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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에도 안보가 있다? GHSA를 주목하라





북핵 문제가 뜨거운 감자인 지금 원래도 중요했던 안보 문제는 더욱 중요한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에서 몇 없는 전쟁 상태인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안보의 중요성은 그리 생소한 주제가 아니지만, 그만큼 총포가 오고가는 전쟁만이 안보 문제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안보는 보통 북한과 관련된 관용적 의미로 통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안보 자체가 ‘안전 보장’을 줄여 이르는 말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전한 상황에 있기 때문에 잊기 쉽지만 안전은 모든 욕구 중 가장 먼저 충족되어야 하는 욕구이며, 국가가 국민들에게 세금을 걷는 대신 보장해줘야 할 기본적인 사항이다. 자연재해 등에 대한 대비도 안보라고 볼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생각해 보면 쉬울 것이다.


WHO로서는 한계, 보건안보의 GHSA 출범


최근 새로운 안보 개념이 급부상하고 있는데, 바로 보건안보다. 영어로는 Health Security라고 한다. 국제 보건을 담당하는 기구로 1948년부터 이어오는 장대한 역사를 자랑하는 WHO가 있고, WHO는 그 업적을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훌륭한 기관이지만 식수부터 위생까지 각종 복잡한 보건 문제들이 산재한 와중에 SARS, 조류 인플루엔자, 에볼라 바이러스, MERS 등의 치명적 질병들의 유행의 관리까지 WHO가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세계의 행정가, 보건의료인들이 합의하여 미국의 주도 하에 출범한 기구가 바로 GHSA(Global Health Security Agenda, 이하 GHSA)다. 최초 출범은 2014년 2월 13일로, 아직 열기가 식지 않은 따끈따끈한 국제기구다. 해외여행자가 연간 10억 명에 이르고, 새로운 병원균이나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우후죽순 쏟아지는 와중에 ‘보건 안보는 개별 국가의 노력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모두의 책임’이라는 설명 하에 예방(Prevent), 감지(Detect), 대응(Respond)의 세 가지 역량의 국가 간 차이를 좁히는 것이 주된 목표다.

출범행사는 워싱턴에서, 그리고 국제기구의 상징인 제네바에서 동시에 진행되었으며 당시 29개국의 장관이 참여했고 현재는 44개국이 참여중이다. 출범 당시 EU, WHO, FAO(국제식량농업기구), OIE(세계동물보건기구)등이 모두 지지의사를 표명한 어엿한 거대 국제기구다. 


2015년 고위급 회의, 서울에서 성공적 개최


MERS의 유행으로 여행 경보 발령 등 국가 이미지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뻔한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보건안보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GHSA는 매 년 네 번의 회의를 하고 그 중 한 번의 회의는 고위급 회의로 진행하는데, 2014년에는 워싱턴(출범), 헬싱키, 자카르타에서 회의를 하고 백악관에서 고위급 회의를 진행한 후 2015년 고위급 회의는 서울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당시 세계의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메르스 사태를 겪고 난 직후인 대한민국의 위기대처 경험을 궁금해했고, 당시의 대처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메르스 당시 조사관으로 참여해 한국의 간병 문화, 닥터 쇼핑 문화를 유행의 원인으로 지목한 WHO 사무차장 후쿠타 케이지 등도 참여했고, 세계를 뒤흔들었던 신종 감염질환들이 대부분 인수공통감염병이라는 점에서 OIE(세계동물보건기구) 사무차장인 수의사 브라이언 에반스도 참여했다. 각국의 장, 차관 이외에 국경없는 의사회 사무총장 등의 NGO 인사들도 대거 자리를 빛냈다. 


개막될 보건의료 전쟁, 시금석 삼을 행사


행사 말미에는 참여국들의 합의를 담은 서울 선언문(Seoul Declaration)이 채택되었다. 감염병은 보건의료를 넘어 경제, 사회, 문화적인 문제이며, 개발도상국이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임을 동의하고, 전 세계의 공동 대응을 촉구하며, 이 의견에 대한 정치적인 지지를 넘어 실제적인 대응을 위한 방안으로 11개의 행동계획을 제시했다.

이 행동계획들은 크게 (1)예방, (2)조기탐지, (3)신속,효과적 대응으로 나뉘며, 예방 분야에는 ▲항생제 내성 대응 ▲인수공통감염병 ▲생물안전 및 생물안보 ▲예방접종의 4가지 목표가 담겼다. 조기탐지 분야에는 ▲국가 실험실 체계 ▲감염병 감시 ▲보고체계 ▲인력개발의 4가지, 신속, 효과적 대응으로 ▲공중보건위기센터 설립 ▲공중보건과 법체계 및 분야합동 신속대응 ▲의료대책 및 대응인력 역량 강화의 3가지 분야로 이루어져 있다.

구체적인 행동계획과 평가방안이 마련된 것은 사실상 서울 회의가 처음으로, 2016년 네덜란드 회의에서 그 성과를 평가받게 된다. 감염병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합의가 서울에서 처음 이뤄진 것은 뜻 깊은 일이다. 서울 선언문이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정책의 발전, 경쟁력에 시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준형 기자/가천

<bestofzone@e-mednews.org)




▲ GHSA 44개 참여국. 


의학 교육의 역사: 더 좋은 의사로



의학은 유구한 역사를 가졌다. 간단한 외과 수술은 이집트 시대에도 있었다고 생각되고 있으며, 의학을 마술의 범주에서 분리시켜 논리적 학문으로 진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히포크라테스는 기원전 400년대의 사람이다. 병자를 치료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가 바로 의학이 되었고, 의학의 역사는 인류 문화의 역사와 같다고 평해도 될 것이다.


고대와 중세의 의학 과학적 방법론 부족해



의학은 현대에서 가장 중요한 학문 중 하나이며, 이런 인식은 과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대인들도 의학을 중시하였고, 영원히 살 수 없는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후대에 넘겨주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의학 교육의 역사의 깊이는 의학 교육의 역사와도 같은 것이다. 

그러나 고대의 의학이 현대의 의학과 다르듯, 의학 교육도 현재와 달랐기에 현대적인 의학 교육의 형태가 갖춰지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고대에는 세습을 바탕으로 한 도제식 교육이 주가 되었으며, 중세에는 중세 대학에서 법학, 신학, 철학과 함께 교육되었다. 르네상스 이전까지의 의학은 과학적 방법론이 주가 되지 않고, 주술적 의미가 강했기 때문에 당시의 교육의 형태 또한 체계적이지 못했다. 

중세까지만 해도 의사는 전문직이라기보다는 직업학교의 졸업생에 가까웠다. 철학 학부를 졸업한 학생들이 2년 정도의 직업교육을 거쳐 의사가 되었다. 요약하자면, 당시까지는 의사는 있었지만 의학은 없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2+4년, 혹은 4+4년의 대학 과정, 나아가 수련 과정까지 완전히 정립되는 것은 먼 훗날의 일이다. 


해부학의 재조명, 그러나...


의학이 과학의 형태를 띠기 시작한 것은 중세를 지나 르네상스로 넘어가서부터다. 이 당시에 현대의학에 와서도 의학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해부학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원후 100년대에 갈레노스가 수행해서 정립해놓은 해부학에서 더 이상 발전이 없다가 1500년대 벨기에의 베살리우스에 의해 근대 해부학이 탄생했다. 

