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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 미치는 ‘김영란법’의 모순

 

 

 

대한민국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접대문화와 청탁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발안되었던 ‘김영란법’이 오는 9월 28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부정 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미치는 영향은 의료계에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논란의 화두, ‘김영란법’

 

 

‘김영란법’에 따라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국공립병원 교수 및 의사, 지방의료원 및 보건소 의사, 공중보건의사, 학교법인이 설립한 병원 교수 및 봉직의사들이 ‘김영란법’의 적용대상이 된다.
해당 법률은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을 불문하고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매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제공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금액 이하라고 하더라도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는 경우 받은 가액의 2~5배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김영란법’이 의료계에게 미칠 영향
논란이 되어왔던 부분은 사립학교의 교직원뿐만 아니라 임직원까지 법의 적용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었는데,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법률의 적용대상을 넓게 해석하는 부분에 대해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 결과 개인이 속한 병원에 따라서, 같은 병원소속이여도 신분에 따라서도 법의 대상에 적용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법의 적용대상은 규정하는 대상에 속하는 기관 내 모든 근로자들로 확대되게 된다. 즉, 법의 적용 범주에 속하는 의료기관과 근로계약을 맺었다면 인턴이나 전공의도 마찬가지로 법 적용을 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법인 소속 교수, 의사, 전공의 모두 이 법의 적용 대상이 된다.
하지만 공익재단에서 설립한 협력병원 봉직의사나 전공의들의 경우엔 이야기는 달라진다. 현재 우리나라 의과대학 수련병원 중에는 학교법인이 아닌 사회복지법인이나 협력병원체제 자격을 유지하는 곳이 상당수이다. 대표적인 병원이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인데, 이들 의료기관 내에는 각각 성균관의대와 울산의대 소속 전공의가 근무하고 있지만 학교법인이 아닌 곳에서 근무하고 있으므로 이들 전공의는 ‘김영란법’에 적용받지 않게 된다. 반면 이들이 성균관의대 학교법인 소속인 삼성창원병원과 울산의대 소속인 울산대학교병원에서 근무하게 된다면  ‘김영란법’ 적용대상이 되게 되는 것이다.

기존의 청탁방지법과의 기준 상충, 의료계 혼란 가중

기존에도 의료계 전반의 청탁을 방지하기 위한 의료법 및 약사법, 의료기기법등이 이미 시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시행되는 법과는 다소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에 의료계에 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의료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제품설명회에서 10만 원 이하의 식음료를 제공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으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3만 원 이하의 식사만을 허용하고 있다.
또한 최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제약사는 의사 1인에게 강연료와 자문료를 지급할 수 있는 기준을 연간 300만원으로 설정하기로 방향을 정하고, 공정경쟁규약과 공정경쟁규약세부운용 지침 개정안에 마련하기로 했으나,  이 법에 따르면 사립학교 교직원의 경우 시간당 100만원까지의 강의료로 제한된다.

 

‘김영란법’ 이대로 좋은가

대한민국의 청렴한 문화를 법제화 하겠다는 의도로 합헌된 ‘김영란법’은 의료계 뿐만 아니라 전 공공기관과 관련업계에 큰 부담감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좋은 의도로 만들어진 이 법이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법의 핵심인 ‘직무관련성’과 ‘적용대상의 기준’에 대해 현재까지도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무고한 범법자가 만들어지는 희생이 없기 위해서는 법안이 시행되기 전에 명확한 기준마련이 시급할 것이다.

 

 

 

황현화 기자/서남
<sally91991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