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rss 아이콘 이미지

의대생, 왜 연애에 열광하는가?

QOL, 선배님의 말씀, CC의 닭살 행각이...

 

 

‘썸남썸녀‘, ‘어장관리‘, ‘금사빠‘, ‘모쏠‘, ‘철벽녀‘, ‘초식남‘ 등. 위에 나열한 단어들은 모두 ‘연애’에 관한 신조어이다. 이러한 단어들 중 우리에게 낯설게 다가오는 단어는 흔치 않다. 게다가 연애 관련 강좌, 웹툰, 페이스 북 페이지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심지어는 연애, 그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직업인 ‘픽업 아티스트’까지 생겨날 정도이다. 이처럼 지금 대한민국, 그리고 의대생은 연애 열풍에 빠져 있다. 그렇다면 의대생! 왜 우리는 이토록 연애에 열광하는가?

 

QOL(Quality Of Life)!

 

QOL이란 단순히 수명을 오래 이어 살아가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을까를 중시하는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최근 의학이 발전함에 따라 의사들의 치료 방식이 단순 수명 연장에서, 수명 연장과 더불어 QOL까지 신경 쓰는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흔히 ‘그런 곳에 신경 쓸 여유가 어디 있어. 먹고 살기 바쁜데.’라 말하던 과거와는 달리 사회가 점차 발전함에 따라 ‘그런 곳’에 신경 쓸 여유가 생긴 것이다. 즉, 그저 살아가기보다는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러한 관심이 그대로 연애에 반영된 것이다. 과거로부터 사랑, 그리고 연애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는 인식이 있었기에, QOL에 관심을 가지게 되자마자 바로 연애에 주목하는 현상은 이상하지 않다.
의대생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사회의 일부분인 의대생들 또한 이러한 사회 현상에 동조하여 연애에 열광하고 있다. 특히나 상대적으로 QOL이 낮다고 평가되는 의대생의 삶이기에, 이에 대한 보상 기전으로 다른 쪽에서 QOL 향상을 꾀한다고 볼 수도 있다.

 

선배님이 그러래요!

 

의대에서 선배란 하늘과 같은 존재이다. 이는 의대, 특히나 수련 받는 의사들의 교육과정 자체가 선후배간의 도제식 교육으로 이루어지기에 발생하는 당연한 현상이다. 물론 점차 사고가 개방적이 되어가고, 학교 또는 사람마다 가치관이 달라 선후배 관계가 편하게 성립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한 경우에도 의대에서 선배의 말 한마디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이러한 선배들은 지금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과거 의대생 신문과 메디칼타임즈에서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본과생 666명 중 182명이 예과로 돌아간다면 연애를 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연애 다음으로 운동을 하겠다는 학생이 130명, 돈을 벌겠다는 학생이 96명인 것을 보면, 선배들은 지금 건강보다도 물질적 풍요보다도 연애에 열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관심사는 곧바로 후배들에게까지 이어진다. “선배님, 예과 생활 어떻게 보내야 알차게 보낼 수 있어요?”는 후배들이 오티, 혹은 선배들과의 술자리에서 가장 흔히 하는 질문이다. 마찬가지로 “예과때가 좋았지.. 나는 만약에 예과로 돌아간다면...”라는 말은 선배들이 오티, 혹은 후배들과의 술자리에서 가장 흔히 꺼내는 화제거리이다. 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에서 666명 중 182명, 즉 대략 27%정도가 “나라면 연애를 할거야”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말을 듣게 된 후배들이 자연스레 연애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으휴, 쟤네 닭살 봐. 내가 연애를 하든가 해야지!”

 

의대에는 생각보다 많은 CC(Campus Couple)가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의대생들은 대부분 같은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CC가 언제나 눈에 띄기 마련이다. 나는 연애에 전혀 관심이 없었더라도 옆에서 계속 애정행각을 하는데 어찌하겠는가. 눈꼴 사납고 옆구리 시려서라도 내가 연애에 관심을 두게 된다.
게다가 술자리가 많은 의대 생활의 특성상 술자리를 가지다보면 CC 혹은 의대 내의 썸남썸녀에 관한 이야기들이 주로 화제에 오르게 된다. 즉, CC를 직접 보지 않더라도 알콩달콩하고 달달한 연애 이야기, 혹은 수줍은 썸남썸녀 관계의 이야기를 건너건너 들으며 괜히 관심이 가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QOL, 선배들의 이야기, CC라는 세 가지 요소를 살펴보며 우리가 연애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아보았다. 물론 이 세 가지 이외에도 우리가 연애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무수히 많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원인이야 어찌되었건 우리는 연애 관련 신조어에, 연애 관련 웹툰에, 페이스북 페이지에 그리고 픽업아티스트에 열광하고 있다는 것이고, 앞으로도 이러한 연애 열광 현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성윤 기자/울산
<chosy08@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