이 시기부터 실증적인 학문으로서의 의학이 발달하기 시작했으나, 아직 걸음마 단계였다. 해부학이 발전했음에도 그것이 바로 의학의 발전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다. 죽은 사람의 구조와 산 자의 구조가 일치한다는 보장도 없었다. 죽은 사람의 사인으로 인해 발생한 해부학적 변화 등이 특정 질병과 연결된다는 근거가 부족했던 것이다. 


과학 혁명으로 병원, 비로소 의학의 공간으로 


병원 실습은 근대적 의학 교육에서 필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상 이 시기까지는 의사들은 병원에 상주하는 것이 아니었다. 의사들은 그저 이제까지 알려진 것들과 철학적 사유를 통해 신학적인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사유하는 연구인에 가까웠으며, 실제 병원에는 더 이상 상태가 호전될 가망이 없거나 요양을 제공받을 능력이 없는 이들에게 수녀와 신부들이 주축이 되어 식사와 침상을 제공하는 형태에 가까웠다. 

이 때까지의 의학은 그야말로 중구난방으로, 유럽의 의과대학(college), 병원, 대학교(university)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 온 서로 다른 기관에 불과했다. 현미경의 발견, 세포의 발견 등은 조직학과 병리학을 탄생시켰고, 프랑스 혁명을 촉발점으로 하여 병원은 비로소 과학적 방법론의 장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강의실에서 스승의 강의로만 진행되던 의학 교육이 비로소 병원에서의 임상 환자와의 조우를 도입할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기초 + 임상 = 2 + 2, 그 근간은 플렉스너 보고서


그러나 18세기에 접어들어서도 유럽, 미국 양 측 모두의 의학교육은 통일성이 없었고, 학교마다 교육 과정도 상이했다. 졸업하고 나면 같은 의사가 되지만, 아는 지식은 모두 달라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도의 수학과와 미국의 수학과, 한국의 수학과를 나온 사람들이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배운 것 또한 모두 다르다면 그것을 진정한 학문이라고 부를 수는 없는 것이다.  

과학적 방법론을 적용하는 의학의 뿌리는 물론 유럽이지만, 현재의 표준화된 의학 교육의 뿌리는 미국이다. 당시 미국의 의과대학(College)들은 종합대학(University)에 편입되어 과학적 연구론을 통해 큰 발전을 이루었으나 병원과의 연계가 부족하여 재정난 등으로 충분한 연구를 하지 못 하는 상태였다.

이에 당시 미국의사협회 의학교육위원회는 카네기 교육재단에 미국 의대들의 실태조사를 의뢰했고, 카네기 재단이 선정한 인물이 바로 에이브러햄 플렉스너였다. 플렉스너는 현재 최고의 병원을 가진 것으로 손꼽는 존스 홉킨스 대학을 졸업한 인재였다. 그는 미국과 캐나다의 의과대학들을 근대적 시선으로 평가했고,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 바로 ‘플렉스너 보고서’였다.


플렉스너 보고서, 미국 의과대학을 절반으로 


플렉스너 보고서의 파장은 대단해서, 조사 당시 155개 의과대학이 조사 이후 76개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되었다. 적절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의대들이 모두 문을 닫게 된 것이다. 현대의 2+2 의학교육은 이 당시에 정립되었다고 보아도 좋다. 뒤의 +2에 해당하는 임상교육을 확실히 제공할 수 있는 의대만 남은 것이다.

플렉스너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의사들의 과학적 소양이었다. 플렉스너의 모교였던 존스 홉킨스는 무려 1893년에 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해 기초 교육과정을 수료한 학생들만을 입학시켰는데, 당시 다른 의대들은 기초 과학을 전혀 배우지 못한 학생들도 많이 입학시켰다. 또한 임상의학과의 조화도 중요하게 여겨 교육과 실제 임상에서 기초와 임상 양쪽 모두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학문의 교육을 넘어서 의사가 될 학생들은 통찰력을 갖추어야 하며, 환자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과 동시에 여러 문화적 경험 또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결국 의사는 병을 치료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사람을 치료하는 전문직이 되어야 한다는 현대에도 강조되는 가치는 플렉스너에 의해 정립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PBL, TBL, 다양한 시도, 전인의학으로 돌아가는 길


우리나라 의학과 의학 교육 또한 유럽이 그랬듯 당시 미국의 플렉스너가 정립한 방법론에 영향을 받았으나, 불행하게도 일본의 도제식 교육과 군사 문화가 섞여 부조리한 것이 더해지고 말았다. 교육과정과 수련과정에서 과학적인 의학은 충분히 강조되고 있으나 의학이 가져야 할 사회적 책무, 문화적인 측면은 무시되고 있다. 국민들은 의사를 정보 제공자와 술기 시행자 이상으로 보지 못하고 있다. 의사 스스로의 인식도 별로 다르지 않다.

PBL, TBL, 그리고 추가되는 수많은 도덕과 문화교육은 결국에는 이 이상적인 교육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된다. 현대의 의사는 직업학교 졸업생이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교육 방식들이 탁상공론을 거쳐 도입되는 만큼 학생들에게는 불편하고 효율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 결국 플렉스너가 제시한 전인적인, 존경받는 전문직으로서의 의사가 되는 것은 교육받는 학생들 본인이다. 역사를 알고 나아갈 길을 생각한다면 스스로를 더 좋은 의사로 만드는데 길잡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준형 기자/가천

<bestofzone@e-mednews.org)

오바마 정부, 정밀의학에 적극적 투자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정밀의학을 2016년 우선 정책 중 하나로 선정하고 정밀의학 ‘이니셔티브 프로그램(Precision Medicine Initiative Program)’에 총 2억15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립보건원(NIH)은 '정밀의학 이니셔티브 추진 위원회'를 결성하고 추진 업무를 가동한다.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 백만명 단위의 자발적 국가 연구 그룹을 세우고, 암의 종류 및 새로운 치료 타깃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확대하며, DNA 서열 분석에 기반한 진단검사의 규제를 현대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게다가 개인 및 인구 수준의 건강 경향을 평가하는데 있어 전자건강기록과 환자 데이터를 강화시킬 계획이다.

정밀의학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의 단기 목표는 게놈 정보를 이용해 더 많은 암에 대한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하도록 암 유전체학의 성과를 높이는 것이다. 게놈 정보를 이용하여 치료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표적치료제인 글리벡이 있다.

정밀의학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의 장기 목표는 큰 규모의 종합적인 과학지식 기반을 구축하는 것으로서, 오바마 행정부는 이를 위해 중요한 과학 및 의료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개발하기 위해 재능과 기술을 보유한 과학자들의 전국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국가 코호트 연구를 통해 건강과 질병의 이해도를 높일 계획이다.


환자 개인에 최적화된 의료로 미래 선도할 정밀의학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이란 환자마다 다른 유전적, 환경적 요인과 질병 경력,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해 축적된 빅데이터를 다각도로 분석하여 환자별로 최적화된 치료법을 제공하는 의료 방향을 말한다. 기존의 임상병리학에 분자 프로파일링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진단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의 전 단계를 유전·환경·생물학적 특성 등을 환자 개인의 조건에 맞추어 진단, 치료하는 포괄적 개념으로 미래 의학을 선도하는 분야로 기대된다.

