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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계열 국가고시 준비 양상 비교

 

얼마 전 10월 2일. 국시 100일 행사로 학교가 떠들썩했다. 후배들의 국시 100일 선물과 응원을 받으며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고, 풀어졌던 마음을 다 잡으며, 공부하고 계실 선배님들. 선배님들은 어떻게 국시 준비를 하셨을까? 또 다른 의약계열 과들은 어떻게 국시준비를 하고 있을까? 의대, 치대, 약대, 간호대의 국시 준비 양상을 비교해보자. (시험일정, 발표일, 응시료, 시험과목 2013년 기준/합격률, 응시인원 2012년 기준)

 

의대 국시 준비 양상

 

국시 준비는 개인차도 크지만 학교별 커리큘럼에 따라 차이가 커요. 실습이 5월초에 끝나는 곳부터 9월 중순에 끝나는 곳까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준비 양상이 다르죠. 실습을 일찍 마치는 학교는 여행을 가거나 쉬다가 시작하는 경우도 있어요. 반면에 9월 중순에 실습이 끝나는 학교는 실습 도중에는 체력과 시간상의 문제로 국시를 제대로 준비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빠르면 3월부터, 보통은 6월부터 미리 조금씩 봐두기도 하고요. 그러다 실습이 끝나면 수험생 모드로 들어가는 식으로요.
실습이 끝나면 학교에서는 하루에 3~4시간 수업해요. 정리 위주로 수업하는 교수님도 있고, 아닌 분도 계시구요. 졸업고사랑 컨소시엄을 봐서 성적 낮은 사람들만 재시 수업형식으로 하기도 해요. 사실 수업이 생활리듬 유지하는 정도로 출석체크도 안 해서 갈 사람만 가고 안 갈 사람은 안 가고 그래요. 퍼시픽 읽고 필요한 부분 정리가 국시 준비 핵심이죠. 
공부 방법은 사람마다 다른데 스터디를 조직하기도 하고 혼자 하기도 해요. 어떤 학교는 학장님이 스터디를 모두 짜서 제출하라고 하셔서 모두 스터디를 하기도 하고요. 사실 스터디는 지식 습득보다는 공부하면서 힘든 점에 공감하고 안심하기 위해 해요. 하지만 아무래도 국시가 다가올수록 혼자 공부하게 되는 거 같아요.
의대 국시는 필기 말고 실기도 긴 기간 동안 나눠서 보게 되는데요, 보통 학교에서 1주일에 한 나절씩 준비하게 하는 과정이 있어요. 평소에 연습하던 거라 부담이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같은 날 시험 보는 사람들끼리 팀을 짜서 기자재 빌려다가 1~2주 정도 따로 준비하기는 해요.
그 외에 준비하는 건 영어 점수에요. 토익 점수가 좋으면 가산점이 있어서 수련 받고 싶은 병원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거든요.

 

치대 국시 준비 양상

 

대개 일반적인 치과대학의 경우, PK 및 원내생, ST case(원내생 진료)가 정리되어야 본격적으로 국시 준비를 시작하게 됩니다. 실습 때는 바쁜 실습 일정에 치여 공부하기가 힘들거든요. 각 학교마다 수업과 실습이 끝나는 시기가 다른 데 보통 9월 전에는 다 끝나서 빠르면 8월, 늦어도 9~10월 사이에는 시작을 해야 합격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요. 개인마다 준비 기간을 다르게 잡는 사람도 많은데, 전공의 수련을 대비하는 학생들의 경우 국시 준비 보다 병원생활을 중시해서 준비가 늦기도 해요.
학교에서는 학장님이 셀 수 없이 많은 모의고사로 압박도 많이 주시고, 교수님들이 없는 시간을 내셔서 많이 가르쳐 주세요. 하지만 이것도 학교마다 다르겠지요. 스터디는 보통 하는 편이고요.
책은 교과서, 가이드라인(국시 기출문제 모음, 해설, 교과서 정리), 학습부 자료(각 대학 학습부가 압축 정리한 자료) 이 세 가지로 공부를 해요. 국시 문제는 과목별로 정해진 책에서 출제되니까 교과서는 보통 그 책으로 통일되고, 각 대학별로 졸업 준비 위원회 또는 학습부가 따로 있어서 대학별로 책을 만들고 각 대학이 모여서 상의 후 자료와 예상 기출 문제를 내놓습니다. 학습부는 본3이 하는 학교도 있고, 본4 중 잘 하는 사람이나 자원하는 사람들 위주로 요약본과 필기로 자료를 만들어요. 치대도 졸업 후 수련을 하기는 하지만, 의대보다는 선택 사항인데다 국시 성적이 크게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경쟁 구도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자료를 같이 만들고 서로 도와가면서 하는 게 가능한 거 같아요.
치대는 각 지역에서 시험을 보는 게 아니라, 모든 치대생들이 서울 한 학교에 모여서 보게 되요. 그래서 지방에 있는 치대생들은 시험 며칠 전에 서울에서 몇 명씩 같이 호텔에 방을 잡고 공부하다가 시험을 보러 가요. 잠자리도 익숙해지고 페이스 맞추려고요. 이때 숙소에서 최종 정리 자료를 나눠주게 되는데 이걸 받아 한번 보고 가려고도 미리 올라오죠. 흔히 호텔 스터디라고 하는 게 이거에요.

