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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에 관하여

93호(2013.06.10)/문화생활 2013. 7. 3. 09:42 Posted by mednews

웃음에 관하여

 

 

우스운 이야기란 사고가 어떤 방향으로 흐르도록 정해주고 나서 막판에 예상 밖의 것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균형의 상실을 야기합니다. 이를 테면 정신이 발을 헛디디고 쓰러지는 셈이죠. 정신은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일단 사고의 흐름을 차단하고 시간을 벌려고 합니다. (“웃음” ? 베르나르 베르베르)

 

사람들은 왜 웃는가?

 

웃음은 어디서, 언제부터 생겨났을까? 이 물음에 대해 정확히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웃음은 인간만의 특성인 것은 확실하다. 지구상에서 웃을 수 있고 웃길 수 있는 동물은 인간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심리학자들은 보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아기의 웃음이 최초의 사회적 몸짓이라고 분석한다.
예로부터 일반적인 웃음을 정의하기 위한 많은 시도가 있었으나 웃음발생의 다양성 때문에 아직도 웃음은 이론체계가 확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웃음발생은 시대나 특정 문화 속에 다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구체적인 어떤 상황에서 어떤 종류의 발화와 결합될 때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간단치가 않다. 이러한 웃음의 복잡다양한 특성 때문에 미소, 폭소, 냉소, 박장대소, 비웃음, 너털웃음, 눈웃음, 간드러진 웃음 등 수없이 많은 종류의 웃음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았을 때 웃음은 크게 진심을 기준으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진심이 없는 가짜 웃음부터 살펴보자. 아마 웃음이 생긴 초창기 시기나, 아주 어릴 적에는 이러한 웃음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한 개인이 사회에 진출 한 후에는 억지로 웃는 웃음이 많아지게 된다. 상대방에게 단순한 호감을 표하기 위한 웃음, 쑥스러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웃음, 선배나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한 웃음 등이 진심이 담기지 않은 웃음의 대표적인 예이다.
다행히도 위와 같은 진심 없는 웃음은 그 발생빈도가 매우 적다. 실제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웃긴 상황일 때 웃고 싶어 한다. 재미있는 유머나 개그를 듣거나 보았을 때, 어떠한 일이 잘 풀릴 때, 행복감을 느낄 때 우리는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웃음들은 웃음의 본질을 보여주며 뇌보다는 마음에서 먼저 나오는 웃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제 웃음은 삶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고 결국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것 중의 하나가 되었다.

 

웃음의 텍스트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대체로 어떠한 텍스트를 읽거나 들음을 통해 웃게 된다. 이런 웃음의 텍스트를 흔히 유머라고 부른다. 때로는, 사람을 사귐에 있어서도 유머코드가 비슷하다는 게 하나의 고려 대상이 될 만큼 이는 삶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유머를 사전적으로 정의하면 “복잡한 정신적 자극으로 마음을 즐겁게 하거나 웃음이라는 반사행동을 일으키는 의사소통의 형태”이다. 즉, 유머는 반사적인 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는 일종의 자극이라고 할 수 있다.
유머를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비록 정확한 구분은 어렵겠지만 유머도 여러 유형이 존재한다. 먼저 상황 별로 유머를 구분해보면 크게 두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예기치 못했던 해프닝의 유머(The Humor of the Unexpected Happening)와 부조화의 유머(The Humor of Incongruity)이다. 유머를 표현 내용별로 구분해 보면, 기지(Wit), 풍자(Satire), 그리고 말과 행동의 장난(Practical Joke)등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밖에도 유머의 유형에는 다른 사람의 습관이나 몸짓 언어(Gesture) 또는 말을 흉내 내기(Mimicry)형식이 있다. 이처럼 실생활에서 늘 접하는 유머라도 그 개념은 굉장히 미묘하며, 또한 지리적, 시대상황적, 지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차이 역시 유머 성립의 커다란 변수로 작용하여 그 개념은 더욱 어려워진다.

 

유머의 메커니즘

 

세상에 유머는 굉장히 많이 존재하고 또 구분자체도 모호하지만, 크게 보았을 때 유머를 듣고 웃음이 나오는 과정도 기본적인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다음은 여러 세대에 걸친 연구 결과, 많은 부분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론이다.

 

1.  부조화 이론
말 그래도 부조화가 유머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예견했던 이유를 가진 형태가 예견하지 못했던 형태로 대치되면서 웃음이 유발되는 것이다. 유머를 ‘기대로부터의 일탈의 기능’ 칭하며 그 일탈이 크면 클 수록 더 큰 흥미를 유발한다고 말한다. 이후, 유머를 이해하고 그 부조화를 해결하면서 조크에 대한 만족감을 가진다고 한다.

 

2.  우월성 이론
경멸 이론이라고도 한다. 이 이론은 자기 자신의 우매했던 예전의 모습과의 비교나 다른 사람의 약점을 경멸함으로써 생기는 우월감을 바탕으로 유머가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3.  완화이론
어떤 악을 깨달은 후, 그 악에 의해 지신이 해를 입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웃음이 유발된다고 말하는 이론이다. 혹은 어떤 고통스러운 일이나 놀라움이 제거되었을 때 느끼는 기쁨의 표시가 웃음이라고 주장한다. 유머는 오랫동안 여러 종류의 긴장이나 위축된 감정으로부터의 완화를 가져다 주는 장치로 여겨져 왔다. 특히 희극(Comedy)은 사람들을 가두고 통제하는 제약요소로부터 자유롭게 한다고 여겨져 왔다. 다시 말해, 웃음을 ‘구속으로부터의 해방’ 이라고 보는 이론이다.

웃어야 산다

 

결국 인간은 웃어야 한다. 인간은 유머와 웃음으로 일생을 즐겁게 살아나갈 수 있다. 유머가 어떤 식으로 구성되고 우리의 뇌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든 우리는 그저 즐겁게 웃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웃음에는 인간적인 면이 담겨 있다고 한다. 누구나 살면서 견딜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느낀다. 그 아픔과 슬픔을 이겨내는 것은 결국 웃음이다. 사람은 늘 고민하고 상처를 입는다. 얼마나 많이 웃느냐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힐링이 필요한 이 시대의 최고의 힐링은 바로 웃음이 아닐까……

 

윤명기 수습기자/한림
<zzangnyu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