앞으로 유전체 분석 등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기존의 보건의료 시스템과 의약품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환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진단 및 치료를 제공하는 정밀의학의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특히 유전체 분석의 시간과 비용이 절감되면서 유전체 분석의 대중화가 이뤄지고 의학의 발전으로 질병과 관련된 개인의 특이 유전 정보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에 따라 정밀의학이 점점 보편화되어 임상에 적용한 치료 사례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밀의학, 국내에서는 분당서울대병원이 활발히 연구해


국내에서도 정밀의학을 연구하기 위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독자적으로 구축한 세계적 수준의 병원의료정보시스템을 환자 개개인의 생활 습관, 유전체 정보, 생물학적 정보 등의 방대한 데이터와 접목해 정밀 의학을 연구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헬스케어 혁신 파크’를 설립하고, 정밀의학 공동연구를 위한 병원차원의 협력 TFT를 구성하고, 각 기관이 확보하고 있는 유전체 정보, 의학 및 의료정보의 공동 활용 기반을 구축하고 공동연구를 위한 코호트를 구성,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빅데이터 및 원격진료 기술 등 분당서울대병원의 강점을 활용한 정밀의학 서비스 방안에 대한 연구를 통해 임상 적용 및 사업화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중국, 정밀의학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해


한편 중국 또한 탁월한 유전체 분석 능력과 수백만명의 환자, 든든한 투자를 바탕으로 정밀의학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고 ‘네이처’가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5개년 계획을 승인한 후 정밀의학 발전 계획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언론매체들은 중국의 정밀의학 발전계획 예산 규모가 미국의 정밀의학 예산인 2억 1500만 달러보다 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칭화대와 푸단대, 중국 의학 아카데미는 정밀의학 발전계획을 주도할 정밀의학센터의 설립을 준비하고 있으며, 암이나 심장병과 같은 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도 정밀의학 연구가 순항하기 위해 미국, 중국처럼 정밀의학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연구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한국 중에서 미래의 정밀의학을 선도하는 국가가 등장할지 기대해봄직하다.



이상혁 기자/가천

<hoiayp@gmail.com>

메타분석, 의사가 되기 위해 골밀도 초음파보다 더 필요한 지식


메타분석의 4가지 필수 요소인 핵심질문, 통합추정치, 이질성, 질 평가를 중심으로



어느 날 친한 한의대생이 “메타분석 논문을 보니 골다공증에는 한약이 양약보다 골밀도를 더 증가 시킨다 하는데, 이제 골다공증에는 양약보다는 한약으로 치료해야지”라고 했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 인가? 내과 수업 시간에 골다공증하면 6가지 이상의 약을 배우고, 실습을 돌면서 수많은 골다공증 환자들이 ‘양약’을 건강보험 급여로 처방 받는 것을 눈으로 본 지라 쉽게 동의할 수 없을 것이다. 혹시나 해서 근거가 되는 논문을 살펴보았지만 최고의 의학적 근거라 불리는 메타분석 결과였고, 결론에도 그렇게 적혀있었다. 이에 의대생을 위하여 메타분석의 4가지 필수 요소인 핵심질문, 통합추정치, 이질성, 질 평가로 설명하고자 한다. 

 

핵심질문 : 근거의 배율과 시야


체계적 고찰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고배율 현미경이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체계적 고찰은 특정한 의학적인 질문을 생성하고 이 질문에 포함되는 논문들만을 모아서 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골다공증을 PubMed에서 검색하면 7만 건 이상의 논문이 나온다. 논문 1건 당 분석시간 10분만 잡아도 잠을 자지 않고 487일을 꼬박 분석해야 하기에 전체를 조사하기에는 기술상의 문제가 있다. 이에 체계적 고찰에는 주로 ‘누구에게(P)-특정 치료법으로(I)-해당 치료를 안 했을 때 비해서(C)-얼마나 효과(O)가 있는가?’는 특수한 질문(PICO)을 생성하여 범위(scope)를 줄이고 여기에 맞는 일부 논문들만 골라서 통합 분석한다.


통합추정치 : 가중평균 된 학점


메타분석은 결과 값을 통일해서 보는 체계적 고찰의 한 방법이다. 이 메타분석법은 한 마디로 표현하면 논문들의 결과를 가중 평균해서 본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학교 교과 과목에 수업 일수가 큰 전공과목과 수업 일수가 작은 교양들이 있다고 하자. 어떤 학생 A가 공부를 잘 하는지 보기 위해서 과목학점에 따라 가중치를 매긴 총 학점을 보는 것과 같다. 따라서 메타분석은 샘플수가 많은 대규모 연구를 중심으로 평균값이 나오게 된다. 또한 가중 평균 값 역시 원칙적으로 기존 논문들의 연구 결과를 읽는 법과 큰 차이가 없다. 즉, 가중 평균치의 유의구간이 0이나 1을 포함하지 않아야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이 가중 평균은 흔히 메타분석을 나타내는 그림에서 제일 아래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표현되어 있다. 다이아몬드 양 끝이 신뢰구간을 의미하고 다이아몬드에 0이나 1을 포함하지 않아야 한다(아래 그림 참고).



 

이질성 : 사과, 배, 오이 vs 사과, 배, 귤 


우리는 사과, 배 그리고 귤을 묶어서 과일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귤 대신 오이가 있는 경우는 이를 묶어서 과일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하지만 체계적 고찰 연구 결과를 해석하거나 인용할 때 이런 일반화의 오류를 흔히 범한다. 이런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체계적 고찰로 묶어서 본 대상 논문들이 각각 말하고 있는 효과의 방향이 얼마나 비슷한지를 나타내는 정도를 통계적인 기법으로 측정해서 (i-square)이라는 값으로 표시한다. 통계량 의 기본 원리는 개별 논문의 값들의 표준편차를 구한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값이 75~100%면 포함 논문들의 값이 서로 많이 다르다고 말하고, 40~75%는 중간 정도, 40%미만은 작은 정도로 다르다고 말하지만 엄밀한 기준은 아니다(아래 그림 참고).



질 평가 : 쓰레기는 모아 봐야 쓰레기


분석되는 개별 논문의 연구의 질이 좋지 않으면 이것을 모아서 본 체계적 고찰의 연구도 질이 나쁘다고 할 수 있다. 즉 쓰레기를 모으면 큰 쓰레기가 되듯이 질이 나쁜 연구가 포함되면 종합적인 결과도 신뢰 할 수 없다. 이는 ‘비뚤림 위험도(Risk of Bias)’라 하며 프로 주로 나타내며, 신호등 같이 빨간색은 비뚤림이 크며, 질이 나쁜 논문이 많다는 것이고 초록색이 많다는 것은 질이 좋은 논문이 많다는 것이며, 판단 할 수 없는 것은 노란색이다(아래 그림 참고).

