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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에서 의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드라마와 영화 중에 의사 혹은 의학에 관해 다룬 작품이 많다. 물론 실제와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의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게임이다. 과연 게임 속에서는 어떤 모습의 의사 혹은 의학을 만날 수 있을까?
의사, 의학이 나오는 게임 중 비교적 널리 알려진 몇 가지를 꼽아 보았다.

 

Amateur Surgeon

 

    

 
외과의사가 꿈인 피자배달부 Alan Probe는 피자를 배달하던 중 골목길에서 그만 노인을 치고 만다. 도로 위에 피가 흥건한 걸 본 Probe는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며 깜짝 놀라지만 노인은 가쁜 숨을 내쉬며 Probe에게 어서 자신의 배를 가르고 자신이 시키는 대로 수술을 하라고 한다. 피자배달부에게 수술 도구가 어디 있겠냐마는 Probe는 피자 커터를 꺼내와 노인의 배를 가른다. 그의 설명을 하나하나 따라하며 Probe는 수술을 마친다. 알고 보니 그 노인은 유명한 외과의사 Dr. Bleed. 기회다 싶은 생각에 Probe는 자신을 제자로 받아달라고 한다. 간곡한 부탁 끝에 피자 소년은 Bleed 아래에서 수술을 배우게 된다.
아마추어 외과의사 수술 시뮬레이션 게임, Amateur Surgeon의 줄거리이다. 게임 플레이어는 외과의사 Probe가 되어 병원에 찾아온 환자들을 치료해 나가면 된다. 게임 이름은 분명 아마추어 외과 ‘의사’이지만 실제로 게임을 진행해보면 의사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과감하게 수술을 진행한다. 피자 칼을 가져와 배를 가르고 스테이플러로 꿰매고 라이터로 한번 지져준다. 마지막은 언제나 초록색 약. 초록색 약을 바르면 수술 자국이 깨끗하게 사라진다. 몸속에 살아있는 게가 3마리나 들어있는 환자를 치료하기도 하는데 수술 과정에서 전기톱을 사용하여 게를 죽인다.
현실성이 없다 해서 대충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시리즈가 무려 3개나 있으며 각 시리즈별로 치료해야할 환자 수도 1탄 30명, 2탄 18명, 크리스마스 버전 5명으로 꽤나 많다. 컴퓨터 플래시 게임으로 먼저 제작되었고, 스마트폰으로도 즐길 수 있다.

 

Plague Inc.(전염병 주식회사)

 

 

 

2012년 출시된 Plague inc.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명 이상이 플레이한 게임이다. 전 세계에 전염병을 퍼뜨려 인류를 멸망시키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다. 텍스트 기반의 단순한 그래픽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디테일로 인기가 높다.
난이도 설정도 재미있다. 의사들이 일을 하지 않음, 사람들이 손을 씻지 않고 환자와 프리허그를 하는 상태(게임 내 표현 그대로다)가 ‘쉬움’ 이며, 사람들이 강박적으로 손을 씻고 의사들이 불철주야 야근하는 상태가 ‘어려움’이다.
국가 간의 전염과 방역 또한 구현되어 있으며, 박테리아, 바이러스, 진균류 등의 병원체를 고를 수 있다. 바이러스는 돌연변이가 자주 일어나고, 진균류는 느리게 감염이 일어나는 등 각각의 병원체들이 실제와 흡사한 특성을 가지는 것 또한 재미있는 점이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델타 대학의 생명과학부에서는 역학을 교육하는 수단으로 강의에 사용하기도 했으며, 메르스 사태 때 한국에서 다운로드가 급격히 증가하는 등의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다. 에볼라가 서아프리카에 유행할 당시에는 게임 내에 기부를 권하는 팝업창을 띄워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당 게임은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모두에서 만나볼 수 있다.

 

Bio Inc.

 

 

 

Plauge Inc. 가 전 세계인을 죽이는 게임이라면 Bio Inc.는 개인을 죽이는 게임이다. 게임을 진행하며 얻을 수 있는 Bio point로 ‘질병 아이템’ 혹은 ‘건강 위험 요소 아이템’을 구매하여 환자의 마지막 운명을 결정하면 된다. 순환계, 신경계, 호흡계 등으로 질병들이 다양하게 세분화되어 있으며 유전, 흡연, 고령, 병원 공포증, 과로 등 위험 요소들도 가지각색이다.
총 18단계로 구성된 상황들도 참 신박하다. 가장 쉬운 단계는 Unhealthy로 패스트푸드를 매우 좋아하고 운동도 잘하지 않는 흡연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면 된다. 몸 좋은 운동선수, 제우스의 아들, 면역 체계가 한층 더 발달되어 있을 2074년의 인류 역시 생명 줄을 끊어야 할 대상들이다. 어느 질병에도 죽지 않는 마지막 단계 The Impossible Stage를 성공할 경우 명예의 전당에 올려준다 하니 대한민국 의대생의 자존심을 걸고 도전해볼만하지 않은가. 이 게임 역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아이폰 모두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Operate Now!

 


위 3개의 게임이 오로지 흥미 위주였다면 마지막으로 소개할 게임은 약간의 교육적 요소가 포함된 게임이다. 일단 배경음악부터 다소 웅장할 뿐만 아니라 게임 시작 전 “Don’t try this at home!” 또는 “This game contains graphic depictions of surgery.”라는 경고문구가 등장한다. 그만큼 실제 수술과정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반영하고자 노력하였다. 시리즈도 굉장히 많다. 팔, 다리 수술부터 시작해서 뇌, 심장, 눈 등 각종 부위별로 수술 시뮬레이션이 마련되어 있다.
어느 수술이든 간에 시작은 간호사가 환자를 데리고 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나중에는 어려운 모드를 선택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판단대로 수술을 진행할 수도 있지만 처음 게임을 접하는 것이라면 해야 할 것은 그저 간호사가 시키는 대로 도구를 선택하고 클릭하는 것 밖에 없다. 간호사의 말에 잘 따라 순조롭게 수술을 진행하면 적절한 칭찬도 해준다.
직접 해보면 몇 시간씩 걸리는 복잡한 수술이 고작 클릭 몇 번으로 끝난다는 사실에 게임에 대해 실망감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기본적인 원리만큼은 충실히 반영되어 있다. 수술을 한 번도 직접 본 적이 없는 의대생이라면 개략적인 과정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해당 게임은 컴퓨터 플래시 게임 버전 밖에 없다.

 

 

윤명기 기자/한림
<zzangnyun@gmail.com>
이준형 기자/가천
<bestofz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