 에이즈 관련 특강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 카페에서 낸 수익금 전액은 에이즈 예방과 에이즈 감염인의 인권 향상을 위해 사용된다.

[커피동물원]
언뜻 보면 가톨릭 대학교 교정 안에 있는 많은 카페 중 하나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커피동물원]도 이 기사에 소개될 만큼 특별한 공간이다. 주문을 받고, 커피를 만들고, 웃음과 함께 커피를 건네주는 이 카페의 직원 모두가 10대 여성청소년들이고, 이곳은 그들을 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커피동물원]은 성심디지털청소년 쉼터의 자립훈련매장으로 2009년 9월에 문을 열었다. 그 후 가출 및 위기 청소년들이 카페 일을 배우고, 스스로 돈을 벌어가며 책임감을 기르는 삶의 현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희망을 잃어가던 청소년들의 첫 정규 직장임과 동시에, 커피를 마시러 오는 대학생들을 보며 꿈을 키우게 하는 학교 이상의 배움터이기도 하다. 초창기 카페 창립 맴버로 창업 계획서를 냈던 소녀가 현재는 검정고시를 1등급으로 합격해, 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대학에 장학금을 받으며 다닌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카페의 취지만 착한 것이 아니라 커피와 카페 운영까지 착하다. 커피는 공정무역을 통해 들여욘 동티모르산 커피를 사용한다. 개인텀블러나 머그컵을 가져올 경우 할인을 해주고, 재활용품을 이용해 알림판을 손수 마련하는 등 친환경적 카페 운영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윤주영 기자/울산 <cec1203@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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