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한국 의학드라마는 종합병원(1994)을 시작으로 해바라기(1998), 의가형제(1997)등이 방영되었다. 그 후 의학을 소재로 한 드라마 붐이 일어나면서 하얀거탑(2007), 외과의사 봉달희(2007), 뉴하트(2008), 종합병원2(2008)가 연달아 방송되었고 큰 인기몰이를 하였다.
이 드라마들을 보면서 누구나 한번쯤 ‘왜 의학드라마들은 다 OOO이지?‘라는 의문을 가져 보았을 것이다. 과연 어떠한 공통점들이 있는지 지금부터 그 법칙을 찾아보자!
1. 까칠한 천재의사, 전국수석, 인턴수석인 그들은 외과의사이자 입체적 인물.
▶ 드라마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천재의사, 전국수석, 인턴수석은 외과의사이다. 이들은 어려운 수술을 성공시키거나 위급한 환자를 능수능란하게 돌본다.
▶ 공부를 잘하고 실력이 출중한 인물들은 주로 입체적 인물이다. 냉혈하거나 무뚝뚝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가도 극 중후반에 이르러서는 환자들과 부딪히며 인간미 넘치는 의사로 성격이 변한다.
<뉴하트> 남혜석 (김민정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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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 레지던트 1년차. 수능만점과 의대 수석 입학, 졸업 그리고 인턴성적 최고를 기록. |
응급실 앞에서 자신에게 토하는 환자에게 접수부터 하라고 하는 등 환자의 생명보다 원칙을 우선시 했지만 점점 환자와 교감하는 방법을 배워나간다. |
<뉴하트> 최강국 (조재현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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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라는 자부심과 실력을 갖춘 흉부외과 간판교수. |
자신의 실력을 키우는 수술에 주목하고 가족도 소홀히 하지만 후반에 이르면 환자를 위한 의사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제 역할을 하게 된다. |
<외과의사 봉달희> 안중근 (이범수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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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 전문의. 소아심장 전공이지만 모든 GS수술을 완벽히 해내는 천재외과의사. 의대시절에는 이건욱(김민준 분)과 1,2등을 다투던 수재. |
능력은 있지만 무뚝뚝하다가 봉달희(이요원 분)를 만나면서 다정다감한 면모를 발휘한다. |
<종합병원2> 한기태 (이종원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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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의 스타의사로 뛰어난 실력과 연구성과를 갖춘 외과교수. |
최고의 연구로 논문을 쓰기 위해 환자를 가리던 사람이었으나 동료의 신뢰를 얻지 못한 의사는 자격이 없다며 스스로 반성한다. |
<하얀거탑> 장준혁 (김명민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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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수술실력과 연구성과를 가지고 있는 일반외과 부교수. |
자신의 병을 알기 직전까지도 본인의 출세를 위해 거짓말도 서슴지 않았으나 마지막에는 모든 것을 뉘우친다. |
2. 갈등구도.
▶ 갈등구도가 형성되지 않으면 드라마의 긴장도가 떨어진다. 의학 드라마에서는 이상과 현실사이의 괴리, 출세에 대한 욕구에 의해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이 형성된다.
