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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아래 모인 한인의대생들의 허브, GKMSO

세계한인의대생연합 사무총장 신현도 씨 인터뷰

 

우리나라 의대생은 총 몇 명일까? 의대생 신문의 독자라면 ‘2만명’을 상상할 테지만, 실은 그 이상이다. 미국, 호주, 유럽, 중국, 일본 등 외국 의과대학을 다니는 한인 의대생은 약 2800여명. 국내 의대생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하는, 결코 적지 않은 규모이다. 최근 전세계 각국의 몇몇 의대생들을 중심으로 ‘한국인’이라는 공통분모 위에 국내외 한인의대생들을 한데 엮어주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그 중심에는 2011년 한국에서 열린 KAMA-KUMSA 컨벤션에서 발족한 세계한인의대생연합(Global Korean Medical Student Organization, 이하 GKMSO)이 있다. 그 속사정이 궁금해 GKMSO의 현 사무총장인 신현도 씨를 인터뷰했다.    

 

Q. 먼저 GKMSO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려주세요.
A. 처음에는 호주에 있는 한인의대생을 중심으로 뉴질랜드, 한국 세 개 나라가 참여한 소규모 친목단체로 시작했습니다. 사람들끼리 자주 만나다 보니 주기적으로 연락하고 싶고, 다른 나라 의대생이 어떻게 사는지, 또 한국의 의사생활은 어떤지 등등 더 잘 알고 싶어졌죠. 그러다 2009년 호주 퀸즐랜드 의과대학생인 안윤교 씨를 중심으로 세 나라 뿐 아니라 영국 의대생들까지 포함한 KUMSA(Korean United Medical Students’ Association)가 조직됐습니다. 2010년에는 KUMSA에 Meeting의 M을 덧붙인 KUMSAM이라는 공식 모임을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했구요.

 

Q. KUMSA가 GKMSO의 전신인 거군요. 호주, 뉴질랜드, 한국, 영국 네 나라에서 어떻게 전세계 한인의대생과 연결될 수 있었나요.
A. 우선 재미한인의사협의회(Korean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이하 KAMA)의 현철수 회장님이 KUMSA에 대해 매우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셨고, 그에 따라 2011년 한국에서 열린 KAMA 정기 컨벤션에서 KAMA-KUMSA 공동 컨벤션을 개최할 수 있었습니다. 이 컨벤션에서 GKMSO가 공식 발족했고, 2011년 8월 5일에 첫 학생 총회를 소집했습니다. 올해 7월에는 미국 LA에서 GKMSO-KAMA-WKMO 컨벤션이 열렸는데 세계한인의사연합(World Korean Medical Organization, 이하 WKMO)이 발족하면서 각 나라 의사선생님들과 컨택할 수 있었고, 이분들의 조언을 받아 GKMSO의 체계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해외 각국에 형성되어있던 한인의대생 단체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브라질에는 이미 한인의대생모임이 있었고 영국과 호주, 중국도 한인의대생연합이 있어 대표들간에 연락을 통해 하나로 합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세계 각국의 한인의대생 단체들과 KAMA의 도움이 있었기에 GKSMO가 미국, 남미, 유럽, 중국까지 포함한 체계적이고 큰 단체로 발전할 수 있었던 거죠. 참고로  세계한인의사회와 연계한다는 의미에서, 내년부터는 GKMSO가 아닌 WKMSO로 이름을 바꿀 예정입니다.

 

Q. 발족한지 1년이 좀 넘었지만 규모는 상당히 크네요. GKMSO의 모토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A. Connection, Empower, Outreach - 우리는 크게 세 가지 비젼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 Connection은 말 그대로 ‘연결한다’는 취지인데, 현재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은 의대생과 의사선생님 간에 일대일 결연을 맺는 멘토-멘티 프로그램입니다. 의대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국가나 지역, 특정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의사선생님을 멘토 삼아서 병원의 수술방이나 외래 참관 기회를 얻고 논문저술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현재 매 총회마다 멘토가 되실 의사선생님을 모집 중이고, 의대생들은 GKMSO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지원하여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모토는 Empower로 의대생 스스로의 지적인 능력을 키우자는 의미입니다. 미국에서는 의과전문대학원 4년 중 2-3년 과정을 마친 후 1-2년 정도는 랩에서 연구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습니다. 한인의대생들의 연구 활성화를 위해 컨벤션에서 Scientific forum을 개최하여, 학생들이 연구 중이거나 연구계획 중인 논문을 스스로 발표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이러한 강연을 통해 학생들이 학술적인 부분을 공유할 수 있고 다른 나라 학생들과의 co-work도 시도할 수 있겠죠.

