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팸 투어와 의료의 특별한 만남

 

지난 3월 13일부터 21일 까지 부산시는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의료 관광 에이전시 초청 팸 투어를 실시했다. 이번 팸 투어는 ‘롱 스테이(long stay) 휴양지’를 기획 중인 부산시에서 의료 관광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기획한 특별한 행사였다.
팸 투어(Fam tour)란, ‘Familiza-tion tour’의 약자이다. 사전 답사 여행으로 흔히 알려져 있으며, 본래 취지는 여행사 관계자나 관광객을 초청하여 관광 코스를 시찰시켜 주는 것이다. 지역 자치 단체와 여행사는 팸 투어를 통해 관광지와 관광 코스를 홍보한다.
최근에는 본래의 팸 투어의 취지를 특성화한 독특한 팸 투어도 있다. 그 중 하나가 의료 팸 투어이다. 의료 관광객에게 국내의 의료 인프라를 홍보하기 위한 실시되고 있다. 지난 달 8일부터 중국 화동 지역 대형 여행사 관계자들이 대구시를 방문하여 의료기관과 관광지를 방문했으며, 비슷한 시기에 부산의 의료 팸 투어도 함께 진행됐다. 이들 두 도시의 의료 팸 투어는 지역 내 주요 의료 기관을 탐방한 뒤, 의료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는 코스로 구성돼 있었다.
한편, 특별한 주제를 모토로 하는 의료 팸 투어도 있다. 경기도에서 이뤄지는 의료 팸 투어가 대표적인 예이다. 경기도에서는 중국 의료 관광객 유치를 위한 ‘뷰티&고급검진 의료상품’라는 특성화 된 의료 팸 투어를 기획하기도 했다. 경기도에서 기획한 팸 투어는 성형외과에서의 미용 성형 체험과 부천 세종병원에서의 고급 건강 검진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다른 예로 강릉시도 의료 관광객 유치에 손발을 걷고 나섰다. 올 초 의료 관광객 2천명 유치 선언을 한 강릉시는 동북아 의료 허브를 조성을 목표로 강릉 아산 병원, 강릉 원주대 치과병원 별로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다.
최근 의료 시장 개방에 대한 대안으로 의료 자원의 수출과 함께 의료 관광객 유치가 거론되면서, 의료 팸 투어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지역별로 실시되는 의료 팸 투어가 늘어나는 추세 또한 이러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팸 투어를 개최한 자치 단체들은 일단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 지자체 별 자체 설문에 따르면,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대체로 높았다고 한다. 이러한 자체 만족도를 반영하듯 팸 투어와 본격적인 의료 투어에 예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인터뷰도 있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올해 들어 급속히 난무하고 있는 의료 팸 투어가 자칫 특색 없는 지역 축제처럼 실패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품고 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의료 관광 상품을 시연하는 의료 팸 투어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의료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시행 중인 의료 팸 투어를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의료 관광 또한 관광 상품이라는 점에서 볼 때, 해외 의료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의료 기술과 인력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의료비용 청구 기준도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국인 환자들을 만족 시킬 수 있는 충분한 의료 제공에 있다. 의료 기관들의 단순 이익 창출을 위해 국내 의료 이용자들이 외면당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논의부터 건전한 의료 관광 프로그램 기획까지 다양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노원철 기자/전남
<happywonchul@e-mednew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