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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열릴 디지털 블루오션,
의료인들의 참여가 시급하다

 

의사·의대생을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포럼

 

 ‘의사·의대생을 위한 디지털 헬스 케어 포럼’이 11월 17일,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열렸다. 다이어트 앱 noom의 의학 자문을 맡고 있는 김치원 서울와이즈 요양병원장이 주최한 이번 모임은 의사·의대생만을 대상으로 하여 사전접수를 받았으며 40명이 넘는 관계자들이 모여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김 원장은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중요한 이해 관계자의 하나인 의사들의 관심과 참여가 아직 적은 편이다. 이에 더 많은 의사와 예비 의사들이 이 분야에 대해서 이해하고 친숙해지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언급하며 첫 번째 순서로 ‘지난 한 달간의 디지털 헬스케어의 동향’에 대해 브리핑하였다. 이어서 공학자 출신의 의료인 벤처 사업가 류정원 힐세리온(Healcerion) 대표의 강연, 세브란스 체크업센터의 문여정 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테라노스(Theranos)의 CEO 엘리자베스 홈즈.

 

디지털 헬스케어업계의 넘버 원 이슈
‘테라노스(Theranos)’ 신화의 몰락

 ‘단 한 방울의 피로 암, 치매, 수 백 가지에 이르는 질환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키트가 개발되었다.’ 2013년, 마법의 도구를 발표한 회사는 테라노스(Theranos)라 불리는 신생 바이오 벤쳐 기업이었다. 스탠퍼드 대학교를 중퇴한 미모의 30대 여성 과학자인 엘리자베스 홈즈(31)가 19살의 나이로 설립한 회사라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은 더욱 집중되었다. 전문가들은 테라노스의 신종 기술 ‘에디슨’을 도입한다면 미국 전역에서 향후 10년간 2000억 달러의 의료비용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지난 10월, 월스트리트 저널은 퇴직자 및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테라노스가 제공할 수 있는 240가지의 혈액검사 항목 중 15개 항목만이 에디슨을 통해 검사되며 나머지 항목은 테라노스의 기술이 아닌 지멘스와 같은 전통적인 혈액검사 기기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테라노스가 혈액을 희석시켜 부피를 고의적으로 늘린 뒤 분석을 했다는 논란도 제기되었으며, ‘에디슨’이 식품 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시장에 공개되었다는 점에서 품질관리(Quality Control)의 의혹이 불거졌다. 김 원장은 ‘바이오 업계의 가장 핵심적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라는 점에서 테라노스의 신화가 무너진다면 유사한 기업들이 타격을 크게 받을 것’이라 덧붙였다.

 

각종 임상테스트에 활용될 ‘애플 리서치킷’.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새로운 의학지식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애플 리서치킷’

 초기의 ‘애플 리서치킷’은 말 그대로 진료실에서만 할 수 있는 임상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도 재현할 수 있는 지 테스트해보는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에 출시되기 시작한 앱들이 ‘새로운’ 의학지식을 만들어낼 가능성을 보이면서 이용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듀크대학교(University of Duke)에서 개발한 ‘Autism and beyond’는 소아의 얼굴 사진을 찍으면 얼굴 인식프로그램을 통해 발달 장애 여부를 진단해준다. 수천 장에 이르는 자폐아동의 사진들을 통해 공통점을 학습하여 진단하는 일종의 ‘딥러닝(Deep learning) 스크리닝 기술’이 핵심이다.

 점의 크기와 위치를 정기적으로 체크해서 피부암을 진단하는 ‘Mole Mapper’도 그 실용성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레곤 대학교(University of Oregon)의 한 개발자는 피부암의 조기 진단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존스홉킨스에서 개발한 ‘EpiWatch’는 애플 워치의 센스를 이용하여 환자의 간질 주기를 지속적으로 기록한다. 이를 통해 간질 전후의 생체정보를 수집하여 이후 추가적으로 발생할 발작을 예측하도록 하였다. 현재까지는 테스트 단계에 있는 앱들이 대다수이지만 스마트폰이 실제로 임상에 활용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의 미래에 청신호를 울렸다.

 

듀크 대학교에서 개발한 ‘Autism and beyond’.

 

 이번 모임을 마치며 김치원 원장은 ‘직접적인 관계자라는 점에서 더 많은 의사들이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해서 이해하고 필요하다면 사용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좋은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회사를 돕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 관련된 창업을 할 수도 있어야 한다. 열린 자리로 하지 않고 의사·의대생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그렇게 해야 보다 많은 의사·의대생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며 첫 번째 모임을 가지면서 그 예상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라고 밝혔다. 다음 정기 디지털 헬스케어 모임은 오는 15일 화요일 선릉역 디캠프에서 열릴 예정이다.

 

신윤경 기자/조선
<psyche12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