마지막 Outreach는 앞선 두 모토와는 달리 ‘의대생, 의사’를 벗어나 밖으로 뻗어나가는 것입니다. 즉 사회와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자는 거죠. 현재 힐링캠프, 시드니 프로젝트, 뽀로로 프로젝트 등을 추진 중입니다. 힐링캠프는 약 500여명 규모의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진행되는 의료강좌 및 간단한 의료검진 프로젝트입니다. GKMSO 뿐만 아니라 치대생 간호대생 및 의사선생님들도 같이 참여하는 큰 행사입니다. 현재 펀딩을 위해 미국에 있는 foundation에 재정요청 등이 필요한 상태로, 앞으로의 준비기간이 수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시드니 한인타운에서 시행되는 시드니 프로젝트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해 병원가기가 쉽지 않은 호주 거주 한인들이 주 대상입니다. 문진을 하여 간단한 약처방 및 소견서를 써줘서 병원에서 보다 진료 받기 쉽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현지 병원 및 시의회와 연계되어 거의 완성단계에 있는데, 다만 호주 시의회가 어느 정도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한인들에만 국한하지 말고 좀 더 규모를 키워 외국인 노동자까지 포함하길 바라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는 중입니다. 이외에도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인형극 형식으로 개인위생의 중요성을 알리는 뽀로로 프로젝트나, 열린의사회나 라파엘 인터내셔널 같은 한국의 해외의료봉사 단체들과 연계하는 의료봉사도 구상 중입니다. 

 

Q.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시군요. 아직 시행되지는 않았지만 많이 기대됩니다. 현재 이뤄지는 활동은 어떤 게 있나요. 
A. 작년 여름에 발족한 이후 1년간은 체계를 잡는 기간이었습니다. 공식적인 외부행사는 없었지만 매달 세계지부가 모두 모여서 회의를 했어요. 올해는 여름과 겨울에 두 번 컨벤션이 열립니다. LA에서 열린 여름 컨벤션에서 제가 사무총장으로 선출되었고, 새로운 GKSMO 카운슬의 발대식이 있었습니다. 임기는 외국 의대의 학기가 시작하는 7월부터 그 다음 해 7월까지입니다. 이번 컨벤션에는 기존 나라들 뿐 아니라 브라질, 파라과이, 중국의 한인의대생들도 참가하여 다른 나라 의대생활에 대한 발표를 했습니다. 또 의료전문변호사가 오셔서 외국의 의사생활을 하는 것에 대한 법적인 측면에 대해 강연을 해주기도 하셨구요. 저녁에는 다른 나라 의사선생님들과 의대생들이 같이하는 갈라 디너 타임과 학생들끼리 해변가에서 놀고 술도 마시면서 서로 어울리는 Social Night 가 있었어요.

GKMSO-WKMO-KAMA가 공동 주최했던 여름 컨벤션과 달리,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겨울 컨벤션은 GKMSO의 단독 행사입니다. 한국지부를 중심으로 추진 중이고, 1월경 4박5일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Students' Forum의 학생 논문 발표나 Outreach의 봉사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유명강사 초청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중이구요. 특히 외국의 한인의대생 중에는 일렉티브 실습을 한국에서 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이것을 고려하여 한국의 유명 병원을 중심으로 투어를 할 예정입니다. 또 하루정도는 스키장 여행도 갈 생각이구요. 현 기획단이 많이 속해있는 고려대나 연세대 교수님들도 컨벤션에 대한 관심이 많으셔서, 적극 지원해주고 계십니다. 참가자는 추후 모집할 거고요.

이런 컨벤션과 프로젝트에 드는 비용은 주로 KAMA, WKMO나 GKMSO에 관심을 가지는 의사선생님들의 후원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의학서적, 의료기기, 의료 단체들 쪽과 컨택하여 펀딩을 받기도 합니다. 단 제약회사는 배제하는데, 우리나라는 제약이 없지만 호주 같은 경우 의료윤리지침에 학생단체는 제약회사의 펀딩을 받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Q. GKMSO 카운슬 분들의 노력이 대단합니다.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지만 여느 의대생 단체보다 큰 규모의 네트워크를 꾸리고 있네요. 의대생들이 무엇을 얻어가기를 바라십니까.   
A. 말씀드렸다시피 GKMSO는 여러 나라의 한국 의대생들이 서로 만나고, 이야기하며 소통하는 기쁨에서 출발한 단체입니다. 지금은 단순히 한인의대생들만의 네트워크를 뛰어넘어 사회와 커뮤니케이션하는 Outreach, 즉 뻗어나갈 수 있는 허브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보다 많은 한인 의대생이 GKMSO라는 커뮤니케이션 공간을 통해 Connection, Empower, Outreach를 스스로 경험해보길 바랍니다.

 

※ 미국은 일년에 40-50시간 이상 학술대회나 컨벤션에 참가, 발표하여 크레딧을 받아야 의료면허가 유지된다. 이와 비슷하게 한국에도 강연이나 총회에 연수 점수를 부과하는 제도가 있다.

 

김정화 기자/한림
<eudaimonia89@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