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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의 흥미를 느끼고 싶다면 리서치캠프로

- 꼬꼬마 예과생의 연구소 탐방기

 

 

의과대학에 입학한 후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무슨 과 가고 싶냐는 질문이었다. 의료계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의 경우 의사를 바라볼 때 임상의사만을 생각한다. 아직 예과 1학년밖에 되지 않아 해부도 배우지 않은 내가 나중에 기초의학을 전공할지, 임상을 하는 의사가 될지 정하기에는 너무 성급하다 생각한다.

 

꼬꼬마 예과생, 연구소 문을 두드리다

 

예과라는 시간적, 심적인 여유 아래에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 가장 적합한 전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대외활동을 찾던 중에 리서치 캠프를 알게 되었다. 그 때 내가 본 리서치 캠프 모집 공고는 일반 참가자가 아닌 기획단 모집 공고였다. 이제 갓 입학한 새내기가 한 번도 참여해 본 적 없는 곳에서, 그것도 기획단으로 활동하겠다는 패기는 예과의 패기였던 것인가. 기초뇌과학, 재활로봇, 생체재료 등의 7개의 팀 중에 어느 것을 선택할까 고민했던 것 빼고는 아무 망설임 없이 바로 기획단으로 지원을 했다. 다행히도 이런 예과의 열정을 반영해서였는지, 부족한 신청서의 필력에도 불구하고 1지망으로 쓴 팀에 기획단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초소형 메디컬 디바이스팀 출동!

 

리서치캠프는 2015년 8월 6일부터 8일까지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협회(의대협)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가 공동으로 개최하여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이루어졌다. 나는 “초소형 메디컬 디바이스”팀에 기획단원으로 참가하였다.

첫째 날 참가자 전원이 모여서 의공학연구소와 뇌과학연구소에 관한 소개를 듣고, 팀별로 모여서 조별 연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자 담당 박사님과 함께 랩 투어를 한 팀도 있었고, 우리 팀처럼 강연을 듣는 팀도 있었다. 우리 팀은 초소형 메디컬 디바이스 팀답게 MEMS, neural probe, biosensor 등 다양하게 존재하는 디바이스에 대하여 강연을 들었다. 사전에 논문을 읽어보라고 나누어주셨는데 꼼꼼히 읽어서 준비를 해왔다면 좀 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아 아쉬웠다.

둘째 날 우리는 세 분의 박사님께 들은 강연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나의 아이디어를 뚝딱 내는 것이 막막하여, 우리는 인상 깊었던 디바이스나 아이디어를 써내려가면서 그 중에서 우리가 응용하거나 다른 부분으로 쓸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이 있을까 토의를 해보았다. 8개의 아이디어를 내놓은 뒤에 교수님께 전화를 걸어 피드백을 받아보았다. 8개 중 6개는 다른 분들이 이미 논문을 발표한 내용이었고 나머지 둘 중에 교수님이 더 창의적이라고 피드백을 해주신 아이디어를 선택했다. “MEMS를 이용한 만성통증치료”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우리는 발표를 준비했다.

셋째 날에는 7개의 팀이 한 곳에 모여 박사님들과 모든 참가자들 앞에서 발표를 했다. 모두들 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전문적인 발표를 해주었다. 다들 논문을 내도 될 정도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와 박사님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의료 연구는 의사와 연구원 사이의 협력이 필요,
학문의 융합은 연구소에서 이루어진다

 

첫째 날 모든 일정이 끝난 후 박사님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박사님들이 이 캠프를 몇 년 째 해오고 계시는 이유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의대생들이 나중에 의사가 되어 임상에서 일할 때 박사님들이 하고 있는 연구가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피드백을 얻고자 매번 캠프에 도움을 주신다고 하셨다. 의료 디바이스에 관한 연구가 의사나 연구원 개개인이 뚝딱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둘 사이의 협력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과 1학년이라 의학적 지식도 부족했고 다른 전공 지식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기획단으로 활동하면서 일반 참가자들을 이끌었어야 했는데 오히려 그 분들이 나를 챙겨주었다. 리서치 캠프에 참가하며 의대생 중에서 기초의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참여한다면 정말 많은 것을 배워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다른 전공 지식을 갖춘 학생들이 참여한다면 이전 전공을 의학에 접목시켜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팀원 중에서도 학사 때 공학을 전공하신 분이 계셨는데 공학을 의학에 어떻게 융합할 수 있을지 궁금해서 지원하셨다고 했다. 학사 과정에서 배웠던 전공과 그 시간이 아깝지 않았음을 깨닫고 가시게 된 것 같아보였다. 나 역시 나중에 전공을 선택하는 시간을 마주했을 때 이번 캠프가 큰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다.

 

 

정서윤 수습기자/순천향
<syjung4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