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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하루에 몇잔의 물을 마십니까?

 

 

어제부로 블럭 7개 중에 6개를 클리어 한 본과 2학년 홍주영 씨(만 24세)는 요즘 들어 더욱 푸석해진 피부와 탄력을 잃은 살, 그리고 삼일 째 소식이 없는 장 때문에 이만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학교 앞 헬스장을 찾은 홍 씨는 뜻밖의 질문을 듣는다. ‘하루에 물 몇 잔이나 마시세요?’ 잠시 멍해진 홍 씨는 오늘 하루 동안 식후에 한 잔의 물밖에 마시지 않았다는 사실이 번뜩하고 머리를 스쳤다. 평소에도 그렇게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 편이었다. 간단한 상담을 마치고 운동 전, 중에 간간히 물을 마시고 운동 후에 시원한 물 한잔을 단숨에 들이켜고 나니, 이제까지 왜 이렇게 물을 등한시하고 살았었나 후회를 하며 일단 물의 효능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찾아보기로 하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깨끗한 물을 마시면 각종 질병의 80%까지 치유할 수 있다.’고 하며, ‘하루에 200ml들이로 8잔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왜 이렇게 많은 양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을까? 그래도 나름의 의대생활 4년 동안의 지식을 끌어 모아 생각해보니 물을 많이 마시면 당연히 노폐물 배출이 많이 될 테고 인체 내 체액의 순환이 잘 될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내가 알고 있는 그 사실이 전부일까?
물은 인체 내의 유기물을 세포내에서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매체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며 체온조절, 장기와 조직 보호, 각종 영양소의 용해, 운반, 배출을 시키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또 충분한 양의 물은 혈액의 점도를 낮추어서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배뇨와 배변을 촉진시켜서 체내에 들어온 유해물질을 밖으로 배출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배변활동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게 되고 몸속에 독성물질이 쌓여 피부가 거칠어지는 원인 중 하나가 된다. 또한,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혈전이 생길 수 도 있으며 악화될 경우 뇌경색과 심근경색과 같은 중증 성인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물은 이렇게 체내에서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렇다고 물이 무조건적인 만병통치약이라는 말은 아니다. 알고 보니 물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었고 체질에 따라, 상황에 따라 몸이 필요로 하는 물의 종류나 양이 다 달랐다. 시판되고 있는 물만 해도 생산되는 방식이 천차만별이었다.
무심코 페트병에 든 물을 집기 전에 라벨을 한번 유심히 보자. ‘정제수’라고 적혀있다면 그것은 어떤 종류의 물이든 가열처리, 자외선 및 오존처리, 정수필터를 통과시킨 물을 말한다. 따라서 정제수는 기본적으로 가정에서 수돗물을 역삼투압방식 정수기로 정수한 물과 다를 바가 없다. ‘샘물, 자연수, 지하수(spring water)’ 라고 적혀있다면 그것은 담수 또는 지하수로서 미네랄 함유량이 리터당 100mg 이하일 경우에 속한다.’ 미네랄 워터(광천수)’라고 적혀있는 것은 지하수이면서 중간에 어떠한 소독이나 정제과정을 거치지 않고 스테인레스 파이프를 통하여 채수지에서 바로 플라스틱 또는 유리병에 넣은 물로서 일반적으로 경도가 250mg/l이상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미네랄워터는 대개 경도 0~100mg/l의 범위에 있는 연수이다. 이들 연수는 대체로 마시기 쉽고 몸에 별로 부담을 주지 않는데 반해 경수는 체질개선과 같은 건강상의 조절작용을 한다. 흥미롭게도 양질의 경수를 음용하고 있는 지역들은 성인병의 발생이 낮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촌들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신장질환이 있을 때는 칼슘이 많은 물을 마시면 결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적당량을 마시는 것이 좋다.
라벨에서 이러한 물의 경도를 확인했다면 그 다음으로는 물의 pH도 한번 눈여겨보자. 인체 내 세포활동 중에 일어난 에너지대사로 만들어진 물질은 대부분 산성이다. 이 때 세포 외액이 알칼리성을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하면 세포내에 만들어진 산성대사물이 이동하지 못하며 결국 세포활동이 정지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인체의 산-알칼리 평형 조절 기구가 조절하게 되는데 스트레스가 많거나 고령자인 경우 완충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몸이 피로할 때는 산성수보다 알칼리수를 마시는 것이 인체에 보다 이롭게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즐겨 마시는 콜라, 사이다, 과실 쥬스, 알코올류는 모두 산성수라는 점도 인지해놓고 있자.  
그렇다면 물을 어떻게 마셔야 신진대사에 더욱 이로울까. WHO 권고안을 기준으로 총 1.6리터를 마실 때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마시기보다 200ml정도를 몇 번에 나누어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서 빈속에 한 잔, 식사 전후 15~30분에 각각 한잔, 오전 오후 간식시간 한잔, 입욕 전후, 잠자리에 들기 전 한잔씩을 마시는 방법이 있다. 아침 공복에 마시는 물은 자고 있는 동안 흘린 땀으로 체내에 부족해진 수분을 공급하며, 위장을 자극하여 배변 활동을 돕고, 식사 전후에 마시는 물은 소화효소분비를 원활하게 하여 소화를 돕는다.  또한 물을 자주 의식적으로 마시면 안구, 구강, 피부 건조증 등으로 대표되는 환절기 건조증을 예방할 수 있다. 물의 온도는 너무 뜨겁거나 차가운 것은 좋지 않으며 11~15도 정도 온도의 물을 권한다. 또한 식사 후 한꺼번에 많은 물을 마시면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며 늘 천천히 마시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하루 여덟 잔의 물과 규칙적인 운동, 올바른 식습관을 찾게 된 홍씨는 한결 가뿐해진 몸으로 모든 블록을 잘 마무리하였다.   

 

※ 참고도서
알고 마시는 물. 주기환 지음. BM북스.
건강한 물 맛있는 물. 김형석 임승태 공저. 음악의 향기.

 

이선민 기자/을지
<god0763@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