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rss 아이콘 이미지

술! 꿀맛나게 마시는 방법

연말이다. 곧 크리스마스라고 거리에선 온갖 캐럴이 들려오고 작디 작은 전구가 간신히 빛을 내며 아련히 반짝이고 있다. 이쯤 되면 첫사랑의 추억도 떠오르고 엄마도 보고 싶고 이번 학기 성적도 떠오르고 훈훈한 선배얼굴도 떠오르고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의 얼굴도 떠오른다. 이렇게 온갖 것들 떠올리다 보니 마지막엔 술도 떠오르더라. 하지만 지난 2010년 동안 허구헌날 동아리 모임이니 동네친구 모임이니 하여 먹던 술 -소주, 맥주, 기껏해야 막걸리- 만 진창 마셔대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물론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 우리 의대생의 본분이겠지만, 가끔 새롭고 기대하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너와 나의 애정의 기본조건이 아니겠는가. 이에 필자, 최근 떠오르고 있는 힙하고 트렌디한 엣지있는 폭탄주 제조법 소개하려 한다. 무식하게 소맥에 밥 말아 먹는 게 털털하다고 우기진 말자.

1. 비타민주
☞ 제조법 : 비타민 워터(2) + 소주(1)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면 무지개 색깔을 자랑하며 다양한 맛을 뽐내는 비타민워터가 있다. 평소엔 밍밍한 맛으로 ‘이건 뭐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분들, 비타민 워터와 소주를 2:1로 섞어 마시자. 소주 냄새 안 나는 상큼한 기분의 새로운 주류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 비타민을 섭취하고 있는 기분이라 몸도 보강되는 착각을 일으킨다. 기존의 과일소주에 질렸던 여성분들에게 추천 !     

2. 에메랄드주
☞ 제조법 : 파워에이드(1) + 소주 or 양주(1) + 맥주(1)
색깔은 오묘하고 맛은 환상적이다. 몇 잔 들이킨 후 술잔을 보고 있으면 ‘어?, 내가 언제 몰디브의 바닷가로 왔었지’ 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물론 뭐 과장하자면 말이다. 아무튼 저렴한 가격으로도 칵테일 못지않은 분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것 이 바로 이 에메랄드주다. 에메랄드주에 질려갈 때 쯤 파워에이드를 게토레이로 바꿔 토파즈주를 즐길수 있는게 포인트.

3. 탄산막걸리
☞ 제조법 : 막걸리(1) + 사이다(1)

제법 이 유명한 탄산 막걸리주는 필자가 아껴 마지않는 술 중 하나이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젊은이들 사이에 큰 유행을 타고 있는 막걸리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안주와의 궁합이 아닐까 싶다. 뜨끈한 두부김치와도, 달콤한 부추전과도 그리고 얼큰한 버섯전골과도 풍요롭게 어울리는 미덕을 자랑하는 막걸리에 적당한 탄산을 넣어주면 질리지 않고 흥겹게 마실 구 있게 된다. 눈 펑펑 오는 날 따듯한 전통술집에서 시도해 보자.
 지금까지 소개된 술들이 폭탄주의 이름에 걸맞지 않게 약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일주일에 다섯 번 지속되는 연말 연초의 술자리에 여러분의 소중한 간을 보호하기 위해선 회오리주 타이타닉주의 무시무시한 술보단 이러한 상큼한 술이 좋지 아니하겠는가! 아무쪼록 다정한 연인과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따뜻한 2010년의 마지막 나날을 보내길 바라며...

김지은 기자/가톨릭
<jieunapple@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