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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이야 안녕

115호/문화생활 2017. 6. 12. 00:14 Posted by mednews

착한 아이야 안녕


당신은

- 자신의 필요에 앞서 타인의 필요를 우선시하는 편인가?

- 실제로는 못하겠다고 느끼면서도 부탁을 받으면 받아들이고 마는가?

- 자신이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한계선이 어디까지인지 정확히 아는가?

- 감정을 꾹 눌러두었다가 혼자서 우울해하거나 혹은 한꺼번에 분노를 터뜨리는가?

- 두통이나 요통, 갑작스러운 복통 같은 증상을 자주 경험하는가?

- 당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거나, 그것을 남에게 요청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가?

- 아무도 당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알아주거나 배려해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가?

- 당신이 받아야 한다고 느끼는 것보다 적은 것이 돌아오더라도 적당히 포기하고 마는가?


만약 위 질문들 중 대부분에 ‘그렇다’라고 대답했다면 당신은 자기 자신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당신이 충분히 가지 있는 존재이며 당신의 감정과 욕구가 소중하다는 사실을 배워나갈 때이다. 아플 때처럼 자기 몸과 삶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 당신은 당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당신은 모두에게 모든 것을 다 주는 사람이 될 필요가 없다. 다른 사람보다 당신 스스로를 먼저 돌보아도 괜찮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어디였을까?


당신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가르쳐준 사람들은 당신의 가족이다. 당신이 건강한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당신 가족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체계 잡힌 가정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었다. 어린 시절 당신이 받은 메시지들은 내면의 계약으로 발전했다. 건강한 메시지는 건강한 계약을, 건강하지 못한 메시지는 건강하지 못한 계약을 만들었다. 계약은 대체로 가족의 필요와 기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당신이 계약에 맞추어 행동하면 가족으로부터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과 함께 자랐다. 그 계약은 당신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심적 경향 또는 행동 원칙이 되었기 때문에, 당신은 그에 따라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당신은 어린 시절의 계약들에 기초해 비슷한 계약들을 만들며 살아가고, 그에 맞추어 행동하려고 여전히 애를 쓴다. 스스로를 좀먹는 부정적인 계약들로부터 해방되어 변화하기 위해서는 내면에 존재하는 아름답지 못한 것들과 마주할 용기와 의지가 필요하다.


사랑받기 위해 착한 아이가 된 당신은 당신 안의 울고 있는 어린 아이를 만나야 한다. 어린 시절을 지내오면서 당신을 따라다니는 불안과 상처, 좌절에 대처하기 위해 당신은 스스로를 보호할 나름대로의 대처방식을 개발해냈다. 다시는 어느 누구도 당신에게 상처를 주지 못하도록 마음속에 감정의 벽을 단단히 쌓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 벽 뒤에 숨어 있는 한, 당신은 당신이 가장 원치 않는 것만을 계속 불러들이게 된다. 다시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가 개발해낸 계약을 충실히 따름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경험했던 것들을 끊임없이 재생산해서 자기를 괴롭히는 사람이 바로 당신 자신이라는 것을 당신은 모른다. 어린 시절 당신의 모습을 떠올려, 당신 내면의 아이를 껴안아 주어야 한다. 아이에게 다가가서 아이를 만나고, 안아주고, 위로와 사랑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을 받고, 그 아이 또한 손을 내밀어 당신을 안아주는 것. 이 연습을 통해 당신 자신을 받아들이고 보듬어야 한다.


상처받은 내면의 아이를 충분히 안아주었다면, 마음을 열어 그 아이와 결별할 시간이다. 치유 과정의 진정한 목표는 당신 자신과 당신의 삶을 받아들이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 있다. 목표를 달성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보는지를 신경 써서 그들에게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증명해 보일 필요가 없다. 당신이 스스로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는지, 당신이 어떨 때 만족을 느끼는지가 중요하다. 지금 내 모습 그대로 충분해. 나는 좋은 사람이야. 나는 사랑 받을 자격이 있어. 나는 내 자신이 믿음직스러워. 나는 내가 옳다고 느끼는 대로 결정하고 그에 따라 움직여. 나는 내가 기쁘고 즐거운 일, 내 자신에게 유익한 일을 해. 당신이 되기 원하는 바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연 상태라면, 당신은 자신을 아주 잘 존중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의지해서 그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려고 해왔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이 아닌 당신의 목소리이다. 먼저, 스스로의 생각과 느낌을 분명히 알기 위해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가만히 느끼고 의식해 본다.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파악하고 구분할 수 있게 되면, 그때부터는 자신의 고유한 목소리를 듣고 받아들일 수 있다. 이제 연습을 통해 당신의 고유한 목소리를 더욱 키워나가도록 한다. 마음속의 어떤 목소리가 당신에게 상처를 줄 때, 당신도 그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당신의 진실한 목소리로 그 목소리를 잠재우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나간다. 이번에는 당신의 목소리로 남과 대화하여, 당신의 생각을 말하고 당신이 필요한 것을 요구하고 당신이 누구인지 드러낼 권리가 당신에게 있음을 알린다. 이후 상처받은 어린 시절 목소리를 떠나보내고, 당신의 목소리를 신뢰하고, 마지막으로 그 목소리와 늘 함께 지낸다.


생각이 지닌 힘은 강력하다. 그만큼 믿음의 힘도 강력하다.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튼튼한 마음의 회복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더욱더 믿음의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건강하지 못한 계약들을 깨뜨리고 건강한 계약을 만들어, 새롭게 깨어난 자아와 마주한다. 이제 당신이 무엇을 믿을지 스스로 선택한다. 당신의 삶을 스스로 계획 세워 만들어나간다. 당신의 현실은 당신이 선택하는 것이다. 당신이 존재하는 바로 지금 여기를 살며, 사랑과 웃음과 함께하며, 스스로를 축하하길.


서예진 기자/성균관

<jasminale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