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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다 : 솔로부대 참모 4인의 신랄하고 시원한 뒷담화

날이 추워지는 요즘. 어느 길가에나 서로 팔짱끼고 애정행각을 벌이는 커플들이 즐비하다. 옆구리 시린 솔로는 커플전용구역인 영화관, 카페, 레스토랑, 가로수길, 공원, 청계천을 피해 도서관으로 향하지만 온통 커플천지. 빼빼로데이에 천 원 내고 빼빼로데이를 사먹으며 크리스마스에는 노스랜드로 갈지 역장치고 불곰을 잡을지 고민하는 전국의 솔로부대들. ‘나솔로’ 4인방이 그들의 시린 옆구리를 위해 거침없는 뒷담화를 시작한다.

참가자 : 심솔로(전국의대생솔로연합회 총수. 이하 심), 여친무(솔로정신해부학과 교수. ‘닥치고 솔로’의 저자. 이하 여), 안생겨(개념있는 솔로주간지 솔로in 기자. 이하 안), 예과생(낼모레 본관데 솔로인 예과생, 이하 예)
게스트 : 나선수(‘연애가 가장 쉬웠어요’의 저자. 이하 나)

심 : 오늘은 귀찮으니까 영어 소개 생략! 안녕하시오 나호구 모솔동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 전국의대생솔로연합회 총수를 맡고 있는 나는 심솔로입니다. 이 솔로양반들 또 뭔가 하고 열심히 듣고 있을 것인듸 스마트한 시계는 끄고 들으쇼. 어차피 문자도 안오는데 뭣하러 갖고 있능가 모르거써.
여 : 안녕하세요. 한국출판업계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 ‘닥치고 솔로’의 저자, 여친무입니다. 여러분 이 책을 읽으면 있던 여친도 사라지고 솔로의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서점으로 가서 주변의 커플들에게 이 책을 소개해 주세요. 여러분의 소중한 친구가 한 명 늘어납니다.
심 : 이새끼 또 책 소개하고 있네. 그만좀 해! 어이 안생겨 기자 이번에는 뭐 소식 없능가?
안 : 네. 지성있는 솔로들만 본다는 개념있는 솔로주간지 솔로in의 안생겨 기자입니다. 이번에도 특종이 하나 준비되어 있습니다.
심 : 거 좀 뜸들이지 말고 빨리 말하쇼.
안 : 그건 바로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안 온다는 것 !” 어때요 기쁘지 않습니까? 전국의 수많은 솔로들의 애환을 조금이나마 달래 줄 이 희소식에 기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다만 나를 따르는 수많은 아리따운 여성분들이 좀 아쉬워하겠지만.
예 : 안 기자님 노트북에 있는 일본애니 사진은 좀 지우고......
여 : 예과생님. 솔로정신해부학 교과서 131페이지를 살펴보면 저 증상은 Uchapi Ansengim 부위의 국소적 손상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나와 있을 것입니다. 가끔씩 Gredo Ansengim 부위의 이상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아직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요.
예 : 아 해부학 OTL
심 : 자자 모르는 건 족보나 살펴보고. 아 예과생이라 족보가 뭔지 모르려나? 아 맞다 게스트 한 명 왔었지 또 까먹었네. 솔로부대의 주적 ! 나선수 선생이 용감하게 솔로의 소굴에 들어왔다니까. 안 기자 소개 좀 해봐.
안 : 나선수 선생은 전국 41개 의과대학의 2만 의대생의 시리다 못해 동상에 걸린 옆구리를 위해 ‘연애 그것도 못해서 왜사니’, ‘연애가 가장 쉬웠어요’, ‘연애의 기술’ 등 수많은 명저를 지으며 전국 수많은 솔로들을 열폭하게 함으로써 동상을 획기적으로 치유하는 기적을 낳으신 분입니다. 모두 박수로 환영합시다.
예 : 나 선생님 저 좀 구해주세요 낼모레 본과에요 연애도 못하고 본과가게 생겼음 흑흑
여 : 예과생님. 솔로정신해부학 교과서 141 페이지를 보세요. Sengiliga Itna 부분의 병변에 대해서도 학습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나 : 안녕하세요. 역시 솔로부대 준장급 이상들만 모인 곳답게 솔로 분위기가 물씬 나네요. 오늘 제가 여기에 온 것은 전국의 솔로들의 유형을 살펴보고 분석하기 위함입니다.
심 : 솔로의 유형! 솔로에도 유형이 있다는 말이오 의사양반?
나 : 그렇습니다. 솔로에는 크게 10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준비한 자료를 보시죠.

예 : 님 좀 짱인듯
안 : 이거 솔로in에 실어도 되겠는데요?
여 : 이걸 보니 느낀 바가 많네요. 각각의 유형들을 여러 부위의 병변들과 함께 연관 지어 병리학적인 조사를 수행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심 : 아니 근데 이런 표를 봐봤자 어차피 안생기자나 이넘아
나 : 사실은 그게 문제입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솔로부대 준장급 이상들일 텐데 이런 분들은 고질적인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 : 솔로 부대 계급은 어떻게 정해지는 건데요?
여 : 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견이 있으나 Atlas of Solo Mind Anatomy 의 69페이지에 보면 다음과 같은 분류를 따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 : 이럴 수가!
심 : 별을 단지 어언 5년. 조금만 있으면 한 나라를 이끌 위인이 되겠구나.
여 : 여러분 ‘닥치고 솔로’를 많이 퍼뜨려 주세요. 많은 이들을 훈련병으로 솔로부대에 입소시킬 수 있습니다.
나 : 저는 이 표에 따르면 민간인이네요.
안 : 이거 군사 기밀인데 어떻게 책에 실렸지? 특종이다!
예 : 아니 근데 낼 모레 소장인데 이거 알아서 어디에 쓰나요?
여 : 원래 공부란 게 그렇습니다.
예 : 그게 본과인가요?
여 : 네.
예 : ......
심 : 나 선생 그렇다면 우리처럼 별 달고 있는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하오?
나 : 여자친구를 사귀면 됩니다.
예 : 어떻게요?
나 : 먼저 여자가 있는 곳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예 : ......
심 : 갔다 치고, 그 담에는 뭘 해야 하는디?
나 : 그 다음부터는 제 책 ‘연애가 가장 쉬웠어요’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심 : 이런 사기꾼 XX!
여 : ‘닥치고 솔로’를 읽으세요. 그게 훨씬 도움 됩니다.
심 : 이 놈도 똑같은 놈이네?

솔로부대 4인방과 나선수의 뒷담화는 두 시간 가량 이어졌다. 그러나 그것은 늘상 있어 온 무익한 솔로의 푸념과 커플의 염장뿐이기에 여기서 끝내도 될 것 같다.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마약한다는 케빈과 함께 보내야 될 것 같다.

조선쌍놈 기자/솔로부대
<굽신굽신@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