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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이색음료 및 알콜 ¿Que es este?(이거 뭐야?)


기자가 6주 동안 다녀온 남미, 우리나라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들이 사랑하고 기자에게 꼭 마셔보라고 추천한 

페루-잉카콜라, 칠레-피스코, 아르헨티나-페르넷, 브라질-과라나


지난 겨울방학 동안 본 기자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로망이자 소위 ‘여행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남미를 6주에 걸쳐서 다녀왔다. 과거보다 여행여건이 좋아지고, 특히 3년 전 tvN 인기 여행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서 페루가 소개되면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은 한국사람들이 찾고 있는 관광지이지만 지구본을 봐도 우리나라의 정반대인 남미 대륙은 여전히 가기 쉽지 않고 거의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남미를 여행하는 동안 보냈던 모든 순간들이 새롭게 다가온 자극이었고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많았지만 그 가운데서 일부내용을 의대생신문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기자가 여행하면서 거의 매일 접하였지만 한국에서는 한 번도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남미 각 국가들(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을 대표하고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음료와 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페루 - 잉카콜라>


전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코카콜라 하지만 페루에서는 잉카콜라!


먼저 소개할 잉카콜라는 페루를 가장 대표하는 음료이자 페루인들이 사랑하는 탄산음료이다. 페루의 수도 리마가 세워진지 400주년이 되었던 1935년에 판매가 시작된 잉카콜라는 색깔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데, 일반적으로 콜라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검은색을 떠올리게 되지만 잉카콜라는 특이하게 노란색을 띄는 탄산음료이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맛 역시도 콜라와는 전혀 다른데 크림소다와 비슷한 맛이 난다. 페루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여객기 혹은 페루 내 도시를 오가는 버스에서는 음료서비스로 잉카콜라를 제공하며 페루 내 식당에서도 직원들이 잉카콜라를 먼저 권할 정도로 페루인들의 잉카콜라에 대한 사랑은 유별나다. 그렇다면 왜 페루인들은 잉카콜라에 유독 관심가지고 사랑하는 걸까? 이는 잉카콜라라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페루를 대표하고 페루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역사인 잉카문명에서 이름을 따오며 민족주의를 자극하였고 그 이후 잉카콜라는 페루를 대표하는 국가의 상징이자 이미지로 자리 잡게 되면서 잉카콜라가 국민 음료로 자리잡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잉카콜라와 마찬가지로 90년대 후반 애국주의, 민족주의 마케팅으로 ‘콜라 독립’을 외치며 시장에 출시된 '815콜라'가 있었다. 글로벌기업 코카콜라에 대항하며 한 때 시장점유율이 10%대를 기록한 것만으로도 언론에서 ‘돌풍’, ‘파란’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그 인기를 표현하였는데, 페루에서 잉카콜라의 시장점유율이 40% 가까이 되는 것을 보면서 잉카콜라에 대한 페루인의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한 때 정식수입 되어 잉카콜라를 대형마트나 일부 남미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현재는 판매가 되고 있지 않다. 그럼 잉카콜라를 맛보러 한국의 대척점 남미로 가야하는 것인가? 다행히도 다른 방법으로 태양의 맛, 잉카콜라를 맛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한국에서는 구매대행이나 해외직구를 통해 구매하는 방법이 있고 이웃나라 일본은 아시아 최초로 잉카콜라가 판매되는 나라이기 때문에 일본 여행을 하면서도 남미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칠레 - 피스코>