 


풋사과, 상한 배 그리고 오이를 묶어서 과일이라 주장하는 격 


글 서두의 사례에서 논쟁이 되었던 체계적 고찰 논문(PMID: 23431336)을 보자. 해당 논문에는 중국 약초(herb)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이 중국 약초를 한약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한 골다공증 제제와 중국 약초와 비교해 보았을 때 약초가 더 효과적이다 기술했지만, 가중평균치가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여 그 값이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지는 않았다. 플라시보와 비교 했을 때 골밀도가 증가한다는 것 하나만 유효한데, 이 마저도 몸 전체가 아닌 오직 허리뼈로 본 골밀도만 의미 있게 증가시킨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허리뼈로 제한해서 본 골밀도에 대한 플라시보와 약초와 비교한 효과조차도  값이 94%으로 포함 연구들의 특성이 너무 다르다. 분석에 포함 된 좋은 질의 논문이 약 30% 정도로 나머지 70%는 나쁜 질이거나 그 상태를 알 수 없는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이 체계적 고찰 논문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약이 골다공증에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풋사과, 상한 배 그리고 오이를 묶어서 과일이라 주장하는 격이 된다. 즉, 중국 약초를 골다공증에 쓰기에는 통계학적으로 무리가 있다.   


메타분석의 의학적 사용은 의사에게, 약초는 한방에서


골밀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이중방사선흡수(DXA)라는 장치만이 WHO 가이드라인에서 인정되고, 우리나라 보험기준은 특수 CT(QCT)도 일부 추가로 인정하며, 최근 한의학계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는 초음파를 이용한 방법(QUS)은 전혀 인정되지 않는다. 이러한 개념이 없기에 위의 논문(PMID: 23431336)은 장치에 대한 언급은 전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골밀도의 치료제 표준은 2013년 이후부터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bisphosphate)인데, 약초와 비교한 약은 호르몬제제나 칼슘 등의 예전 치료제가 비교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골밀도가 골다공증을 100% 대표하는 값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뼈의 상태를 골밀도가 70%기여하고 나머지 30%는 골질(bone-quality)이 결정한다. 따라서 골밀도만을 가지고 골다공증성 골절의 위험성 전체를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즉, 임상적으로 적용시켜 보았을 때 중국 약초를 골다공증에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의학적 근거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메타분석의 임상적 적용은 한방이 아닌 의사에 의해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문선재 기자/중앙 

<mgstoner@naver.com>


▲ 그림1. 신뢰구간을 나타내는 그림(다이아몬드)이 0을 포함하지 않아 유의한 결과(왼쪽),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여 유의하지 않은 결과(오른쪽). (PMID: 23431336)


▲ 그림2. 값이 94%로 포함 연구들의 성격이 다름 (왼쪽), 값이 0%로 포함 연구들의 성격이 비슷함 (오른쪽). (PMID: 23431336)


▲ 그림3. 포함되는 연구의 질을 나타내는 표. 초록색(질 좋은 논문)이 3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PMID: 23431336)

소두증의 공포, 원인은 지카(Zika) 바이러스?


지카바이러스, 전시계로 확산, WHO 국제보건비상사태 선포





브라질 보건부는 2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소두증 확진 신생아가 1주일 만에 508명에서 583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브라질에서 일반적으로 소두증이 진단되는 경우는 연간 150건 정도에 불과하다. 소두증은 두부 및 뇌가 정상보다도 이상하게 작은 선천성 기형의 하나로 머리둘레가 해당 연령의 하위 3% 미만일 경우 소두증이라고 볼 수 있다. 신생아의 경우 평균 머리둘레는 34~37cm인 반면 소두증 신생아의 머리둘레는 32cm 이하다. 대개의 경우 안면의 발달은 정상적이며 앞이마와 두부의 발달이 나쁘다.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뇌로 인해 정신지체, 보행장애, 시력장애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을 겪을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로 소두증에 걸리고도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소두증은 일반적으로 유전적인 기형에 의해 나타난다. 13번 염색체가 세 개가 되는 파타우 증후군(Patau syndrome)과 성염색체인 X염색체 돌연변이인 레트 증후군(Rett’s syndrome) 대표적인 유전적 기형이다. 임신 중 겪은 약물 및 화학물질의 노출과 감염성 질환이 소두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풍진, 톡소플라스마증, 시토메갈로바이러스(CMV)와 임신부의 음주, 불량한 영양상태, 당뇨 및 골반부의 X선 조사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질에서 시작된 소두증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았지만 지카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슬로베니아의 루블라냐 대학 연구팀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가 낙태한 태아의 뇌에서 지카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발견했으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출산 후 사망한 브라질 아기 2명의 뇌와 임신 중 유산된 태아 2명의 태반에서 지카 바이러스를 검출하였다. 브라질 파라냐 대학교의 연구진은 임신부 두 명의 양수에서 지카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바이러스가 태반을 통과하여 태아 감염을 일으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로 알려진 이집트숲모기




지카 바이러스는 뎅기열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와 같은 플라비(Flavivirus) 계열로 대부분의 경우 감염된 모기로 전염된다. 지카 바이러스를 전파한다고 알려진 모기로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가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도 전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가능성은 희박하다. 모기 이외에도 수혈과 성적접촉에 의해서도 전파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23일(현지시각) 지카바이러스 성적 접촉으로 인한 감염자가 14건 추가 발생했다고 공식발표 하였다. 또한 환자의 타액과 소변에서 활동성 바이러스가 검출된 점을 통해 지카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가 더 다양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모기에 의한 전파 방법 외에는 거의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는 학계의 의견과 상반되는 발표로서 이는 지카 바이러스의 범유행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리면 3~7일이 지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최대 잠복기는 2주일이다. 열과 함께 몸에 붉은 점처럼 발진이 일어나고 관절통, 근육통, 두통, 안구통 및 결막염, 안구충혈, 구토가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80%에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충분한 물과 휴식을 취한다면 대부분 낫고, 진통제와 해열제로 완화될 수 있다. 지카바이러스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소두증과 길랑-바레 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 등 다른 질환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과거에 길랑-바레 증후군 환자가 거의 없었으나 북동부 지역에서만 55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남미 엘살바도르에서도 2015.12-2016.01까지 46명의 길랑-바레 증후군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길랑-바레 증후군은 말초신경에 염증이 생겨 신경세포의 절연물질인 수초가 벗겨져 발생하는 급성 마비성 질병이다. 마비는 하지에서 시작하여 상지로 올라오는 양상을 띠는데, 질병이 진행되면 호흡근까지 마비되어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길랑-바레 증후군은 신생아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소두증과 달리 전 연령층에서 발병할 수 있다. 

 

26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2007.01-2016.02 기간동안 브라질과 콜롬비아, 마셜제도를 포함한 52개국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했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2015년 이전에는 아프리카, 동남아, 태평양 섬지역 일부에서만 발생했던 것과 달리 2015.05 이후 브라질에서 첫 보고된 이후 점차 유행지역이 확산되어 중남미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 확진자가 전세계로 확산되자 WHO는 1일(현지시간) ‘국제보건비상사태’를 선포했다. WHO 비상사태 선포가 나오자 브라질 정부는 오는 8월에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임신부들은 방문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국내에서 배포한 

지카 바이러스 예방 포스터


현재(27일 한국시간)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지카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감염 의심사례 신고가 계속 되고 있고, 우리나라와 인접한 중국과 일본에서 확진자가 나온 상태이다. 중국에는 6번째 바이러스 확진자가, 일본에는 첫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 중국과 일본으로 여행하는 내국인이 많은 특성상 지카 바이러스로부터 더 이상 안전하다고 볼 수 없음은 분명하다. 또한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흰줄숲모기가 전국에 분포하고 있다. 정부는 지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 1월 28일 지카 바이러스를 제 4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는 한편, 모기 방제활동을 전국적으로 실시하기로 하였다. 또한 신속한 진단 필요성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국립보건연구원에만 가능한 진단검사를 전국 21개 거점 검역소와 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실시하기로 하였다. 



