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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가슴이 뛰는 일을 하고 있습니까?

- 제1회 프로젝트 페어 스케치 -

20대, 누군가는 ‘20대 개새끼론’을 소리 높여 말하기도 하지만, 우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 미생물학 시험이 끝나면 다음주엔 기생충학과 조직학 시험이 기다리고 있는 지금. 몸이 12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그러나 어딘가 모르게 허전하다. 너무나 많은 시험, 공부에 휩싸여 우리의 꿈도 어느 슬쩍 소리 없이 잊혀 가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러한 생각이 문득 들었을 때 마주친 한비야 씨의 인생 이야기.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연합(이하 전의련)에서 기획한 이번 페어는 지난 1월 14일 연세대학교에서 들을 수 있었다.

열정적인 빨간 재킷을 입고 등장하신 한비야 씨에게 똘망똘망한 시선이 집중되었다. 평범한 길을 포기할 수 있는 용기와, 가슴이 뛰고 피가 끓는 일을 하고 있는 에너지 넘치는 인생 이야기에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당신의 방에는 세계지도가 있나요?’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강연은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세계지도를 떠올려 보게 했다. 지도상에서는 우리‘를’ 필요로 하는 나라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나라가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한비야 씨는 우리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곳은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나라가 아닌, 사랑과 은혜의 법칙이 지배하고 있는 우리‘를’ 필요로 하는 나라라는 것을 기억하며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하는 일이, 직업적으로 단순히 돈을 벌고, 먹고 살아가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닌, ‘내 가슴이 뛰게 하는 일’이라며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되길 응원하며 강연이 끝났다.

 
강의 후 진행된 ‘Small Working Group'에서는 참가자들이 봉사활동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었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되어 조금은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이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우울증 탈출을 위한 스마일 캠페인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 읽어주기, 환자분들을 위한 음악 콘서트, 의대를 지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 봉사까지 광범위하고 다양한 것들이었다. 

제 1회 프로젝트 페어는 지난 해 11월에 열린 젊은 의사 포럼의 연장선으로 의대생 사회공헌 활동의 역량을 높이고 의대생 봉사자간의 교류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자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의료인이 자신의 잇속만 챙긴다며 사회적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이 때, 남들을 위해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행사였다.

문한빛 기자/서남
<shteme@e-mednew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