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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시에 대비하는 우리들의 자세

국시준비, 다른 학교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후덥지근했던 태양이 선선한 바람으로 바뀌었다. 바야흐로 가을, 국시의 계절이 온 것이다. 본과 3학년 이하의 학생들에게 가을은 또 다른 학기의 시작일 뿐이지만, 본 4 학생들에겐 그렇지 않다. 의대라는 긴 여정의 종점, 국가고시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 국가고시는 90%가 넘는 학생들이 합격하는 자격시험이지만, ‘남들 다 합격하는 시험에 행여나 떨어질까’는 두려움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의대라는 긴 여정의 마지막 관문 국가고시. 중요한 시험이니 만큼, ‘실습기간이 지나치게 길다’ ‘모의고사 기회를 자주 제공하지 않는다’ ‘실기시험을 위한 수업과 실습시간이 충분치 못하다’‘자습할 시간을 많이 주지 않는다’ 등 학교에 대한 이런저런 불만이 쌓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우리 학교 이외의 다른 학교 친구들은 이 국가고시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성균관대, 순천향대, 아주대, 울산대, 중앙대 본과 4학년 학생들에게 메일과 전화로 인터뷰를 시행했다.
실습과정은 1년 동안만 실습을 도는 학교가 있는 가하면 1년 반이 넘는 기간 동안 실습을 도는 학교도 있어 그 편차가 컸다. 그리고 메이저 과목에 내외산소정(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정신과) 이외에 신경과를 포함한 학교(성균관대, 울산대)도 있었다. 순천향대는 특이하게도 메이저, 마이너로 나누어 돌지 않고 본3때 메이저와 마이너를 합해 지방에서 돌고, 본4때 또 다시 서울 한남동 병원에서 메이너와 마이저를 합해 돌았다. 여름방학은 짧게는 열흘 남짓 길게는 4주였지만 국시를 대비하는 기간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선 동일했다.
그리고 국시를 준비하는 모습에선 학교에서 국시강의를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곳과 국시학습을 전적으로 학생의 자율에 맡기는 학교로 나뉘어졌다. 하지만 4학년 2학기에 국시강의를 시행하는 학교에선 강의를 듣는 시간이 아깝다는 의견도 더러 있었다. 일례로 울산대에선 학생들의 이러한 의견을 받아들여, 오전부터 오후까지 하던 국시대비 강의를 오전수업으로 한정해 수업시간을 줄였다고 한다. 듣고 싶은 부분만 자율적으로 들을 수 있으며,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아침에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야 하므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는 것을 국시강의의 장점으로 꼽는 학생도 있었다.
학생들이 국시에 대비해 사용하는 교재는 대부분 퍼시픽이었고, 대부분의 학교에서 모의고사를 제공했다. 국시성적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모의고사를 성적에 포함하는 학교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부담이 아니라면 모의고사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본과 4학년 2학기를 국시 준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4학년 2학기에는 임상실습 등 정규 교육과정을 넣지 않고 시간을 비워두고 있었다. 정규 교육과정이 끝나는 시기는 7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로 다양했다. 임상실습이 가장 늦게 끝나는 학교는 울산대로 9월 중순까지였는데, 본격적인 국시 준비를 늦게 시작하게 되어 학생들이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한편, 아주대의 경우 2학기에 마이너과목 시험이 있어 여름방학을 국시 준비에 활용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있었다.
국시에 대한 학교의 관심이 커서, 하위권 학생들을 따로 모아 지도하는 학교도 있었고, 내년부터 실습 시작과 종료 기간을 2개월씩 앞당겨 국시를 충분한 시간동안 준비할 수 있게끔 계획하고 있는 학교도 있었다. 특히 이번 조사에 포함된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실기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져 실기와 관련된 수업이나 실습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었다. 하지만 성균관대의 경우 이런 기회가 비교적 적게 제공된다는 점이 불만사항으로 제기되었다. 일부학교에서는 국시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모의고사나 실기시험을 이용해, 성적이 안 좋은 학생은 국시 이전에 유급시키는 관행도 존재했다.

박민정 기자/성균관
<cindy29@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