김나영 기자/한양

<gnskdud12@naver.com>

<봄철 피부관리법>


봄볕에 그을면 보던 님도 몰라본다


봄날씨에 손상받기 쉬운 피부, 자외선 차단제와 피부보습, 제철과일 섭취로 보호하자




매서운 겨울 추위 속에서 얼어붙었던 대학 캠퍼스와 병원에도 어느 순간부터 따스한 봄 햇살이 내려앉았다. 1년을 기다린 봄이기에 화창한 봄 날씨를 온 몸으로 만끽하고 싶겠지만 다른 계절보다 피부관리에 더욱더 신경써야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겨울보다 더 강해진 자외선으로 인해 주름, 주근깨, 기미 등 피부 노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봄이란 계절 특성상 큰 일교차가 큰 날씨에 의해 피부는 온도 변화가 심해져 수분이 부족해지고 각질이 생기기 쉬워진다. 이는 겨울에 익숙해진 피부보호막이 계절변화에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봄 날씨에 맞게 피부보호막이 조절될 때 까지 적절한 피부관리가 필요하다. 


외출 전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


‘봄볕은 며느리를 쬐이고 가을볕은 딸을 쬐인다’, ‘봄볕에 그을면 보던 님도 몰라본다.’라는 옛 속담이 있다. 봄볕이나 가을볕 모두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지만 사실 가을은 봄보다 일조량이 적고 습도가 높기 때문에 같은 양의 햇볕에 노출이 되어도 봄볕에 더 피부가 그을리게 되며 자외선 세기만 놓고 보면 여름이 가장 강하지만, 여름철엔 흐리거나 비오는 날이 많아 실제로 피부에 닿는 자외선 량은 봄이 가장 많다. 또한 겨우내 추운 날씨로 인해 야외활동이 적어 햇빛에 노출되지 않은 피부가 자외선이 많이 포함된 봄볕을 쬐면 짧은 노출에도 피부 자극이 심해져 노화, 잔주름, 기미, 검버섯이 심해지게 된다. 일상 속에서 자외선으로부터 손쉽게 피부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주는 것이다. 특히 외출 30분 전에 발라주는 것이 중요한데 그 이유는 자외선차단제에 의한 충분한 피부보호막이 형성되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야외에서 장기간 활동할 경우 두세 시간 간격으로 덧발라 주면 차단 효과가 유지된다.


충분한 제철 과일 및 채소 섭취


과일 섭취를 잘해도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 할 수 있다. 봄볕 속에 자외선은 피부를 공격해 피부 노화를 늦추고 주름을 방지하는 비타민 A, C, E 등을 파괴시킨다. 따라서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체내 필요한 영양소 공급 및 유지가 중요한데 특히 봄철 제철과일인 딸기는 비타민 C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주근깨 예방 및 미백에 도움이 되며 멜라닌 색소가 침착되는 것을 막아 피부를 밝게 해주는데 도움이 된다. 제철과일과 채소는 피부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체중감량에도 도움이 되니 참고하자.


피부보습은 틈틈히


일교차가 심하고 건조한 봄 날씨에는 피부에 각질이 생기기 쉽다. 각질은 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어 틈틈히 관리해 주어야 한다. 먼저 보습에 신경을 써주어야 하는데 세안 시 미온수로 충분히 헹구어 주며 찬물로 마무리 해야한다. 이후 스킨과 로션 등 자신의 피부유형에 맞는 보습제를 발라 수분을 공급해주어야 한다. 이때 수분크림을 발라주면 피부에 영양과 수분이 오래 지속될 수 있으며 참고로 보습제는 샤워실에 수증기가 남아 있을때 3분 이내로 바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보다 손쉬운 방법으로 평소에 물을 많이 마셔주어 체내에 수분을 보충해 주는 것도 좋다.


아무런 준비없이 봄날씨를 만끽하다가 봄볕에 그을려 보던 님도 몰라볼 수도 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피부관리에 신경써서 보던 님과 함께 즐겁게 봄 햇살을 맞도록 하자.


김민 기자/가천

<franky777min@gmail.com>


  ※ 자외선 차단제를 고를때 PA와 SPF만 알아두자!


자외선은 파장의 길이에 따라 UVA와 UVB로 나뉘는데, UVA는 자외선의 90%를 차지하며 피부노화의 주원인으로 기미, 주근깨를 악화 시키며, UVB는 피부에 닿으면 피부를 달아오르게 해 화상, 발진 혹은 피부암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제를 고를 때에는 UVA와 UVB를 얼마만큼 차단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자외선 차단제에는 UVB자외선 차단지수(이하 SPF)와 UVA자외선차단지수(이하 PA)가 적혀 있다.

예를 들어 SPF 30이라고 적혀 있다면 UVB의 양이 1일때 자외선 차단제에 의해 피부에 닿는 자외선의 양이 30분의 1로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PA에 +가 많을수록 UVA 차단에 효과적이라는 뜻으로 PA+는 자외선 차단에 2배 효과가, PA++는 4배, PA+++는 8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자외선 차단지수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차단지수가 높을수록 피부에 강한 자극을 줘 피부 트러블 등 부작용이 생길수 있으므로 개인의 생활패턴이나 외출 시 자외선 강도 및 노출예상시간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SPF와 PA지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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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머리를 이식하는 시대가 올까?


원숭이의 머리를 이식하다




지난 1월 20일,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들은 프랑켄슈타인 박사로 불리는 이탈리아 출신의 신경외과전문의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와 중국 하얼빈의대 런샤오핑 공동연구팀이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머리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 수술은 한 원숭이에게서 머리를 통째로 분리한 뒤 이를 다른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방식으로 하얼빈의대에서 진행되었는데 이번 원숭이 머리이식 수술은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의 2014년 6월 미국 신경과학회 컨퍼런스에서 소개한 ‘사람의 머리를 다른 사람의 몸에 이식하는 계획’의 연장선으로 진행되었다. 

다소 황당하게도 느껴지는 이 프로젝트는 그러나 전혀 허황된 이야기는 아니다. 실제로도 1970년 미국의 뇌 이식 전문가 로버트 화이트 박사가 원숭이 머리이식 수술을 시도한 적이 있다. 당시 다른 원숭이의 머리를 통째로 이식받은 원숭이는 수술 후 깨어나 눈을 뜨고 맛을 보는 등 일부 성과를 냈으나 9일 후 죽었다고 전해진다.

