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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대신 운동, 스포츠의학의 특별한 매력

피겨여왕 김연아 주치의 조성연 선생님 인터뷰

 

 

2013년 3월, 피겨여왕 김연아가 2년 간의 휴식기를 깨고 세계 선수권 대회의 여자 싱글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많은 이들이 그녀의 우승에 열광하는 이유는 김연아가 피겨의 불모지에서 갖은 역경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선수생활 내내 뒤따랐던, 은퇴를 결심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과 부상은 가장 큰 고난 중 하나였다. 이같은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데에는 김연아 자신의 굳은 의지와 경기장 뒤편의 의료진의 도움이 함께 했다. 김연아 주치의로도 알려져 있는 국가대표 주치의 조성연 선생님을 만나 보았다.

 

Q. 안녕하세요. 선생님 소개 먼저 부탁 드릴게요.
저는 스포츠 의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생소하죠. 국내에서 인턴 후, 뉴질랜드에서 스포츠 전문의 자격을 수료했습니다. 귀국 한지 13년째 됐는데 초기에는 선수촌에서 2년간 있었고, 지금도 국가대표 주치의로 있어요. 대한 스포츠 의학회 이사로 있고, 아테네 올림픽 주치의였고, 현재 여러 스포츠단 주치의를 하고 있습니다.
 
Q. 스포츠 의학이란 어떤 건가요?
언뜻 생각하면 정형외과의 한 부류가 아닐까, 재활의학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엄연히 하나의 독립된 전공 분야입니다. 세가지로 설명드리자면 우선 스포츠와 관련된 손상과 질환을 치료하는 분야이고, 두 번째로는 대부분의 임상 질환을 스포츠와 관련해서 치료하는 분야, 세 번째로 더 깊이 들어가면 운동하는 분들, 일반인들 모두에게 performance를 높여주고 그와 관련된 심리, 영양, 역학 등을 연구하는 일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스포츠 의학 뿐만이 아니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등 임상 과들과 통합하여 치료가 진행되어야 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Q. 재활의학이나 정형외과와 스포츠 의학의 차이는 어떤 건가요?
스포츠 의학에서 재활은 하나의 목표입니다. 재활의학에서의 ‘재활’이 정상 생활을 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라면 스포츠 의학의 재활은 선수의 기량을 높여주고 필드로 복귀하도록 책임지는 개념입니다. 또한 치료방법으로 주로 운동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차이점이 되겠지요. 스포츠 기전도 정형이나 재활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구요.
또 스포츠 의학하면 스포츠 손상만 다룬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스포츠 의학이라는 것은 단순히 부상을 치료하거나 부상만을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고, 운동을 통해 치료하고 재활을 돕습니다.
 
Q. 스포츠 의학을 전공하기 위해서 필요했던 공부는 따로 있으신가요?
요즘 운동 좋아하는 의대생들이 스포츠의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데, 사실 운동 자체를 좋아하기 보다 운동 과학을 이해하는데 흥미를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석사로 운동과학, 박사로는 운동생리학을 했습니다. 나머지는 의사로서의 공부했고요.(웃음) 

 

Q. 스포츠 의학은 아무래도 계속 환자와의 유대가 중요할 거 같은데, 손연재 선수나 김연아 선수등 유명 스포츠 선수들이 선생님께 오랜 기간 치료 받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점이 그 이유라고 생각하시나요?
모든 분야 의사가 마찬가지겠지만 환자 입장을 이해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스포츠 선수들과 전화를 하거나 행사를 하거나 개인적으로 접촉 하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치료할 때, 유명한 선수이든 유명하지 않은 선수이든 그 사람에게는 100%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접근을 해요. 그 선수에게 운동을 한다는 것은 전부이니까요. 이런 점이 선수들이 저를 믿어주는 이유인 거 같습니다.

 

Q. 운동에 대한 이해 역시 종류가 많은데 모든 운동 종류에 대해 공부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기본 항목을 알면 다 적용이 되나요?
기본적인 운동 뿐만이 아니라 모든 운동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합니다. 요새는 사람들이 점점 더 짜릿하고 흥분되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스포츠를 지향하고 있어요. 또 기술도 기계도 발달하면서 운동방법도 다양해지죠. 어제 뉴스를 보니 바나나 모양 당구대가 나왔다고 하는데 그러면 쓰는 근육이나 부상이 완전히 달라져요. 그러면 스포츠 의사들은 따라가야죠.(웃음) 어떤 새로운 스포츠가 나오는지 알고 있어야 해요. 또한 지역별로 많이 하는 스포츠가 다르기 때문에 역학에 대해서도 계속 공부해야 해요.
스포츠역학은 예를들면 어디에 부상이 잘 오고, 어떤 근육을 많이 쓰고, 이 운동은 어떤 환자가 하면 안 되고, 어떤 환자가 하면 유리한지 등등에 대한 분야입니다.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죠. 그래서 스포츠 의학이 참 재밌긴 한데, 웃으면서 들어오고 울면서 공부해요. 중간에 많이 고생하죠. 사실 모든 분야가 그렇죠?

 

Q. 스포츠의학에 대한 생생한 소개, 잘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의대생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은.
가끔, 의대생 시절 내과 pulmonology 첫 강의를 땡땡이 친 게 굉장히 아쉬워질 때가 있어요. 임상의사로 살다보면 그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학생 때 만큼 습득하기 위해선 2배 혹은 10배의 시간을 재투자해야된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때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면 그 하나의 강의에 관련된 것도 많고 굉장히 아쉬워요. 어떤 길을 가도 자기에게 주어진 순간은 되돌아오지 않으니까,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박상아 기자/을지
<ann1208@e-medne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