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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외과 세부 전문의 배출…
외과 르네상스의 신호탄 될까?

 

실효성 있는 개선안인가에 대한 의구심 제기돼

 

올 하반기에 외과의 4개 분과에 대한 세부 전문의가 270명 가량 탄생될 전망이다. 외과학회는 세부전문의 제도가 외과 기피현상에 대한 개선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세부전문의 제도가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세부전문의 제도를 기점으로
외과 ‘르네상스’ 꾀한다

 

대한외과학회는 2006년부터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해 간담췌, 위장관, 대장항문, 소아외과 4개 분과에 대한 대한의학회의 인증을 마친 상태다. 지난 5월 4일 대전에서 열린 춘계외과학술대회에서 최재운 세부 전문분과 이사는 외과 기피현상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세부전문 진료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고 처우 개선을 모색”할 수 있을 거라며 이 같이 밝혔다. 또한 5월 8일 외과학회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외과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세부전문의제도 도입 ▲ 전공의 실기교육 강화 ▲ 외과재난대응팀 을 골자로 한 청사진이었다. 이를 통해 현재 외과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수한 임상의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개원가, 중소병원에서는
무용지물인 세부 전문의 제도

 

그러나 세부전문의 제도가 외과기피현상에 대한 적절한 개선책이 아니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지방 2차 병원의 외과 봉직의인 A씨는 “개원가에게는 별로 와 닿지 않는 얘기”라고 운을 떼었다. 그는 “수련기간 동안에는 암 수술을 비롯한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수술을 주로 배우는데, 막상 개업을 하거나 중소병원 봉직의로 지내다보면 그런 것들 보다는 치질, 정맥류, 충수염 수술을 주로 하게 된다”고 했다. 전공의 수련이 끝난 뒤 몇 년 간 시간을 투자해서 세부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더라도 큰 수술을 주로 하는 대형병원에 근무하지 않는 이상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배운 것과 써먹는 것이 다른
현실, 표류하는 외과 전문의

 

실제로 대한의사협회의 회원실태조사보고서(2007)에 따르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난 뒤 약 50% 정도의 인원이 개원을 선택했다. 뿐만 아니라 개원한 외과 전문의의 50%는 전문과목 표기를 포기한 채로 의료기관을 경영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세부전문의 보다는 다양한 환자를 볼 수 있는 진료역량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 개원가의 관점이다. 전담의대 외과학 교실의 김신곤 교수는 2009년 외과학회지에 외과 전공의가 처한 어려움에 대한 논문을 투고하면서,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배우는 것과 써먹는 것이 다른 현실을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고가의 장비나 인테리어 비용 등으로 외과전문영역으로 개원하는 것에 대한 경제적 진입 장벽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개원하더라도 각종 의료사고에 휘말릴 위험이 증가하는데도 그에 합당한 보상을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 등의 문제를 외과 침체의 원인으로 꼽았다.

세부전문의의 본격적인 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 제도가 우수한 임상의사를 양성하는데 일조하고 외과 기피현상을 해소할 방안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혜란 수습기자/조선
<hr061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