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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멀고 시험은 가까운 우리네들을 위한 “메모라이”

 

오동통한 슈크림을 먹으며 심하게 프리하게 이 글을 쓴다. 시세가 오른 갑오징어의 뇌막을 뜯고, 뇌신경과 척수신경을 결합해 보니, 부교감신경이 억제되어 멜론맛 스무디가 덜 땡겼다. “아, 드러워!, 여긴 미친 코너야!”>

 

때는 2012년, 야심한 밤 글월 한 줄을 정성스레 써서 신문 아이템 제출에 올렸다. 편집장 가로되, “이 괴이한 글월은 무엇을 의미하는고?” 차분히 답하길, “Neural Crest 넘버링을 의미하나이다.” “어찌하여 그렇단 말인가?” “오동통은 Odontocyte, 슈크림은 Schwann cell, 심하게 프리는 Sympathetic chain and preaortic ganglia.......” “오호 통재라, 그대의 신묘한 재주를 이곳에서만 썩힐 순 없으리라. 어서 의대생신문(醫大生新聞)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리도록 하여라.”
라고 하여 이 기사를 쓰게 되었다. 그러나 배운 것은 해부학·생화학·생리학밖에 없는 비루한 본과 1학년생이 심오한 암기의 지혜를 깨닫기에는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그 때, 편집장이 “메모라이” 라는 말을 건넸다.

 

외우는 백과사전 메모라이

 

메모라이(http://memori.co.kr)는 ‘외우는 방법을 소개하는 백과사전’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클릭해서 들어 가보면 체계적인 ‘암기법’들이 정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메인 페이지에서는 최근에 등록된 각종 암기법들과 그림이 있는 암기법, 평점이 높은 암기법을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 좌측에는 암기법들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카테고리별로 찾아갈 수 있도록 분류를 해 놓아서, 원하는 암기법이 있는지 체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키워드 검색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보통 암기법들은 친한 선배들을 통해 구전해서 내려오는 것이 보통이다. 암기법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을 뿐더러, 각자의 취향마다 암기법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암기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는 생각은 쉽게 하기 힘들다. 하지만, 메모라이는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전국 의대생들의 암기법들을 공유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함으로써 날마다 시험 준비로 정신없는 의대생들에게 효율적인 암기를 가능케 하고 있다.

 

의대생의, 의대생에 의한, 의대생을 위한

 

메모라이는 의대생이 만든 사이트다. <사이트 이념>에서는 “앎이라는 것은 짤막한 지식들을 외우고, 그 원리를 파악하고, 다시 그것들을 통합하면서 이루어집니다. 세상에는 방대한 지식을 나열하고 설명하는 책은 많지만, 그것을 외우고 통합하는 마지막 단계는 공부하는 사람의 몫으로 돌아가기 마련입니다. 이 사이트는 그 마지막 단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료를 모아서 공유하기 위해 출발했습니다.” 라고 사이트의 정체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 밑에는 “국가고시 44일을 앞둔 2008년 11월 25일, 서울대 의학과 4학년 안상진”이라고 쓰여 있다.
메모라이는 사이트 이념에 맞게, ‘암기법의 공유’를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간단한 인증절차를 통해 회원가입을 하고 나면, 메모라이에 있는 여러 암기법들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또, 자신만의 암기법을 등록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무료문자’ 기능을 지원하여 검색한 암기법을 손쉽게 휴대폰으로 전송할 수도 있다.

암기가 싫고, 어렵고, 짜증난다면 메모라이를 적극 활용해 보도록 하자.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의대생들의 애환이 녹아든 암기법들을 읽어 가면서, 잠깐의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허기영 기자/서울
<zealot648@e-mednew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