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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불편한 진실

당신의 스마트폰은 깨끗한가요?

 

 

학교 가는 길의 지하철 안, 승객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메신저부터 영화 감상까지, 사람들의 스마트폰 이용법도 제각각이다. 승객의 대부분이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광경은 이제 그다지 새롭지도 않은 풍경이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이동할 때만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스마트세대 20대의 미디어 이용 행태’ 보고서에 의하면 20대의 26.5%가 스마트폰을 ‘집에서 주로 이용’하며, 51.7%가 ‘스마트폰 때문에 데스크탑 이용이 줄었다’고 답변했다. 20대의 절반 이상은 이제 과거엔 컴퓨터를 하던 시간까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스마트폰이 생활의 필수품이 됨에 따라 질병역학자들은 새로운 적을 만나게 되었다. 영국의 권위 있는 소비자단체인 ‘Which?’가 각각 30대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태블릿PC 한 대에서 유해한 박테리아가 평균 600마리, 스마트폰에서는 140마리가 검출되었다고 한다. 동일한 면적에서 변기의 평균 박테리아 수가 20마리 이하로 나타났으니 스마트폰이 변기보다 열배정도는 더 더럽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편, 독감이 유행하던 지난 1월 미국 언론들은 독감의 주요 전염 경로로 스마트폰을 지목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만지던 손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입과 코를 만지다 보니 호흡기를 통해 독감이 감염될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피처폰 시절에는 잘 거론되지 않았던 ‘위생 문제’가 왜 스마트폰에서는 심각하게 거론되는 것일까? 우선 사용 패턴의 변화를 들 수 있다. 단순히 통화, 문자 정도에 기능이 국한되었던 피처폰과 달리 스마트폰은 △컴퓨터의 대체기기로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아침에 눈을 뜨기 시작해서부터 지하철 같은 공공장소, 화장실, 식탁, 잠을 자는 침대에서까지 스마트폰을 계속 밖에 꺼내놓고 사용하기 때문에 그만큼 병원균에 노출될 위험도 많다. 스마트폰이 △대부분 터치스크린을 도입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손때를 많이 타기 때문에 그만큼 병원균이 증식할 기회가 많아진다. 또한 △발열로 인한 스마트폰의 따뜻한 표면온도는 병원균이 살아가기에 최적의 온도를 제공한다.
이에 스마트폰에 있는 대표적인 병원균을 알아보고, 이들로부터 스마트폰과 우리 건강을 지켜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스마트폰에 번식하는 병원균으로는 포도상구균이 가장 많았으며, 공기로 전염되는 살모넬라균과 장출혈성 대장균 등이 있다.

 

포도상구균
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이 포도알이 밀집한 것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이런 이름이 붙여진 포도상구균은 일상생활에서 식중독의 주된 원인이 된다. 포도상구균 식중독은 균이 식품 속에서 증식하여 생산하는 독소를 사람이 섭취함으로써 발생하는 전형적인 독소형 식중독이다. 증상 발생까지의 잠복시간이 2~6시간으로 짧고 복통, 구역질,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살모넬라균
우리가 흔히 아는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균도 살모넬라균에 속한다. 살모넬라균은 막대 모양으로, 주로 동물의 소화관에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식중독을 많이 일으키는 균으로서 6~72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복부통증, 설사, 오한, 발열, 구토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장출혈성 대장균
1982년에 처음 보고되었으며, 아직까지 유효한 백신이 없다. 감염되면 3~8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을 동반하지 않는 급성 혈성 설사와 경련성 복통을 특징으로 하는 증상을 나타낸다. 대부분 1주일이면 치료가 가능하다. 사람 간 전파가 쉬워 특히 사람이 많이 밀집한 환경에서 2차감염이 잘 일어난다.


작은 생활습관의 변화로도 스마트폰의 병원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것이 가능하다. 화장실 같은 비위생적인 장소에서는 스마트폰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용변을 본 후에는 손을 꼭 씻는다. 스마트폰에 묻어있던 세균이 코와 입을 통해 들어오는 것이 주된 감염 원인이 되므로, 통화할 때 스마트폰을 바짝 가져다대는 것을 피하거나, 핸즈프리 이어폰을 사용함으로써 병원균 감염을 예방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방법도 있다. 알코올을 묻힌 솜이나 세정제로 폰을 자주 닦아주고, 화면에 붙이는 액정 보호 필름을 자주 갈아주면 좋다. 하지만 알코올이나 여러 약품이 스마트폰에 손상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단순히 물티슈만으로 스마트폰을 닦아내는 것은 오히려 습기로 인해 병원균이 증식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손수 스마트폰을 청소하기가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스마트폰 전용 세척기도 출시되었다. 얼핏 보기에 배터리 케이스처럼 생긴 이 제품에 스마트폰을 넣고 버튼만 누르면 자외선과 오존으로 이뤄진 UV 광원램프로 인체에 유해한 병원균을 살균한다. 일명 ‘스마트 클리너’로 불리는 이 제품은 시중에서 약 4~5만원의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다.

 

최우혁 기자/계명
<cwh3602@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