한편, 카나베로 박사는 뇌손상을 막기 위해 머리를 12도~15도 환경에서 머리를 정교하게 분리한 후 1시간 내에 특수 고분자 소재의 ‘접착제’로 다른 신체의 혈액 순환계에 연결한 뒤, 이후 척수연결 등의 고난도 과정을 거쳐 100명의 외과 전문의가 달라붙어 성공적인 수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혈관부분만 연결 성공, 

골수 신경 연결 문제 남아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의료팀은 원숭이 머리를 다른 원숭이의 몸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번 실험에서는 목 부위의 혈관 부분만 연결해 혈액공급에만 성공했으며, 핵심인 골수신경은 연결하지 않아 목 부위 이하는 마비상태로 완전한 성공이 아닌 부분적인 성공을 이뤘다고 한다. 의료팀은 머리 이식 수술을 한 지 20시간 후 윤리적 문제로 해당 원숭이를 안락사 시켰다고 설명했다. 카나베로 박사는 이번 수술 비용을 우리 돈으로 약 13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고 또한 이번 수술을 통해 수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으며 대중들에게 머리 통째 이식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한국 연구진도 참여, 

사람 머리 이식 수술에 도전

 

이번 연구에는 또한 한국 연구진으로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김시윤 교수가 참여했다. 김시윤 교수는 머리 이식 수술이 성공한 것으로 보려면 혈관이식과 함께 신경연결이 모두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수술은 혈관이식만 이뤄졌기 때문에 부분적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카나베로와 중국, 한국 의료팀은 내년 말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사람의 머리 이식수술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 수술을 받는 환자는 근육이 퇴화하는 희귀병 베르드니히-호프만 병을 앓고 있는 러시아의 컴퓨터 엔지니어 발레리 스피리도노프(30)로, 이미 수술을 받겠다고 자원해놓은 상태다. 


사람 머리 이식 수술은 전대미문의 이식수술이며 위험요소 역시 아주 많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정형외과학회 회장 윌리엄 매튜 박사는 “머리 이식 수술이라는 아이디어와 방식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아직 수술 타이밍은 아닌 것 같다. 먼 미래에서나 이루어질 일”이라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또한 수술이 성공한다고 해도 윤리적 문제는 피할 수 없다. 수술이 성공한 뒤 그 사람의 신체와 머리의 주인이 같다고 볼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도 예상되며, 수명연장과 그에 따른 사회의 분위기도 달라질 것이다. 머리이식수술은 1954년 조지프 머리 박사로부터 성공하기 시작한 신장이식 수술과는 또 다른 의학계의 큰 흐름을 가져올 것이다. 


양은건 기자/가천

<dmsrjs7835@naver.com>

학기부터 블록까지, 의과대학 학제 알아보기


요즘 의대에는 ‘본0’이라는 학년이 새로 생겼다고 한다. ‘예과 2년+본과 4년’이라는 전통적 학제에서 점차 벗어나서, 지방 대학들을 중심으로 기존 예과 2학년의 수업을 전부 본과에서 배우는 기초 과목으로 변경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 그리하여 명목상 의예과의 2학년이지만 생활은 본과나 다름없는 이 학생들을 ‘본0’이라 부르는 것이다.

우리가 알던 예과 2년을 놀고, 본과 1학년 기초 공부, 본과 2학년 임상 공부, 본과 3,4학년 임상실습이라는 공식은 이제 훨씬 희미해졌다. 전국의 의과대학들은 학습의 효율성, 실습 일정, 국가고시 준비 등 여러 가지 요인을 놓고 저울질을 한다. 결국은 학생들을 더 좋은 의사로 교육하기 위해 나름의 학제를 고민하고 있다. 우리가 의대에서 접할 수 있는 학제들인 학기제, 쿼터제, 블록제에 대해 알아보자.


학기제


예과생들이라면 아직 학기제에만 익숙해있을 것이다. 의예과뿐만 아니라 초·중·고등학교, 우리나라 대학의 의과대학을 제외한 모든 과들은 학기제를 채택하고 있다. 1년을 2학기로 나누며, 한 학기 동안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본다. 학기제는 한 과목을 네 달이라는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쭉 배우기 때문에 학생들이 초반에 내용 이해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공부할 시간이 충분히 있고 교수님 별 수업 스타일에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의과대학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기초와 임상 과목을 모두 합치면 배워야 할 과목의 수와 각각의 공부량이 매우 많기 때문에 한 번의 시험 때마다 대비해야 하는 범위가 학생들의 능력을 벗어날 수도 있다. 또한 학기 별로 과목을 묶는 기준이 딱히 없다. 실제로 단과대별로 1년 실제 이수 시간(학점과 다름)을 비교해 보았을 때, 문과대 3학년 평균 주 18시간*32주 = 576시간, 공대 3학년 평균 주 21시간*32주 = 672시간 (실습 포함), 의대 3학년(본과 1학년) 평균 주 34시간*38주 = 1,292시간 (실습 포함) 으로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한 번에 배우는 과목간의 유기성을 확보하기 위해 쿼터제가, 더 이후에는 블록제가 도입되었다.


쿼터제


학기제와 달리 1년을 quarter, 즉 네 부분으로 나누는 것이다. 한 쿼터는 두 달로 이루어지고, 쿼터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본다. 미국의 대학에서는 의과대학이 아닌 과에서도 쿼터제를 도입하고 있는 대학들이 꽤 있고, 한 쿼터의 길이도 4주에서 8주로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이 2004년도에 국내 최초로 쿼터제를 도입하였다. 현재도 다수의 의과대학의 본과에서 쿼터제를 시행하고 있다. 쿼터제의 장점은 학기제에 비해 짧은 기간 동안 여러 과목을 접하기 때문에 서로 관련이 있는 과목들을 함께 배울 수 있고, 블록제보다는 한 과목을 배우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배운 내용을 시험 후에 바로 잊어버릴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또 학기제보다 시험을 더 자주 보는데, 이것은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한 번에 공부 할 양이 너무 많거나 한 번의 시험으로 학점의 큰 부분이 결정되는 일은 없지만(예를 들어 해부학은 한 과목이 8~12학점이다), 한 쿼터동안 여러 과목을 배우는 경우 그 쿼터가 끝날 때 시험공부 부담이 매우 커진다. 실제로 모 대학 본과 1학년의 4쿼터 마지막 주에는 미생물학, 병리학, 기생충학, 약리학, 면역학 시험을 매일 하나씩 봤다.


블록제


쿼터제 이후로 최근 의과대학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학제는 블록제이다. 한 학기를 불규칙한 길이의 쿼터보다 더 작은 블록으로 쪼개서 한 블록에 한 과목을 배우는 방식이다. 블록 강의의 시간표에서는 한 번에 배우는 과목 수가 세 가지 중 가장 적다. 시험은 일주일에 한 번 치거나 해부학처럼 방대한 과목의 경우에는 2-3주에 한 번 친다. 현재 본과 1학년인 기자의 시간표는 월요일 1교시~4교시 해부학 총론 및 각론 강의, 5~8교시 해부학 실습, 화요일 1~2교시 해부학 각론 강의, 5~8교시 해부학 실습, ... 이런 식이다. 쿼터제에서 거의 1년에 걸쳐 배우던 해부학을 이런 방식으로 두 달 만에 끝낼 수 있다. 또한 임상 과목의 경우 한 과목의 공부량도 문제지만 과목의 수가 많기 때문에 몸의 계통별로 과목들을 묶어서 시간을 압축하여 배우는 블록 강의가 훨씬 효율적이다.


각 학제별 특징은 위와 같지만 이들의 장단점을 고려해서 같은 쿼터제, 블록제라도 학교마다 시행하는 방식이 많이 차이날 수 있다. 우리 학교의 커리큘럼과 특징을 파악하여 효율적으로 의대 공부를 해보자.


