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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인디 밴드를 만나다

동떨어진, 그래서 더 궁금한 의대생과 인디밴드

홍대 거리를 거닐다 보면 흘러나오는 기타소리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보게 된다. 기타 치며 노래하는 모습은 우리들이 한번쯤 꿈꾸는 로망이 아닐까, 기타와 노래와 함께라면 즐겁다는, 음악에 대한 꿈을 안고 사는 밴드 Zemzem(젬젬), 멤버 노하은, 이소망, 김선아씨를 비가 살금살금 내리는 오후, 따뜻한 커피향 물씬 나는 홍대 까페에서 만났다.

- 밴드 Zemzem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밴드. 포크밴드인데요. 막 사소한 일상을 얘기하고 노래하는, 슬프고 기쁘고 화나고 그런 감정들을 표현하는 어쿠스틱 밴드에요.

- Zemzem은 인디밴드잖아요. 인디밴드를 정의 해주시면?

이 : 인디음악은 메이저음악보다는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비상업적인 음악인 거 같아요. 자기들이 하고 싶어서 하는 거잖아요 인디밴드하는 사람들은 보면은, 별로 물질적인 것을 원하지 않고 자기들이 즐기고 싶어서 하는 거니깐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약간 메이저보다는 덜 사랑받고 그런 게 아닐까 해요.

- 자기의 개성을 지키면서 원하는 싶은 음악을 하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인기를 얻고 부를 좀 더 얻는 오버그라운드 쪽으로 가고 싶으신지.

노 : 개성있는 음악 하면서 남들도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음악 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인디밴드라 하면 되게 자기 음악 색깔 너무 뚜렷하고 자기 음악적 성향들만 고집하는 그런 걸로만 아시는데 그런 거 말고 저희는 저희 스타일도 유지하면서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요.

- Zemzem이란 팀으로서 하고 싶은 음악의 취지에 맞게 잘 하고 계신 것 같아요. 공감을 참 많이 받았거든요. 이렇게 음악을 하게 되신 계기가 어떻게 되세요?

노 : 그냥 음악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그런 거잖아요. 어떤 사람의 음악을 듣고 공감받는 이런것들, 그런게 음악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그러니까 저도 누군가가 우리 음악을 듣고 같이 슬퍼하고 위로받고 하는게 음악을 하는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게 중요한거 같아요, 음악을 만들 때.

- 5월에 결성된 팀이잖아요. 활동한 시간이 긴 시간은 아닌데, 팀 활동 하시면서 즐거웠던 순간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노 : 첫 곡 나왔을 때요. 첫 자작곡 나왔을 때요.
김, 이 : 첫 공연 했을 때요. 저희가 지옥훈련이란걸 했었거든요. 합주실에서 하루에 맨날 3시간씩 합주하는건데요 일주일 내내, 학교다니면서, 서로 일 하면서 하니깐 시간이 별로 안되는것 같아도 진짜 힘들었어요. 근데 두달 세달 거의 그걸 세달 동안 계속 했는데 그거 끝나고 첫 공연을 딱 했는데 그 때 기분이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요.
노 :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갔을 때도 기억이 남아요.

- 그 때 기분 어떠셨어요? 인터뷰하는 영상 보니깐 서로 약간 얼떨떨해 하시던데. ‘어, 진짜?’ 하는 표정이요.

노 : 작사상은 받을지 몰랐어요. 왠지 여태껏 유재하 작사상 받은 곡들의 가사가 표현이 되게 시적이고 동화같다 그래야 되나? 아무튼 그랬는데 저희 곡 들어보시면 되게 직설적이고 난 ‘후회한다 니가 그립다’ 그런 내용이라서 그래서 받을지 몰랐는데 솔직한 가사 때문에 받은것 같아요. 좋았어요.

-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이렇게 즐거웠던 일들도 있는 만큼 어려웠던 일들도 있잖아요. 어떤 일이 힘드셨나요?

