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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코드를 읽어보자

2011년은 유난히 베스트셀러가 많은 한 해였다. 베스트셀러가 워낙 많아서 모두 기억하기도 힘들 정도이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것일까? 프랑크 루터 모트(Frank Luther Mott)는 1662년부터 1945년까지의 미국의 베스트셀러를 정리하여 베스트셀러가 만들어지는 요인에 대해서 분석하였다. 그는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원인을 내용적 측면과 시장적 측면으로 분류하였다. 여기서는 그의 분석을 2011년 대한민국의 현실에 맞는 내용으로 수정하여 어떤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내용상의 요인

▶ 선정성 
공지영의 『도가니』는 충격적인 실화를 직접적으로 다루면서 사회의 관심을 받았다. 『도가니』에서 다루는 사건은 폭력과 성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그것을 강렬하게 묘사함으로써 대중을 분노에 휩싸이게 했다.

▶ 자기 향상의 동기
명성을 얻거나 출세를 위해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은 보편적인 명제이다. 박경철의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은 다시 한 번 자기계발의 필요성에 대해서 다루면서 독서나 사색 등 정신적인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 발랄성
발랄한 책은 어느 시대에나 인기가 있어 왔다. 김려령의 『완득이』는 온실의 화초는 절대 알지 못할 생활 감각과 인간미, 낙천성을 지닌 완득이의 모습을 통해 웃음을 자아내면서 대중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다.

▶ 민주주의
민주주의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대중적 호소력의 한 요소다.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는 부패의 온상으로 인식되는 정치의 뒷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제시하면서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 시사적인 관심
아이폰으로 시대를 풍미한 스티브 잡스 죽음은 충격이었다.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는 스티브 잡스의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출판물로 옮기면서 베스트셀러의 위치에 자리매김했다.

▶ 개인의 모험
많은 사람들은 모험을 좋은 이야기의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김진명의 『고구려』는 고구려를 세운 위인들의 모험과 정치적 암투를 박진감 있게 담아내면서 대중의 요구를 잘 반영했다고 할 수 있다.

▶ 청년에 대한 관심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입시와 취업에 찌든 학생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문제에 공감함으로써 유명세를 탔다. 이는 청년실업이 문제인 현실과도 잘 맞아떨어져 유례없는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시장상의 요인

▶ 제목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책의 제목이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문장은 취업 문제로 고생하고 있는 청년들의 고민을 정확하게 담아내면서 감성을 자극했다.

▶ 발간 전 캠페인
박경철은 ‘청춘 콘서트’의 멘토로 활동하면서 인지도를 크게 높였는데, 그것은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의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 서평
서평이 보편화된 시대에 서평이 큰 요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절대 간과할 수는 없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는 김제동, 신영복 등의 유명인의 서평으로 그 진가를 더했다.

▶ 책 광고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는 파드캐스트 ‘나는 꼼수다’ 방송의 시작 부분에서 끊임없이 광고되면서 대중의 관심사가 되었다. 그래서 발간 직후 바로 베스트셀러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 영화 제작
공지영의 『도가니』는 영화로 제작되면서 엄청난 이슈가 되었으며, 그 결과 영화의 원작인 소설에 대한 관심 역시 크게 증가하면서 베스트셀러의 위치를 지켰다.

허기영 기자/서울
<zealot648@e-mednew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