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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보관하는 ‘수상한 은행’

 2010년 1월 15일, 인체자원단위은행인 B대학병원에서 유방암치료를 받고 있는 A씨는 자신의 조직이 검체로써 보존 및 연구된다는 내용의 동의서에 서명을 한다. 인체자원은행 소속 상담자는 그녀에게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모든 연구는 기관 내 생명윤리심의위원의 심의를 거친 후 이뤄지며,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시행규칙, 서식20호. 유전자검사동의서)따라 연구용으로 제공되지 않은 검체에 한해서 언제라도 동의를 철회할 수 있다고 설명해준다.

 2010년 2월 11일, A씨의 조직을 건네받은 B대학병원 인체자원단위은행 연구원은 fresh frozen tissue, paraffin embedded tissue를 제작하여 냉동저장실에 넣은 후, 한국인체자원네트워크(KBN)에 접속하여 수집한 샘플의 정보를 입력한다.

 2010년 6월 07일, 서울에 사는 암연구원 C씨는 유방암 환자의 조직이 필요하다. 그는 한국인체자원네트워크에서 원하는 인체자원을 검색한 결과, 이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전라소재 B대학병원 인체자원단위은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둘러 자원분양신청서와 연구계획서 등을 사이트에 업로드하여 단위은행에 분양을 신청한다. 수일 후, 승인을 통보 받고 필요하던 자원을 분양 받을 수 있게 된 C씨는 계획한 실험을 수행하러 연구실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긴다.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한 한국인체자원은행사업(Korea Biobank Project)은 위와 같은 일을 가능케 하였다. 보건복지부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개인별 맞춤형 건강관리를 실현하기 위해 인체자원 50만명분을 확보하고 보건의료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2008년 4월 ‘한국인체자원은행사업(Korea Biobank Project)’를 추진하였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 소속 질병관리본부는 국가단위 인체자원 총괄관리와 인체자원 활용 연구의 활성화를 위한 ‘인체자원중앙은행’을 설치하고, 질환군 인체자원을 수집 및 보관을 위해 지방대학교병원 및 수도권 소재 병원 13개소(10년 현재)를 ‘인체자원단위은행’으로 지정하였다.
 ‘인체자원중앙은행’은 사업의 관리뿐만 아니라 코호트(같은지역거주민, 쌍둥이 등)기반 건강인 인체자원과 병원성미생물을 확보 및 분양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인체자원단위은행’은 병원별로 특성화 질환군 인체자원 및 병원성미생물을 수집·보관 및 분양하고 수집한 자원을 기반으로 연구수행을 담당하고 있다.
 수집된 코호트(정상인)과 환자(질환군)의 인체검체는 각 은행의 자원저장실에 보관되며 정기적인 안정성검사를 통해 관리되고, 검체정보는 한국인체자원네트워크에 등록·저장된다.
 인체자원은 무상으로 분양되며 한국인체자원네트워크 홈페이지에서 조회 및 신청가능하다. 분양은 연구자가 관련서류를 작성하여 업로드하면, 해당 인체자원은행에 서류가 전달되고 자원활용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분양여부가 결정된다. 자원을 분양받은 연구자는 연구종료 1년 이내에 분양자원을 활용한 연구결과물을 한국인체자원네트워크를 통해 제출하면 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09년 12월까지 일반인 인체자원을 18만3천여명분 수집·11만6천건을 분양하였고, 지정된 단위은행을 통해 8만4천여명의 질환군 인체자원을 수집·2만7천여건을 분양하는 실적을 이루었다고 한다.
 또한, 현재 충북 청원군 오송 보건의료행정타운에 인체자원중앙은행 센터(2011년 말 완공 예정)를 건립 중에 있으며, 단위은행 확대 및 특화은행 신설과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인체자원 종합관리기반을 강화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강수진 수습기자/전남
<sujin@e-mednews.com>

※ 인체자원이란? 인간에서 채취한 조직, 세포, 체액, DNA 등의 인체검체뿐만 아니라 공여자의 역학·임상정보를 담은 검체정보를 의미한다. 수집된 코호트(정상인)과 환자(질환군)의 인체검체는 각 은행의 자원저장실에 보관되며 정기적인 안정성검사를 통해 관리되고, 검체정보는 한국인체자원네트워크에 등록·저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