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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세계의 의학 유적지로!

107호/의대의대생 2015. 10. 27. 15:16 Posted by mednews

가자, 세계의 의학 유적지로!

 

개강한 지 얼마 된 거 같지도 않은데 어느덧 달력은 10월을 가리키고 있다. 곧 있으면 한 학년이 끝난다는 설렘과 함께 어디선가에는 벌써부터 방학에 동기들이나 친구들과 떠날 여행 계획을 세우느라 한껏 들뜰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해외여행을 생각한다면, 단기간에 핵심적인 곳들을 돌아보기 위해 나름 알차게 여행일정을 잡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여행도 의대생답게 해 보자. 의학을 배우는 것은 단지 강의실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하지 않는가? 여행 중에도 충분히 의학을 몸으로 느껴볼 수 있다. 아직 의학의 바다에 출항하지 않은 의예과 학생도, 망망대해 어디선가 폭풍처럼 흔들리고 있을 의학과 학생과 의학전문대학원생들도 지구 곳곳에 숨겨진 의학 유적들을 방문한다면 그 자체로 마음속에 그리고 있던 보물과 같은 존재, 또는 그 폭풍 속에서 만난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로 각인 될 것임이 분명하다. 동선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여러분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에 있는 유적지 세 곳을 모아봤다. 의학이 여러분의 여행을 사로잡을 때 이곳들을 한 번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태국 방콕의 씨리랏 법의학박물관 (Siriraj Medical Museum)

 

이곳에 가면 여러분도 드라마 싸인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영어로는 의학박물관이지만 실제로는 기형아와 중범죄자들의 시신을 해부, 포름알데하이드로 처리하여 전시해놓은 해부학 및 법의학 박물관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알려진 법의학박물관이며, 특히 태국에서 유래한 샴 쌍둥이(Siam Twins)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 전시하고 있다. 아직 해부학을 배우지 않았을 예과 학생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곳이고, 해부 실험실에서 보기 힘들었던 표본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에 의대생 모두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태국 방콕 시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외국인은 입장료 200 바트(한화로 약 6천원)를 받고 있다. 시신 공여자의 존엄성을 기리기 위해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주소 : 2 Prannok Road, Bangkok Noi, Bangkok, Thailand

 

 

 

프랑스 파리의 파스퇴르 박물관 (Musee Pasteur)

 

파스퇴르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으리라. 어렸을 땐 실생활 상표로써, 학생 때는 생물속생설과 살균법으로 친숙했을 파스퇴르의 생애와 실제 업적들을 정리해 놓은 박물관이 파스퇴르 연구소 산하 기관으로 관리되고 있다. 1936년 파스퇴르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설립되었으며, 파스퇴르가 사망하기 전 몇 년 동안 지냈던 곳을 개조하여 박물관으로 바꿔 놓았다. 이곳에서는 파스퇴르가 실제로 실험에 썼던 기구들과 실험 방법, 결과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박물관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에 부담가질 필요 없이 가볍게 둘러볼 수 있는 유적지이다. 또한 파스퇴르 박물관이 파스퇴르 연구소 내부에 자리 잡고 있어 지금까지 10명의 노벨 수상자를 배출한 이 연구소를 같이 돌아보는 것 또한 색다른 매력을 맛볼 수 있다. 입장료는 7유로(한화 약 9천원)이며 파리 지하철 Pasteur역에서 내리면 바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주소 : 25 rue du Docteur Roux 75015 Paris, France

 

 

 

 

프랑스 카이세르스베르크의 알베르트 슈바이처 생가 (Albert Schweitzer Haus / Maison Albert Schweitzer)

 

지역 이름을 듣고 생소한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카이세르스베르크라는 곳 자체가 작은 마을이라서 접근성이 용이하지는 않다. 하지만 카이세르스베르크는 프랑스 알자스 지역에 위치해 있어 독일과 스위스 국경에서도 얼마 멀지 않은 곳이다. 유럽에서 기차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충분히 가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바로 이곳에 역사상 가장 존경받은 의사이자 신학자, 철학자였던 알베르트 슈바이처의 생가가 자리 잡고 있다. 생가 옆에는 1981년 슈바이처를 기리기 위해 박물관으로 개조한 건물이 있다. 이곳에는 슈바이처의 사진들과 각종 문헌들, 유품들을 전시해 놓았다. 특히, 그가 아프리카에 병원을 설립하기 위해 독일에서 오르간 연주 투어를 하던 당시의 사진들과 아프리카 콩고공화국 랑바레네 지역에 건립한 슈바이처 병원의 초창기 모습을 담은 사진들도 감상할 수 있다. 박물관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규모에 비해 훨씬 작기에 어쩌면 큰 볼거리를 생각하고 간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구 위에 남겨진 위대한 영혼의 발자취를 느껴보고 싶다면, 이곳은 놓쳐서는 안 될 필수 코스 중의 하나이다. 특히 해외 의료봉사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 방문해 보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주소 : 126 Rue du General de Gaulle, 68240 Kaysersberg, France

 

여행, 즐기러 가고 맛있는 음식 먹고 쉬러 가는 의미가 크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위에다 의학이라는 토핑을 살짝 얹어준다면, 여러분이 구워 낸 여행이라는 피자는 그 누구보다도 럭셔리한 결과물이 되어 있을 것이다. 꼭 위에 추천한 곳이 아니더라도 여행 중에 예기치 않게 의학 관련 유적들을 접할 기회가 많을 것이다. 그 기회가 온다면, 일정에 쫓겨 서두르지 말고 그 기회를 음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영민 기자/한림
<leeyeongmin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