칠레에서 꼭 마셔봐야 할 술은 ‘피스코’이다. 물론 칠레에서는 질 좋은 와인을 값싸게 마실 수 있어 와인도 유명하지만 칠레사람들에게 와인만큼이나 즐겨 마시는 술이 바로 피스코이다. 피스코는 포도로 만든 증류주인 브랜디의 일종으로 이름은 고대 잉카어로 작은 새를 뜻하는 ‘pisqu’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름의 유래에서 볼 수 있듯이 사실 피스코를 칠레를 대표하는 술이라고 하기에 논란의 여지가 많은데 그 이유는 이웃나라 페루에서도 피스코에 대한 원조를 주장하며 칠레와 갈등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페루는 ‘피스코’란 이름의 독점적 사용 권리를 주장하고 있고 칠레의 경우에는 페루와 함께 '피스코'란 상품명을 함께 사용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페루 남부지역 뿐만 아니라 칠레 북부지역에서도 피스코가 만들어졌으며 연간 피스코 생산량은 칠레가 페루의 3배, 소비량은 20배 이상으로 칠레에서 압도적으로 피스코사 생산, 소비되고 있다. 본 기사에서는 기자가 피스코를 처음 접한 곳이 칠레이며, 현지인들과 함께 피스코를 이용한 칵테일도 직접 만들어보았기 때문에 칠레로 소개하겠다. 

피스코의 탄생은 남미의 역사를 대변하는데, 피스코는 본래 원주민들에 의해 만들어진 술이 아닌 16세기 남미에 정착한 스페인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고향에서 마셨던 브랜디의 일종인 ‘오루호(orujo)’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칠레에는 수많은 브랜드로 피스코가 판매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현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추천 받은 브랜드는 바로 Alto del Carmen, Alto del Carmen에서도 Transparente라는 하얀 박스에 담긴 피스코다. 맛이 좋은 건 물론 가격도 한국 돈으로 13,000원 정도로 대체적으로 저렴하며 무엇보다 술을 마신 후 숙취가 다른 술보다 적기 때문에 많이 선호한다고 한다. 페루는 물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칵테일 바에서 피스코를 이용한 여러 칵테일을 주머니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지만 칠레는 남미에서 유일한 OECD 회원국인 만큼 상대적으로 물가가 비싸 피스코사워(Pisco Sour)나 피스콜라(Piscola)와 같은 칵테일을 접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피스콜라의 경우에는 만들기 매우 쉽기 때문에 본 기자는 피스코를 사서 직접 만들어 마셨는데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컵에 얼음을 가득채운다

2. 피스코를 얼음에 담긴 컵에 1/3정도 채운다

3. 남은 공간을 반드시 코카콜라(펩시, 다이어트 콜라는 절대 안된다고 함)로 채운다.

4. 피스콜라를 즐긴다.

코카콜라 외에도 진저에일도 넣어서 즐겨 마신다.

한국에서도 칵테일 바에서 피스코를 즐길 수 있지만 비싸다는 게 흠이다.



<아르헨티나 - 페르넷>


이탈리아가 고향이지만 아르헨티나 국민술이 된 페르넷, 콜라와 기막힌 조합


아르헨티나 역시 칠레와 마찬가지로 와인, 특히 말벡(Malbec)이 유명한데, 칠레와 아르헨티나가 와인으로 유명하다는 사실은 잘 알기 때문에 이번에도 와인 이외에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즐겨마시는 술, 페르넷을 소개하겠다.

페르넷은 사실 아르헨티나 전통술이 아닌 이탈리아가 원산지인 술이지만 아르헨티나에서 매우 유명하다. 왜 이탈리아 술이 아르헨티나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의아해할 수도 있는데, 그 이유에는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 아르헨티나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주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이주민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때 아르헨티나로 페르넷이 처음 소개되었고 이탈리아인들이 아르헨티나에서도 페르넷을 즐겨마시게 되면서 아르헨티나에서 널리 유행하게 되었다.  

가장 유명한 페르넷 브랜드는 Fratelli Branca로, 페르넷을 대표하는 브랜드인데 이 브랜드 역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만들어진다. 시중에 판매되는 페르넷 중 가장 비싸지만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많이 찾는 브랜드이다. 재밌는 점은 Fratelli Branca는 아르헨티나 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워낙 사람들이 많이 찾고 유명한 술이기 때문에 특히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관광지를 가면 Fratelli Branca 미니어쳐를 기념품가게에서 판매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Fratelli Branca이외에도 1882란 브랜드도 유명하다. 

