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야독의 메청캠에 다녀오다
Chapter 0
들어 보셨나요? 메청캠
메청캠은 ‘삼성메디슨-청년의사 자원봉사활동 체험캠프’(이하 메청캠)의 줄임말로 2007년 1회를 시작으로 2012년 올해 6번째를 맞이했다. 메청캠은 전국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만 참가할 수 있는 4박 5일의 캠프로 이번 참가자들은 국내 유일의 중증 장애 아동 전문 병원인 ‘서울특별시어린이병원’과 ‘청풍호노인사랑병원’에서 봉사활동을 체험했다. 캠프 총괄자인 박재영 청년의사 편집주간은 메청캠을 “낮에는 열심히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밤에는 여러 선생님들로부터 자원봉사활동에 관한 공부를 하는, 즉 주경야독(晝耕夜讀)의 캠프”라고 소개했다.
Chapter 1
의대생, 봉사를 체험하다
필자는 ‘서울특별시어린이병원’에서 중증에 속하는 환우들의 병동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그 때문에 환우들과 눈을 마주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무기력함을 느끼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이것은 지금까지 해왔던 봉사 활동과는 차원이 다른 체험이었다. 일례로 뇌성마비로 수 십년 동안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한 채 누워있기만 했던 환자를 보면서 안쓰러운 마음이 들면서도 이러한 식의 연명치료가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조심스럽게 해보았다.
또한 필자는 이미 의료인인 선배들의 진료행위와 환자들을 대하는 태도 등을 보면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일례로 ‘청풍호노인사랑병원’에 봉사활동을 오신 한 비뇨기과 의사선생님께서는 할아버지 한 분을 진료하는데 거의 20분에 가까운 시간을 할애하시며 환자와 소통하시고 진료기록부 한 장을 빼곡히 기록하셨다. 지금까지 병원에서 10분 이상 진료를 받아본 적이 없던 필자는 ‘앞으로 저 분처럼 진정으로 환자와 교감하면서 진료할 수 있을까. 본받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경외감마저 느꼈다.
Chapter 2
의대생, 다양한 분야를 모색하다
메청캠에 강의를 하러 나오신 분들 중에는 색다른 이력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았다. 남들은 공보의나 군의관일 때 ‘국제협력의사’로 군복무를 해결하신 안과 의사 선생님,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시는 정신과 의사 선생님, 종양내과를 하시다가 인권의학을 연구하시는 선생님, 의사 대신에 신문사 일을 선택하신 선생님, 파워블로거로 활동하시는 선생님, 매년 수차례 해외로 봉사활동을 나가시는 안과 의사 선생님 등이셨다. 대다수의 의대생은 의대를 졸업하면 대학병원의사 혹은 개원의사로 살아갈 것을 생각하지만 필자는 그렇지 않은 다양한 삶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분들의 강의를 듣고서 자원봉사의 의미에 대해 곱씹어 볼 수 있었고, 의사이지만 의사가 아닌 다른 삶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Chapter 3
의대생, 의대생을 만나다
메청캠을 통해 공부하느라 바쁜 의대생들이 다른 의대생들을 만나서 서로 인연을 만들 수 있었다는 점은 필자를 즐겁게 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사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또 있겠는가! 처음 만남은 어색함 그 자체였지만 함께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함께 어르신들을 위해 재롱잔치를 준비하면서, 그리고 촛불의식을 통해 공감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 친해질 수 있었다. 캠프 해단식 후에도 참가자들과 더욱 친해질 수 있었던 뒤풀이도 있었고, 이후 각 조별모임, 전체모임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 4박 5일간의 짧은 만남을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Chapter 4
의대생, 우리에게 남은 것은?
이번 캠프에 참여한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본과 2학년 서희경 씨는 “우리나라에 중증 장애 환우를 위한 시설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예비의사로서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하여 진지한 관심을 갖게 된 소중한 계기였습니다. 앞으로 삶에서 제가 추구해야 하는 가치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캠프였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고, 서울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1학년 김경철 씨는 “어린이 병원이나 노인 병원은 학교실습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메청캠은)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르신들과 말벗도 해 드리면서 노인 의료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습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메청캠 해단식을 하면서 캠프 참가자가 1% 기부 서약을 하는 행사가 있었다. 물론 이 서약을 잘 이행하는지 감시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서약서에 사인을 한 것만으로도, 아니 이 메청캠에 참가했다는 것만으로도 필자는 우리 예비의사들이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어떤 식으로라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를 할 것이라고 감히 생각해본다. 그것이 메청캠이 필자에게 준 교훈이기 때문에.
강상준 기자/서남
<myidealis@e-mednwes.org>
'88호(2012.09.10) > 의대의대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SCOPE, 첫걸음 어땠나 (0) | 2012.09.10 |
---|---|
“저 역시 여러분과 같은 의사입니다.” (0) | 2012.09.10 |
KMLE 검색 엔진 운영자, 박용구씨를 다시 만나다 (0) | 2012.09.10 |
개인정보 유출의 사각 지대 - PK를 믿습니까? (2) | 2012.09.10 |
의대생스포츠 단신 (0) | 2012.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