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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 탐구

84호(2011.12.12)/문화생활 2012. 1. 9. 17:18 Posted by mednews

한국프로야구 탐구

얼빠에서 해설위원까지?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 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2006년 9월 18일, 샌디애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경기를 살펴보자. 9회 말 노아웃 9:5상황으로 패전에 몰린 다저스의 공격을 앞두고 있었다. 1번 타자부터 홈런을 쳤고 다음도, 그 다음도, 그 다음까지, 즉 4연타석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10회 초에 파드리스가 1점을 더 내서 10:9가 되었고, 10회 말에 다저스가 끝내기 2점 홈런을 쳐서 승리를 장식했다.

2011년 한국프로야구(이하 KBO)는 약 681만 관중을 동원하여 1982년 출범 이래 첫 600만 관중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올스타전이나 플레이오프 경기가 아닌 정규 경기를 지상파에서 방송하기도 했다(이는 4년 만에 처음이다). 가장 최근의 경기였던 삼성 라이온즈와 일본의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아시아시리즈 결승전에서는 케이블 중계였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시청률 3%대, 최고 시청률 5%대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또 그 경기에서 삼성이 우승하여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이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이 시류에 편승하고자 한다면 먼저 상식을 익혀두자.
먼저 KBO는 현재 8개 구단으로 이뤄져있다. 연고지 순으로 나열해 보자면, 서울을 연고로 한 넥센 히어로즈(목동),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이상 잠실), SK 와이번스(인천), 한화 이글스(대전), 삼성 라이온즈(대구), 롯데 자이언츠(부산), KIA 타이거즈(광주)가 있다. 2013년 부터는 창원을 연고로 한 9번째 구단인 NC 다이노스가 합류를 목표로 하고 있고 그 밖에 10번째 구단을 수원, 전북 등에서 창단하려고 하고 있다. 간혹 스포츠 뉴스를 봤다면 MLB에서 활약 중인 추신수 선수의 구단인 ‘클리브랜드 인디언스’라는 이름이 익숙할 것이다. 이는 KBO 구단명과는 달리 기업 이름이 들어가 있지 않다. 이러한 이유는 MLB는 각 구단별로 독립적인 재정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물론 구단주, 구단 경영진은 기업인일 수 있다. 하지만 MLB의 구단은 막대한 선수 연봉에도 불구하고 관중수, 스폰서, 로얄티 등으로 흑자를 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먼 거리를 이동할 때는 전용기, 전세기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반면 KBO의 구단은 구단 예산이 거의 언제나 적자다. 그럼에도 구단을 운영하는 이유는 모기업의 홍보효과 등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넥센 히어로즈는 예외다. 이 구단은 모기업의 홍보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메인 스폰서인 넥센의 후원 등으로 운영된다. 넥센과의 계약 이전엔 우리담배 주식회사와 계약을 했었다.
프로야구 일정은 시범경기→정규경기(페넌트레이스)→포스트시즌으로 이뤄져있다. 시범경기는 정규 리그 개막 전 훈련과 같은 선상에 놓여 있다. 2012년부터는 시범경기도 입장료를 받는다. 정규경기는 4월 7일에 개막식을 시작으로 팀당 133경기를 치루게 된다. 경기시간은 아직 미정이지만 2011년 기준인 주중 6시 30분 시작, 주말이나 공휴일 2시 시작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월요일에는 경기가 없고 화~목요일, 금~일요일에 팀 간 3연전씩으로 이뤄진다. 7월 21일은 올스타전으로 일명 ‘올스타 브레이크’라고 해서 올스타전 전후인 20일부터 23일은 정규 경기가 없다. 편의상 올스타전 이전을 전반기, 이후를 후반기로 칭한다.

응원할 팀과 관람일은 결정했는가? 그러면 이제 야구 내면을 살펴보자.
현대 야구는 기본적으로 1·2·3루와 홈베이스가 있는 내야와 그 밖의 외야로 이루어져있고 그 외는 파울 존이다. 또 스트라이크 3개면 삼진아웃, 볼이 4개면 사사구(볼넷)로 출루한다. 또 공이 타자의 몸에 맞아도 출루한다. 이 분야의 1위는 SK 최정 선수다(2011시즌 20개로 1위, 결국 시즌 도중 사구로 인한 부상도 입었었다). 아웃이 쌓여 3개가 되면 한 이닝의 끝이다. 물론 예외도 있지만 대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타자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아웃당하지 않고 출루할 수 있을까를 몇 가지 생각해보자. 첫 번째로 공을 쳐서 안타나 홈런을 만들면 된다. 두 번째로는 볼넷, 사사구가 있겠다. 세 번째로는 수비수의 실책으로 출루하는 방법이 있다. 네 번째로는 1루에 주자가 없는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헛스윙을 하거나 스트라이크 존 내로 공이 들어왔는데 포수가 공을 놓쳤을 때다. 물론 이 때는 포수나 투수 등이 놓친 공을 포구해 1루로 송구하기 전에 타자주자가 먼저 1루를 밟아야 한다. 기록은 투수에게는 삼진으로, 타자에게는 실책으로 인한 출루가 된다.
반면 이번엔 투수 입장에서 아웃 카운트를 올리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기본적으로 삼진을 잡거나 땅볼, 뜬공 유도가 있겠다. 즉 삼성의 오승환처럼 묵직한 직구로 루킹 삼진,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 카운트를 잡을 수도 있고 SK 정대현처럼 변화가 심한 낮은 공으로 범타를 유도해 타자를 막을 수 있다.
NPB의 지바 롯데 선수인 니시오카 츠요시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렇게 말했다.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목적은 재미없게 한 이닝을 막는거야. 세 타자가 모두 초구땅볼을 쳐서 삼자범퇴. 이게 가장 좋은 경우지. 야구라는 종목은, 경기장에서 땀흘리는 게 아니라 경기 전에 땀을 흘리는거야. 평범한 2루수 땅볼을 완벽하게 처리하기 위해 몇 천, 몇 만 번의 땅볼을 잡으며 땀 흘리고 외야플라이를 잡으면서 주자를 진루하지 못하게 하기위해 수도 없이 하늘로 뜬 하얀 공을 쳐다보지. 타자가 140km가 넘는 공을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치기위해 어릴적부터 계속 공을 보아 온거야. 야구란건 힘들어. 안 보이는 곳에서 열심히 해야 하니까.’
‘인필드플라이’라는 룰을 아는가? 한 해설위원은 이 룰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야구 초보와 중수의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야구팬들 중 일부는 선수의 잘생긴 얼굴만 보고 경기를 보는 사람도 있다. 이를 속칭 ‘얼굴만 보는 빠돌이, 빠순이’의 약자로 얼빠라고 부르기도 한다. 반면 족보처럼 선수들의 모든 기록을 외우며 야구를 보는 마니아도 있다. 스포츠를 즐기는 방법은 개인의 자유지만, 룰을 이해하는 것은 필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왕 야구를 볼 거면 최대한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당당한 얼빠가 되자.

솩충이/영감님 빠돌이
<han@e-mednews.com>

※ KBO : Korea Baseball Organization의 약자. 명확히 하자면 한국야구위원회를 뜻하지만 미국의 MLB, 일본의 NPB와 같이 편하게 한국프로야구를 말할 때 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