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간염, 예방하기 쉽지 않네
보험 처리 되지 않는 백신, 급여범위 좁은 항체검사가 문제
따뜻한 봄이 다가오면서 A형 간염 주의보가 대대적으로 발령되고 있다. 지난 3월 3일에는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2010년 A형간염 대유행 위험에 대비하여'라는 제목의 공청회가 열려 A형 간염 유행을 경고했다. 2002년 연간 환자 수가 300여명 수준이었으나 최근 급증하여 2008년에는 8000명으로 20배 가까이 늘어났고 사망자 또한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A형 간염은 대부분 급성으로, 대부분의 경로는 감염자의 대변에 오염된 바이러스가 음식이나 물을 통해 구강으로 전파되는 식이다. A형 간염에 걸릴 경우에는 먼저 30일 간의 잠복기 후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발열, 우측 상복부의 통증 등의 일차적인 증상이 나타나고 일주일 이내에 황달 징후를 보인다. 그리고 검은 콜라색의 소변, 탈색된 대변 등의 증상과 전신이 가려운 증상이 차례로 나타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환자가 체력저하와 함께 큰 고통을 겪게 됨은 물론이다.
B, C 형 간염이 만성으로,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이 높은데 반해 A형은 발병한지 3달만에 대부분의 증상이 사라지고 완치된다. 하지만 높은 완치율에 마음을 놓아선 안된다. A형간염의 치사율(0.3%)은 지난해 신문 보도면의 1면을 연일 장식했던 신종플루(0.007-0.045%)보다 10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또한 B, C형 만성 간질환자가 A형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에는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되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A형 바이러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위생상태가 급격히 개선되어 더욱 창궐하게 되었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실제로도 청결한 환경에서 자라 면역이 되어 있지 않은 20~ 30대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다. 신체 건강한 젊은이들이 오히려 위험에 더욱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한 예로 항체가 만들어지지 않은 20대 환자가 A형 간염을 심한 감기몸살로 오인하고 있다가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위급한 상황직전까지 간 사례가 있다. 이는 A형간염에 대한 젊은 층의 낮은 인식수준을 보여주고 있으며 정부의 협조가 절실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렇다면 우리가 A형간염에 직접 맞설 방법은 없을까. 아직은 확실한 치료제가 없는 것이 실정이다. 하지만 일단 백신을 맞는다면 감염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으므로 내과 전문의들은 만성 간 질환자는 물론, 20~30대의 젊은이들에게 예방접종을 할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비용은 예방접종을 하기 전에 항체가 있는지의 여부를 알 수 있는 항체검사는 15000원 선이고 예방접종은 1회에 성인 40000원, 소아 20000원 선으로 약 6개월 간격으로 총 2회 접종해야한다.
영유아나 20 ~ 30 대는 항체 보유율이 매우 낮으므로 항체검사를 하지 않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경제적이지만 항체 보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장년층은 불필요한 예방접종을 막기 위해 항체검사를 실시하는 게 효율적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보험 법규에 의하면 항체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일부 연령을 제외하고는 불법-과잉진료로 규정되어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중장년층은 자신이 항체가 있다고 믿거나 항체검사 없이 고가의 예방접종을 할 수 밖에 없다. A형 간염 백신은 수급이 불안정하고 그 비용도 매우 고가이다.
20 ~ 30 대 인구에 간 질환자까지 더한 인구인 약 1500만명에게 2만원씩만 지급해도 300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예상이 필요한 실정이라 정부에서도 뾰족한 수를 찾기는 힘들다는 데는 반박할 수 없지만 항체가 없는 40대 이상의 상당수의 국민을 위해서 항체검사의 급여범위를 확대해야 함은 분명히 시정되어야 할 사항이다.
정부의 보조가 부족한 현재로써는 개개인이 예방접종을 맞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을지의대 예방의학교실 기모란 교수가 의사협회 공청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형 간염의 급속한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50%의 영유아에만 해당하는 기존의 예방접종 대상을 90%의 영유아와 50 %의 19- 39세의 국민으로 확대하는 것이 올바르다"라고 말했다.
이선민 수습기자/을지
<god0763@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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