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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과 뉴로 피드백 기술

112호/문화생활 2016. 11. 30. 00:20 Posted by mednews

양궁과 뉴로 피드백 기술

 

 

지난 8월에 열린 리우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양궁 선수들은 28년 만에 ‘전 종목 석권’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여자 양궁 단체전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연속으로 8연패의 신화를 기록해 올림픽 효자 종목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선수들의 개인에 대한 관심도 물론이거니와, 양궁 대표팀의 훈련에 대한 관심도 급격히 높아져 평상시 선수들의 훈련 스케줄과 항목, 국가대표 선발전이 치러지는 방식 등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었다. 그 중 코치진이 언급한 ‘뉴로 피드백’이라는 심리 훈련 방식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이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높아졌다. 뉴로 피드백이란, 뇌파를 자신이 원하는 상태로 조절하는 방법을 말하며,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다고 알려졌던 불수의근이나 자율신경계까지 조절할 수 있어 새롭게 촉망받기 시작한 바이오피드백(biofeedback)기술 중 하나이다.

 

양궁의 외적요인

모든 경기는 선수 본연의 실력이 우선적으로 중요하지만, 양궁 경기와 같은 경우 외적요인도 큰 변수로 작용 한다. 경기의 특성상 외부에서 시행되기 때문에 비와 바람 같은 날씨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으며, 강한 집중력을 요하는 종목이기 때문에 관중들이 보이는 크고 작은 반응들이 선수들의 심리상태에 영향을 미쳐 경기 결과를 바꿔놓기도 한다. 실제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여자 개인전 경기 당시 한국의 박성현 선수는 중국의 장 주안주안선수와 결승에서 맞붙었는데, 중국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과 박성현 선수를 향한 방해공작 때문에 120점 만점에 109-110으로 은메달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사건들로 인해 심리적 불안감을 컨트롤하고 극복하는 것이 선수들의 필수적인 훈련 과정으로 편성되었다.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뉴로 피드백’ 훈련 프로그램은 뇌파를 조절하여 상황에 따른 능력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으로, 선수들의 뇌파가 정상수치를 벗어나면 자동으로 진동이 전달되어 선수 본인이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선수들은 두부(頭部)의 19개 지점에 뇌 활동을 측정할 수 있는 측정기를 붙이고 자신이 활을 쏘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시청하였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닥쳐 선수가 정상범위를 벗어난 뇌파를 보이는 경우 이를 포착, 똑같은 상황을 재연한 후 선수가 평상시의 안정적인 뇌파를 보일 때까지 여러 번 시뮬레이션 하는 방식으로 훈련하였다. 또한 양궁 선수들은 뉴로 피드백 훈련과 더불어 반복된 활쏘기 과정을 머릿속으로 재생하거나, 특정 단어를 선택해 활을 쏘기 전에 이를 반복적으로 떠올리는 연습을 하여 안정적인 심리상태를 유지하도록 하였다.

 

심리적 불안감과 경기력

양궁종목 이외에도 다양한 종목에서 심리적 불안감은 선수의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침묵의 암살자’라 부르는 골프의 박인비 선수는 평소 심리적인 압박을 잘 이겨내기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평소에 위기가 와도 침착하게 잘 헤쳐나갈 수 있었으며,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는 손가락 부상을 딛고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수영에서는 심리적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선수들은 경기 전 입장시에 헤드폰을 끼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뇌파를 활성화시키는 소리를 들으면서 긴장을 풀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박태환 선수는 베이징 올림픽 당시 노래를 들으며 긴장을 푼 것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심리적 요인들을 다스려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것은 운동선수에게 매우 중요하다.

 

뉴로 피드백과 생활

소리, 뇌파 자극 등을 통해 불안감을 다스리는 것은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하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한 때 널리 퍼졌던 ‘엠씨스퀘어’라는 장치는 뇌파를 깨우는 소리를 통해 알파파와 세타파를 발생시켜 소리를 듣는 사람을 차분하게 만들어줘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고, 도서관의 소리, 파도소리 등 넓은 주파수 범위에서 거의 일정한 주파수 스펙트럼을 가지는 ‘백색소음’ 역시 작업의 능률을 향상시켜주거나 주변의 소음을 차단시켜 주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뉴로 피드백 기술 또한 현재 의학적으로 ADHD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쓰이기도 하는 등 의학적인 면에서도 효과가 입증되고 있으며 두뇌과학 국제 자격증 협회도 뉴로 피드백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 뉴로 피드백은 점점 과학적으로 유망한 분야가 되고 있다. 과학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뇌과학과 음향 장치의 발달에 따라 앞으로 뉴로 피드백기술은 점점 더 정교하게 인간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 것이라 여러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뇌파를 조절하는 기술은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지만 분명 앞으로 많은 쓰임새를 가질게 분명한 만큼 잘못된 사용을 막고 인류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쓸 수 있도록 주의해야할 것이다.

 

 

 

양은건 기자/가천
<dmsris783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