 

약대 국시 준비 양상

 

전국에 20개 약대가 있고 당연히 학교별로 준비 방법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다수인 서울소재 모 학교를 제외하곤 어느 정도 표준적으로 이뤄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약사고시는 총 12개 과목으로  1과목당 40% 이상 맞추지 못하거나, 총점 60%에 미치지 못하면 탈락하게 됩니다. 타 보건의료인 국가고시에 비하여 과목이 12개로 세분화되어 있어 과락 비율이 높은 편이에요. 학교마다 차이가 있긴 하나 본격적인 공부는 9월을 전후로 시작합니다. 여유 부리는 친구들은 추석이 지나고 시작하기도 하고 배짱 좋은 친구들은 기말고사가 종료되는 11월에 시작하기도 합니다. (대학원 진학 혹은 MEET, DEET에 더 비중을 두는 친구들은 늦게 공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가고시 모의고사를 진행하거나 과목별 특강을 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성적이 부진한 수험생의 경우 지도교수의 면담이 이루어지고 스터디에 강제 편입됩니다. (보통은 생화학, 약물학 등 기초가 튼튼해야 이해할 수 있는 과목들 위주로 친한 사람들끼리 자연스레 구성되고요.) 국시공부에는 학교 측보다 학생들이 조직한 졸업준비위원회의 역할이 큽니다. 졸업준비위원회는 각종 SUMMARY와 문제집을 비롯해 국시에 관한 많은 정보를 공유하는 등 학생들의 국시 합격에 많은 도움을 주곤 합니다.
한정된 시간에 집약적인 공부를 해야 되는 국가고시 공부의 특성상 교과서를 들여다 보는 수험생은 극히 일부이고, 보통 앞서 말한 각 대학의 각 과목 분과회에서 출판한 SUMMARY와 문제집을 중심으로 공부합니다. SUMMARY 혹은 소스라고 불리는 이 자료는 예전부터 선배들에게서 물려받은 것도 있고, 정리 잘하는 사람들이 정리한 것을 복사해서 만들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이 자료로 공부하고 분과회 문제집을 통해 실력을 확인하곤 합니다. 20개 약학대학 졸업준비위원들로 구성된 졸업 준비 위원회에서는 여름부터 각종 과목별 SUMMARY와 문제집, 출제정보를 서로 공유하는데 이 자료도 꼭 보고 들어가는 자료입니다. 약대는 국시가 그냥 면허증 자격시험이고, 약국을 제외한 다른 곳이나 제약회사에서 일하려면 약시 점수보다는 학부 점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약시에는 경쟁이 크게 없습니다. 상대평가가 아니라 자격증 시험일뿐이니까요. 물론 약국을 잘 하려면 공부를 더 해야겠지만요.
다만 암기가 중요시되는 과목의 경우 워낙 외울 분량이 많아 이야기를 지어내 암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라틴어 학명을 필수적으로 외워야 하는 생약학과 미생물학의 경우 웬만한 이야기로는 학명과 성분 등을 연상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19금 내용이 주를 이루는 스토리를 전개시키는 극약 처방을 내리기도 합니다.) 유기의약품제조학의 경우 복잡하게 생긴 유기구조식을 통째로 외우다 보니 앞서 언급한 19금 스토리를 그림을 통해 시각화해서 암기합니다. 

 

간호 국시 준비 양상

 

국시준비는 실습 끝나는 시기에 따라, 또는 학교별, 개인별로 다르겠지만 보통 두세 달 전부터 슬슬 시작해서 한 달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요. 학교 실습이 11월 중순쯤에 끝나는 데 2주정도 후에 학교 시험을 보고 12월 초에 학기가 마무리 되거든요. 들어가는 병원은 학점, 영어성적, 봉사활동, 자기 소개서, 병원에서 하는 인적성평가, 면접으로 8~9월이면 최종합격이 벌써 다 결정되기 때문에 국시 패스만 하면 병원도 최종 합격이에요. 국시 끝난 후에는 거의 바로 병원 OT가 시작되구요. 국시에서 떨어지면 면허가 없으니까 병원에 합격했어도 꽝이기에 국시는 꼭 붙어야 하지만, 국시 성적에 연연하진 않아요. 스터디는 도서관 출석을 서로 확인하려는 용도로 했고, 모의고사는 학교에서 3번 정도 봤어요. 시험을 학교 지역에 따라 다르게 보는 점은 의대와 같네요.

각 과의 특성상, 또는 학교와 개인별로 준비 양상이 다르지만, 모두 같은 마음은 무사 합격! 지금 이 시간에도 열심히 공부하고 계실 선배님들을 응원합니다. 모두 힘내세요!

 

- 이 기사는, 일부 국시 준비 학생들과 졸업하신 선생님 몇 분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 되었기에 각 학교나 지역, 개인에 따라 상세 내용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한의대 국시 준비 과정은 정보원을 구할 수 없이 부득이하게 생략합니다.)

 

박상아 기자/을지
<ann1208@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