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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다이어리

92호(2013.04.23)/문화생활 2013. 5. 12. 23:10 Posted by mednews

“남에게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는 거야”

 

김두식 저 <불편해도 괜찮아>는 영화를 통해 바라본 인권에 대하여 다룬 책이다. 글쓴이가 다룬 여러 인권 중에서 특히 장애인에 대한 내용은 나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같다고 보는 시각을 지향하고 대중매체에서 장애인을 착하게 미화시키거나 무능한 사람으로 여기는 것은 지양한다고 말했다. 최근 방영하는 노희경 작가의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보면서 다시 한번 장애인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이 드라마에는 어릴 때 시각을 잃게 되어 시각장애인이 된 오영이 등장한다. 노 작가는 장애인을 미화시키지도, 무능한 사람으로도 그려내지 않기 위해 그녀를 수영과 달리기를 하고 하이힐을 신고 화장을 하는 여성의 모습으로 그려낸다. 처음 오영의 하이힐 신은 장면이 공개되었을 때 대중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하였지만, 실제로 시각장애인의 교본에는 화장하는 법, 하이힐 신는 법이 쓰여 있다고 노 작가는 반박했다. 오히려 현실성 논의를 제기한 대중이 시각장애인은 하이힐을 신을 수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장애인들이 갖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그들은 할 수 없어’ 또는 ‘장애인은 약한 존재이므로 도와주어야만 해’라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편협한 생각은 위의 사례와 같이 장애인들에게 편견의 누명을 씌우게 된다.
우리는 신체적 장애를 가진 장애인들은 비장애인과 ‘그 장애’를 제외하고는 같음을 깨달아야 한다. 자신을 아무 것도 못하는 갓난 아기처럼 대하는 것을 좋아할 성인이 어디 있겠는가. 실례로, 나는 선천적 청각장애인 학습도우미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는 입 모양을 보고 말을 알아 들으며 목소리를 내는 훈련도 하여 전혀 청각장애인 같지 않았다. 나에게 그는 그냥 친구 중 한 명이었다. 물론 입 모양을 보는 것만으로 수업을 듣는 것을 버거워했지만 다른 면에 있어서는 정말 내 도움이 필요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비장애인에게 맞추어진 사회가 장애인들에게는 많이 불편할 것이다. 조금 덜 불편을 느끼도록, 나아가 더 편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우리들이 도와주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 장애인을 도우려는 우리는(비장애인이든 장애인이든) 성심성의를 다해 도와주려는 마음을 갖추어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 비장애인 모두가 후천적 장애를 가질 수 있는 ‘예비 장애인’이다. 나와는 관계없다는 태도보다는 나만큼 삶이 편리하도록 그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생각을 가져보면 좋겠다. 바로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그 대상이 장애인이라고 해서 대접이 달라질 이유는 없지 않은가.

 

강수진 기자/전남
<pi1125@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