이치원 기자/중앙

<1inamillion_@naver.com>

국시 수석 경북대 서민규씨 인터뷰





삼성서울병원 서초생활관 근처 카페에서 서민규씨를 만났다. 인터뷰를 하게 되어 오히려 자기가 영광이라고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겸손한 분이었다.


Q. 늦었지만, 수석하신 소감이 어떤가요?

A. 벌써 그때 감흥이 잊혀지고 있는데... 이전 수석 기사들을 보고 수석을 하면 국시원에서 전화가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직접 전화를 받았을 때는 많이 놀랐죠. 제 점수가 (수석하신) 선배들의 평균적인 점수보다 높지 않은 것 같아서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갑자기 서울 지역번호로 전화가 오길래 ‘설마 국시원인가?’ 싶었어요. 그 전에 합격했다는 문자를 먼저 받아서 아니구나, 했었거든요. 국시원에서 온 전화라는 걸 알았을 때 그 순간 심장이 터질 것처럼 놀랐어요. 그러고 나서 좋기도 하고 어안이 벙벙하기도 했어요. 전화 후에 바로 기자님들 전화가 와서 부담도 되더라고요. (수석 사실이) 알려지고 나면 남들이 기대를 더 할 텐데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Q. 국시가 실기를 먼저 보고 필기를 보니까 인터뷰도 그 순서대로 진행할게요. 국시 관련 기사들을 보면 실기 자체의 합격률은 작년보다 높아졌지만 몇몇 의과대학에서 필기보다 오히려 실기 탈락자들이 많았다는 자료를 봤어요. 합격률을 보면 실기 난이도가 올라갔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직접 실기를 치르시면서 느낀 점과 후배들이 주의해야할 점을 말씀해주세요.

A. 실기를 붙고 떨어지는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해내려고 하는 것보다 편안하게 하는 것이에요. 너무 긴장하면 아무것도 못하고 나올 수가 있거든요. 저도 실기 전날 ‘떨어지면 어떡하지’하는 생각이 들고 무서웠어요. 떨지 않을 만큼 능숙하게 실기를 연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틀릴 수도 있지’ 라는 마음을 먹고 들어가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Q. 실기를 위해서 따로 전부터 준비를 하셨나요, 아니면 평소 하던 그대로 공부하셨나요?

A. 다른 학교 시스템은 잘 모르겠지만, 저희 학교는 실기 3~4주 전부터 올라가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따로 연습을 했어요. 그래서 그냥 그거대로 쭉 준비했어요.


Q. 실기를 일찍 치면 남은 기간 동안 필기 준비에 매진할 수 있다고 하던데, 실기를 언제쯤 치셨나요?

A. 10월 12일이었던 것 같아요. 저도 실기를 빨리 끝내놓고 마음 편하게 있고 싶었는데... 그렇다고 필기에 크게 영향을 주진 않았어요. 물론 실기를 11월에 늦게 쳤으면 부담이 많이 되었겠죠.


Q. 이제 필기에 대해서 여쭤볼게요. 이제껏 상승곡선을 그리던 국시 합격률이 이번에 낮아졌다고 들었어요. 필기 문제 유형이 달라져서 체감 난이도가 올라갔다는 해석이 있어요. 암기식 문제가 줄어든 대신 문제해결능력과 진료역량을 파악하기 위한 문제가 늘었다고 해요. 또, 시험의 가이드라인이었던 기본항목이 삭제되었고, 새로운 사진을 보강해서 기존 사진 자료들을 배제했다고 해요.

A. 제가 4학년 초반 때 국시가 바뀐다는 공지가 있었어요. 문제 유형이 좀 더 실제적으로 변하고 문제 수도 바뀌었어요. 2교시에 R형이라고 확장결합형 문제를 푸는데 그 수가 늘었어요. 그리고 반드시 나오는 기본항목이 있었는데 없어지고 아무데서나 문제가 출제되었죠. 이번에 평균도 예전보다 많이 내려갔더라고요. 네, (필기가) 어려웠던 것 같아요. 첫날 2교시가 너무 어려워서 2교시 끝난 후 점심시간에 시험장 사람들 사이에선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렸어요. 사실 제가 작년 기출로 공부하면서 비슷한 문제를 본 기억에 쉽게 느껴지는 것이라 생각했었기 때문에 이번 국시가 어려워진 건지 확신을 못했어요. 그런데 평균이 낮아서 어려워졌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Q. 필기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신 건 언제인가요?

A. 본과 3학년 때 국시 모의고사를 치기 한 달 전부터 중요한 과목들만 몇 개씩 보면서 공부를 했었고 4학년 때도 모의고사 전에 바짝 공부하는 건 항상 했었어요.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한 건 실기를 치고 나서예요. 3학년 때는 실습 돌기 바빠서 모의고사 직전에만 옛날 기억을 떠올리며 공부를 했었는데 아무래도 2학년 때처럼 완벽하게 공부를 하진 못했고 그때부터 KMLE 문제집을 통해서 공부를 시작했죠.


Q. 퍼시픽과 동화를 어떻게 활용하셨는지, 그리고 자세한 공부법을 말씀해주시겠어요?

A. 전 동화 위주로 공부했어요. 동화가 설명이 줄글로 되어있고 양이 많은 반면에 퍼시픽은 내용이 이해하기 쉽게 잘 정리되어 있긴 해요. 저도 동화로 공부하다가 막판에 퍼시픽도 훑어보았어요. 두 책을 같이 보면 말이 서로 다른 내용이 있는데 이때는 교과서를 찾아서 공부하고 없는 내용은 서로 보완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제한된 시간 내에 공부할 양이 많아서 두 책을 다 보기가 힘든 게 사실이에요. 앞서 말한 것처럼 3학년 때 모의고사 전에 동화로 공부를 조금씩 해놓았기 때문에 4학년 때는 시간에 쫓기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모의고사에 급급해서 공부하기보다, ‘이번 달에는 이 과목을 좀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워서 궁금한 것들을 논문과 교과서를 통해 제대로 이해하며 공부하려고 노력했어요. 기억을 유지하기 위해서 항상 전체적인 내용을 훑되, 하나씩 집중적으로 팠던 거죠. 국시는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반복이 중요한 것 같아요. 자주 보면서, ‘왜?’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며 이해해 들어가는 거죠. 그냥 외운 거랑 한 시간을 찾아보는 데 공들여서 이해하는 거랑 정말 달라요. 이 과정이 처음에는 더딘 느낌이 있기 때문에 약간 답답한데, 그래도 눈앞의 상태에 얽매이지 않고 해서 결과가 좋았어요.


Q. 시험을 위해서 하루 일과를 어떻게 짜셨나요?

A. 솔직하게 말하면, 제가 오래 공부하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주의도 산만하고 집중도 오래 못해요. 그래서 잠깐 잠깐 공부를 해요. 하루 종일 공부를 짬짬이 하긴 하는데 저녁에는 많이 놀았던 것 같아요. 몇 달간 공부하다보면 스트레스가 쌓이잖아요.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하자’ 이런 생각으로 친구도 많이 만나고 운동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Q. 시험이 가까워졌을 때는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A. 국시 1~2주 전까지는 항상 하던 대로 공부를 했어요. 얼마 안 남았을 때부터는 더 이상 욕심내지 않고 그때까지 공부한 것만 빠르게 훑으면서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작년 국시를 풀면서 문제 푸는 감각도 길러보고, 그렇게 준비했어요. 그런데 순식간에 많은 것을 복습하다보면, 막판에 자기가 하나도 모르는 것 같은 느낌이 갑자기 들어요. 기억도 하나도 안 나고. 그럴 때 정말 많이 당황해요. 그렇지만 막상 문제를 풀어보면 또 다 알아요.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준비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전날 밤까지 한 권 붙잡고 있는 사람도 있거든요. 그러면 컨디션도 나빠져요.