노 : 일단 메이저랑 아이돌같은 사람들 보면 살빼고 외모 신경쓰고 자기관리하고 그러잖아요 , 인디밴드들도 나름 다 그러고 살거든요. 근데 살 빼는 게 되게 힘들어요. 여자밴드다 보니깐 저희 밴드는 여자관객보다는 남자관객분들이 많거든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외모가 신경 쓰이더라구요. 합주실 사장님들도 살빼야된다 그러시고 또 뭐 술 너무 많이 먹으면 안된다. 다른 친한 팀들하고 어울려 다니면 안된다 왜냐면 그분들은 여자팬들이 많으니까, 그런 것들이 은근히 좀 지키기가 힘들어요.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이랑은 다르니까.

- 평소 삶을 여쭤보는 거잖아요,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소득이 어떻게 되시는지.

이 : 아직 저희는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별로 없어요

- 공연하면 받지 않나요?

이 : 클럽마다 달라요. 주는 클럽도 있고 안 주는 곳도 있고

- 그럼 아르바이트를 하시나요? 주로 어떤 일을 하세요?

김 : 보통 학원이나 개인 레슨, 애들 가르치는 거요. 실용음악학원 같은데서 가르쳐요.
노 : 돈을 바라고 하면 솔직히 음악하기 힘들거든요, 우리나라에선 더더욱 그런거 같아요. 사람들이 음반 많이 안 사잖아요. 그것도 그렇고. 인디밴드들에 대해선 많이 안 알려졌었는데 요즘에 탑밴드나 이런거 때문에 그나마 많이 알려졌어도, 그래도 열악해요. 돈바라고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건 괜찮지만요.
김 : 돈 번걸 오히려 이쪽에 쏟아 붓고 있죠. 우리는 합주실 빌리는거나 대여료 이런거, 악기사는것도 다 저희 개인부담이니까.
노 : 오히려 그렇게 무대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되게 좋아요

- 지금까지 열두번 공연 하셨잖아요. 가장 즐거웠던 공연은 첫 공연이라고 하셨는데, 인상깊었다거나, 그런 마음 속에 가장 깊이 남아있는 공연은 어떤거에요?

이 : 저희 합주실에서 기획공연 해가지구, 유명한 밴드들이랑 같이 하면서 저희가 오프닝으로 했었거든요. 그때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노 : 원래 보통 인디 시작할때는 관객이 한두명이거나 거의 없기도 하거든요 근데 저희는 운이 좋아서 초반에 했던 공연들을 되게 사람 엄청 많은 데서 매진된 공연에서 했었거든요 그게 제일 감사하고 기억에 남아요.

- 기억에 남는 관객 분은 없으세요?

김 : 저희 노래듣고 우신분이 기억에 남아요. ‘그랬거든’듣고 우신분이 한 네 명 정도? 많이 공감하고 우시더라구요. 공연하면은 관객들이 누가 누가 있는지 보이거든요. 우시는게 보이니깐 기억에 남아요, 짠하기도 하고 뭉클하고.

-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가사상을 받은 ‘그랬거든’을 노하은씨가 작사하신 걸로 아는데요, 가사를 쓸 때 어떤 영감을 받아서 하시나요?

노 : 영감을 받기 보다는 원래 평소에 생각나는 것들을 메모를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저는 모든 곡을 제 경험에서 꼭 써요. 경험담이에요 메모나 일기해둔거 보고 많이 써요. 차였을 때 이야기로 ‘그랬거든’을 쓴거거든요 (웃음)

- 탑밴드 시즌2를 한다는 소리가 있고, 슈스케나 위탄도 계속 나올 것 같은데.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갈 생각이 있으세요?

노 : 아직 그렇게 구체적인 생각은 없는데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이랑 오디션 프로그램이 어느정도 색깔이 맞는다면 나가고는 싶어요.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게 좋으니까.
김 : 결과가 어떻든 간에 일단 나가보는 거죠. 나가서 뭐 실패하더라도 저희한테 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실패로 생각하기보단 그것도 공부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 하나 콕 집어서 나가야 한다면 어느 프로 나가고 싶으세요?