페르넷은 페르넷 그 자체로는 잘 마시지 않는데, 술 자체는 점도가 어느 정도 있고 활명수 같이 민트향이 매우 강하게 난다. 현지인들의 설명에 따르면 과거에는 소화가 잘 안될 때 소화제의 용도로 페르넷을 마셨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예거마이스터가 원산지 독일에서는 식사 후 소화를 위해 마시거나 감기 기운이 있을 때 감기약의 용도로 마시는 것과 유사한데 이는 예거마이스터처럼 페르넷도 각종 허브나 향신료가 재료로 들어가기 때문에 약용효과가 있으며 실제로 맛도 달콤한 한약을 먹는 맛 또는 예거마이스터와 매우 유사하다.

예거마이스터에 에너지드링크를 섞어 ‘예거밤’으로 만들어 마시듯이 페르넷 역시 페르넷에 코카콜라(현지인들에 따르면 페르넷도 펩시, 다이어트 콜라와 섞어서 마시면 안된다고 한다.)를 섞어 마시는게 가장 보편적인 방법다. 페르넷-콜라는 사실 Fratelli Branca 제조사에서 1980년대 중반에 페르넷의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고안한 방법으로 실제로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중심으로 대유행을 하면서 페르넷의 인기는 더욱더 공고해졌다. 페르넷-콜라를 만드는 방법은 칠레-피스코에서 설명하였던 피스콜라를 만드는 방법과 똑같다.



<브라질 - 과라나>


뜨거운 태양 아래 정열을 지켜주는 음료, 삼바의 나라 브라질 과라나


‘브라질’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바로 정열, 삼바, 축구 등일 것이다. 놀 것도 많고 몸을 움직여서 즐길 수 있는 일들이 넘쳐나는 곳이 브라질이지만 한 낮에 35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열기에 강렬한 햇살이 내려쬐는 곳이라서 얼마 안가 금방 지쳐버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열대 기후 아래 살아가는 브라질 사람들을 위해 에너지를 충전시켜주는 국민음료수가 바로 과라나이다. 페루에서 잉카콜라와 마찬가지로 브라질 식당이나 키오스크 등 어디에서 쉽게 과라나 음료수를 찾아볼 수 있다. 과라나는 사실 음료 이름이 아닌 열매이름인데 과라나란 이름은 과라니어로 사람의 눈을 닮은 과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브라질은 세계 3번째 탄산음료 소비국가인 만큼 과라나 추출물 음료의 종류 역시 다양한데, 브라질 사람에게 가장 인기가 많고 식당에서 과라나 음료를 주문하면 백이면 백으로 나오는 브랜드는 Guarana Antarctica이다. Guarana Antarctica는 브라질 축구 대표팀 공식지정 음료로 지정된 만큼 브라질을 대표하는 음료 브랜드이다. 

이온음료도 아니라 탄산음료인 Guarana Antarctica가 축구 대표팀 지정음료라는 것에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탄산음료는 몸에 좋지 않는 음료라는 선입견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라나 열매 자체가 천연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어 섭취 시 집중력을 향상시켜주고 혈액순환을 개선해줄 뿐만 아니라 만성피로를 푸는 데도 효과적이다. 또한 과라나 열매에 있는 과라니나 성분과 크산티류 성분은 뇌기능을 활성화시켜 두뇌작용을 원활하게 해주며 장기간 복용해도 몸에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 

과라나 음료 자체는 한국에서 팔지 않기 때문에 과라나의 맛을 볼 순 없지만,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에너지음료에는 모두 과라나가 원재료로 들어가기 때문에 과라나가 들어간 음료는 쉽게 맛볼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안전청 FDA에서는 2007년 임상실험을 통해 과라나의 복용량을 늘릴수록 기억력이 좋아지고 정신이 맑아진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하였다. 시험기간이 되면 전적으로 에너지드링크에 의존하는 많은 의대생들에게는 희소식이겠지만 과다복용 시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으니 항상 모든건 과유불급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참고로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Guarana Antarctica가 직접 생산되고 있고 테스코나 웨이트로스에서 판매되고 있으니 남미가 너무 멀어서 가기 힘들 독자들이 있다면 가까운 일본으로 여행갈 때 잉카콜라도 마시고 Guarana Antarctica도 마시면서 남미 여행의 아쉬움을 달래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민 기자/가천

<franky777m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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