물론 내과나 외과 같이 이해가 충분히 필요하고 의학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과목들은 빨리 끝내놓고, 막판에 마이너 과목들(피부과, 안과, 이비인후과, 법규 등)을 위주로 외우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죠. 국시가 가까워졌을 때 모의고사를 쳐보면 내과나 외과 같은 과목들의 성적이 어느 정도 선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내용을 몰라서라기보다 학생 수준의 한계가 오는 것 같아요. 그 때부터 그런 과목들은 성적 유지에만 신경 썼어요. 저 같은 경우에, 막판에 정신과와 예방의학을 열심히 하면 성적이 더 올라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과목들 교과서를 다시 읽었어요. 전략이 잘 맞았는지 이번에 정신과에서 특이하게 원론적인 문제가 많이 나오고 예방의학도 어려웠는데 둘 다 성적이 좋았어요. 본인을 잘 이해하고 전략을 잘 세우는 게 중요해요.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를 파악하고 그걸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걸 말해요. 확실히 제가 다른 사람들보다 지식이 많다기보다 그런 걸 더 잘 파악했던 것 같아요. 시험을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계획을 잘 세워야 해요.


Q. 국시 전 모의고사에서도 성적이 좋으셨나요?

A. 4학년 때 전국 모의고사를 9월과 12월에 쳤어요. 9월에 1등을 했어요. 기분은 좋았는데... 그 때는 남들도 공부를 안 했을 때라, 순전히 운이었죠. 그랬는데 12월에 2등을 해서 저도 놀랐어요. 성적이 계속 잘 나왔지만 국시 수석을 기대하진 않았어요.


Q. 국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의 말씀을 하신다면?

A. 자주 보면서 깊이 있는 이해를 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한 원칙이라고 봐요. 사실 어렵긴 한데, 일찍 시작하면 여유가 있어서 다 해낼 수 있어요. 기초를 튼튼히 다지고 궁금한 것들을 계속 찾다보면 다른 내용을 공부 할 때도 도움이 되거든요. 이해하고 나면, 처음에는 시간이 걸려도 공부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져서 여러 번 반복하면서 보는 게 가능해져요.


Q. 이제 의대 내신을 여쭤볼게요. 어떻게 공부하셨는지, 성적이 어땠는지 말씀해주세요.

A. 제가 본과 1학년 때 3등이었고, 2·3·4학년 때 1등을 해서 결국 1등으로 졸업했어요. 원론적으로 내신도 국시와 비슷해요. 확실히 이해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전반적인 그림을 알고 기초를 잘 닦는 게 중요하죠. 잡다하게 외울 내용은 기초가 되어있으면 자연스럽게 쌓이거든요. 주변 사람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해봤는데, 이해를 먼저 하고 그 바탕 위에 암기를 하면서 공부해야 해요.


Q. 서울대 바이오소재공학부를 마치고 경북대 의전원에 들어가셨는데, 다른 과에서의 경험이 의대생활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궁금해요.

A. 다른 과 생활과 의대생활이 확실히 비교가 되는데, 전 ‘이곳(의대)이 나에게 잘 맞구나’를 느꼈어요. 여기 와서 공부가 재미있다는 걸 처음 느껴봤어요. 재미가 있으니까 궁금한 것도 더 찾아보려고 한 것 같아요. 의대생활만 해봤으면 힘든 순간이 왔을 때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난 다른 것보다 이걸 더 좋아하지’라는 생각으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바이오소재공학을 전공했다고 의대 공부에 유리한 점은 딱히 없었어요. 생명과학부를 나오신 분이라든지, 약대나 수의대 출신이라면 모를까.


Q. 인턴으로 삼성서울병원 오셨잖아요. 여기로 오신 이유와 앞으로의 포부, 꿈이 궁금해요.

A. 제가 하지 않은 무언가를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거든요. 경북대병원도 여러 분야에서 인정받는 훌륭한 병원이지만, 예전에 서브인턴도 서울 쪽에서 하고 좀 더 큰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어요. 저기 가서 배워보면 어떨까, 하는. 삼성서울병원에 전국에서 잘하시는 분들이 모이잖아요. 더 똑똑하신 분들 사이에서 많이 배우고 같이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제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아직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하고 싶은 전공으로 하나를 고르기가 어려워요. 인턴 돌면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학생 때 봤던 눈에서 벗어나 (의료현장) 가까이에서 실제로 경험하면서 뭐가 나에게 맞을까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Q. 제가 이제 예과 2학년이 되는데요. 본과생활이 정말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본과 들어가기까지 남은 1년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한 방법으로 추천해주실 만한 게 있으신가요?

A. 본과생활이 정말 힘들지만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았던 것 같아요. 도망갈 수 없으면 즐겨야죠. 물론 저는 예과생활을 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제 대학생활을 돌이켜보자면 뭔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면서 즐거운 것들을 했으면 좋겠어요. 외국 여행을 많이 다닌다든지, 외국어 공부에 재미를 붙인다든지, 악기를 배운다든지, 운동을 열심히 한다든지... 전 대학생 때 남긴 게 없는 느낌이어서 후회를 많이 했어요. 예과를 돌이켜봤을 때 ‘내가 하나 했다’라고 할 수 있는 걸 뭐든지 했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공부하다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미리 만들어놓으라는 거죠.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A. 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생명을 다루는 것에 대한 경외심 이런 거요. 그런데 본과 1학년 때 해부를 하잖아요? 처음에는 그분들한테 감사한 마음이 드는데 시간이 흐르면 도구가 되거든요. ‘이거 왜 이렇게 안 보이냐’ 이러면서. 아무튼 의대생활 재밌게 하셨으면 좋겠어요.


서예진 기자/성균관

<jasminalex@naver.com>

봄볕 따사로이 비치는 의대생 행사 소식



병원 밖의 의사들


병원 밖에서 환자 진료 이외의 일을 하는 의사들의 경험을 나누는 행사가 연세대학교 의과 대학 대강당에서 열립니다. 지난 1월 딴 짓하는 의사들의 후속 행사로 더 다른 다양한 의사들이 참여합니다. 일반적인 길을 가지 않는 의사분들의 경험을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제32회 국제의료기기 전시회


제32회 국제의료기기 병원설비전시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3월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개최된다. 

“Leading Technology, Better Healthcare”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통신을 통한 유비쿼터스 헬스케어, 환경을 생각하는 의료폐기물 시설 등 다른 산업들과 함께 융합하여 신기술,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참가비는 10,000원으로 사전 등록시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행사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청년의사 신문이 주최하는 ‘임상의를 위한 초음파 Hands on Workshop’이 열린다. 의대생도 참여할 수 있으며 선착순으로 모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