<뉴하트> ▷ 김태준(장현성 분)은 흉부외과 교수로 최강국의 그늘에 가려 그 실력을 100%인정 받지 못한다. 성공가능성이 높은 수술만 집도하며 위험부담을 줄이려 하는 그의 태도는 환자를 살릴 수 있다면 어떤 수술이든 집도하는 최강국과 부딪힌다. ▷ 병원장인 박재현(정동환 분)은 돈이 되는 진료를 우선하며 큰 수술이 있으면 매스컴을 이용하여 홍보할 생각부터 한다. 이 때문에 생명을 우선시하는 최강국과 대결구도를 형성한다. ▷ 최강국은 바쁜 스케줄로 인해 가족들에게 매우 소홀해 왔다. 하지만 어느 한 쪽도 포기할 수 없는 그는 일과 가정 사이에서 갈등한다. |
<외과의사 봉달희> ▷ 안중근과 이건욱은 봉달희와의 관계, 이건욱 부인과의 관계, 환자의 수술여부 등 대부분 사건에 있어서 의견차이를 보이며 대립한다. |
<종합병원2> ▷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무얼하다가도 뛰어가는 김도훈(이재룡 분)은 실리를 따지는 눈이 어둡다. 이 때문에 현실적인 한기태와 대립한다. ▷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메스를 잡은 정하윤(김정은 분)은 의료사고에 있어서 동료와의 의리와 환자에 대한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며 동료 의사들과 부딪힌다. |
<하얀거탑> ▷ 이주완(이정길 분)은 자신을 뛰어넘는 실력을 갖춘 제자인 장준혁의 출세를 가로막으려한다. 그러나 장준혁은 이에 굴하지 않고 맞대응해 나간다. ▷ 최도영(이선균 분)은 내과의사이지만 의사로서의 이상을 추구하기 때문에 현실 직시하는 외과의사 장준혁과 끊임없이 부딪힌다. ▷ 노민국(차인표 분)은 수술과 연구에 있어 장준혁과 비등한 실력을 갖춘 라이벌이다. 이들은 일반외과 과장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
3. 의사도 환자.
▶ 드라마에서는 지병을 앓으면서도 의사가 되었다거나 과로로 쓰러지거나 에이즈 환자를 보다가 바늘에 찔리는 의사들이 종종 등장한다. 이러한 의사들의 등장은 누구나 질병 앞에서는 평등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뉴하트> ▷ 병원장 박재현은 병원운영에 있어 열을 내다가 쓰러진다. 심장기능에 이상이 있음을 발견하고 심장이식을 하지만 이식거부 반응으로 사망하게 된다. ▷ 남혜석은 에이즈 의심환자의 혈액을 뒤집어쓰고 불안해한다. 그러나 후에 에이즈 환자가 아님이 밝혀진다. ▷ 조민아(신동미 분)는 마취과 의사이다. 임신 검사를 하러 갔다가 난소암을 발견하게 된다. 그녀는 다른 병원에서 수술하다가 혈관이 파열되어 위급한 상황에 처한다. 다행히도 혈관봉합을 위해 김태준과 이은성이 급히 파견되어 목숨을 건지게 된다. |
<외과의사 봉달희> ▷ 봉달희는 어릴 때부터 심장이 약하였다. 이는 평범한 의사생활의 걸림돌로 작용하지만 안중근에게 심장 수술을 받고 의사생활을 계속해 나갈 수 있게 된다. ▷ 안중근은 에이즈 환자의 복막을 봉합하다가 바늘에 찔리게 되고, 1차 검사결과가 양성이 나와 수술을 집도할 수 없게 된다. 다행히도 2차 검사결과는 음성이 나와 에이즈를 피하게 된다. ▷ 이건욱은 폐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되지만 안중근의 수술 덕분에 회복되고 중근과도 화해한다. |
<종합병원2> ▷ 최진상(차태현 분)은 맹장염에 걸리고 이는 정하윤의 첫 집도 기회를 제공한다. ▷ 정하윤은 과로로 인해 폐렴과 늑막염에 걸리고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결핵을 의심받는다. 이들의 등장은 의사들의 몸 관리와 병원 위생 관리의 필요성을 재고시킨다. ▷ 김도훈은 내시경 검사를 받은 후 위암판정을 받는다. 그러나 수술을 받고 회복되어 다시 환자를 볼 수 있게 된다. |
<하얀거탑> ▷ 출세를 위해 온 힘을 쏟아 붙던 장준혁은 담관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다. 늘 대립하던 이주완이 그의 수술을 집도하지만 전이가 심하여 수술을 중단하게 된다. 결국 장준혁은 죽음을 맞이한다. |
앞서 말한 3개의 법칙 외에도 의료소송에 관한 이야기, 의사들 간의 사랑이야기, 논문을 조작하거나 비리에 연루되는 의사의 이야기 등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또한, 최근에는 산부인과, 제중원 등 기존에 다루지 않던 소재를 다룬 의학드라마가 속속들이 제작되고 있다. 기존의 의학드라마 법칙과 비교하면서 새로운 의학드라마의 법칙을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강수진 수습기자/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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