김 : 탑밴드. 아 슈스케도.
이 : 슈스케는 가창력을 요구하잖아.
김 : 맞아 가창력. 탑밴드는 밴드 팀의 색깔을 존중해주고 그러는데, 슈스케는 노래 잘 하는게 더 중요하고 우선시 되니깐 탑밴드 나가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빵빵 터지는 것 같은 그런 류의 색깔이 아니니깐.

- 대중에게 많이 알릴 수 있는 장벽은 높은 게 현실이니깐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노래를 업으로 하시는 분들이잖아요. 심사위원들이 자신이 하는 일에 합격, 불합격을 매기면 불쾌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노 : 근데, 그거는 이미 솔직히 다 알고 가는 거잖아요. 그런 프로그램이라는 걸. 그래서 다 감수해야하는 것 같아요. 그 프로그램으로 인해 인지도를 얻는 만큼, 자기가 감수해야 할 부분들이 분명히 있고, 합격이다 탈락이다 이런 건 그 분들도 어쩔 수 없이 방송 상 해야 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저는 그거에 대해서 크게 불쾌할 것 같진 않아요. 거기서 탈락했다고 해서 영원히 탈락이 아니잖아요.
김 : 잘하면, 뭐 붙여주고. 그러잖아요. (웃음)

- 주변에 공연들을 많이 하던데,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밴드는?

이 : 아직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그런 팀은 아직 없는 것 같아요.
김 : 다른 팀들 보면서 저희도 많이 배우고 있는 그런 단계거든요. 저희는 딱히 바쁜 일 없으면 공연 팀들 하는 공연도 다 끝까지 볼려고 하고 그런거 보면서 아 저 사람들은 이런걸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하는 것도 배우고 그래요.

- 그럼 지금까지 같은 밴드로서 보기에도 저 팀 정말 잘한다 그런 느낌을 받은 밴드는 어떤 팀이에요?

노 : Dic Funks요. 완전 모든 점에서 완벽해요
김 : 연주, 코러스, 노래, 무대매너, 모두 정말 완벽해요. 지루할 틈이 없어요.
노 :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인디에서는 되게 유명한 팀이에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도 나왔고. 그런 거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안타까워요.

- 음악적으로 하고 싶으신 일, 꿈이 어떻게 되세요?

노 : 스케치북이요. (웃음) ebs 공감 이런데 나가고 싶어요.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무대에 서고 싶어요. 그게 제일 큰 바람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죽을 때까지 음악하면서 산다’고 하는 말에 모든 게 다 포함되어 있대요. 죽을 때까지 음악을 하려면 어느 정도 지위도 있어야 하고, 인지도도 있어야 하고, 돈도 벌어야 되고, 음악을 하면서 그런 걸 다 얻는다는 게 쉬운 일은 절대 아니니까. 죽을 때 까지라면 할머니 되어서도 음악을 한다는 건데, 그게 꿈이라는 게 멋졌어요.

오빠가 그러시더라구요. 너희는 매일매일 음악하면서 살고 있지만, 음악을 한다는 너희의 꿈을 매일 매일 이루면서 사는 거라고 그 말이 되게 감동적이었어요. 중학생 때 공부를 엄청 열심히 했었어요. 근데 중학교 3년 내내 음악을 안 했었어요. 그 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내가 죽을 때까지 이런 공부 같은 것 안에서 살려고 생각하니까 너무 숨막히는 거예요. 근데 음악을 하면서 평생 산다고 생각하니깐 너무 즐거운 거예요. 아 그거 좋겠다. 그래서 그냥 딱 시작했어요. 구체적으로 뭐 해야겠다 그렇게 생각이 든 게 아니라 막연히 음악 그게 제 삶과 같이 있을 거란 생각에 너무 좋았어요. 지금은 전 매일매일 꿈을 이루며 살고 있구요.

문한빛 기자/서남
<shteme@e-mednew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