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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무한한 하늘로 날아오르다

항공우주의학이 뭐지?

11.5 킬로미터 상공을 비행 중인 항공기 안. 술을 마시던 한 승객이 갑자기 낮은 신음소리를 내뱉더니 토를 해대기 시작한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고, 주변이 동요하는 사이 기내의 다른 승객들도 토를 해대기 시작한다. 기내에 탑승했던 의사는 나름의 진단을 내리지만, 복통과 구토는 기내에서 번져나간다. 드라마 하우스의 한 대목이다. 미디어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비행 중 응급환자와 닥터콜. 이 상황에서 의학도로서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을 항공우주의학이 제시한다. 항공우주의학은 고공이나 우주환경에서 인간이 겪는 여러 가지 생리적, 심리적 변화를 다룸으로써 지상과 다른 환경에서도 인간이 정상적이고 안전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항공우주의학자는 비행 중의 환자를 다루는 일이 아닌 조종사나 승무원, 환자가 비행에 적합한 지 확인하는 일 등을 하기도 한다. 항공우주의학이 이런 임상적인 분야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 유인우주선에서의 응급의료체계나 의료장비, 보호 장비를 개발하기도 하고, 항공기 및 우주선 승무원의 신체 기준을 설정한다. 승무원의 건강을 유지하는 일, 항공기 및 우주선에서의 건강관련 사고를 조사하는 일, 비행 중의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수립하는 일, 기내의 위생과 국제방역 모두가 항공우주의학자의 몫이다. 더 나아가 항공우주의학의 연구결과는 비행기나 우주선의 설계에도 반영되기 때문에 항공우주의학은 항공우주산업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항공우주의학자, 무슨 일을 할까?

우리나라에는 2011년 5월 기준으로 99명의 항공전문의사가 있다. 이들은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항공우주의학협회에서 주관하는 교육을 받고 항공전문의사가 되었다. 교육과정에는 항공법, 비행에 관련된 질환, 약물, 항공생리학, 항공신체검사 요령, 판정사례 등이 있다. 교육은 무료이며, 하루에 8시간씩 3일간 이루어진다. 항공전문의사 교육을 수료하게 되면 수료증과 함께 항공전문의사 지정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항공전문의사는 항공신체검사 증명서를 발급하는 업무를 하는데, 그 증명서로 조종사나 관제사는 비로소 근무를 할 수 있는 자격요건을 갖추게 된다. 또한 공군항공우주의료원이나 민간의료원에서 관련 환자를 진료하거나, 관련 연구를 할 수도 있다. 항공전문의사는 현재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등의 항공사부속병원이나 인천국제공항의료센터, 대학병원, 한국의학연구소, 항공우주의료원 및 개인 병원 등 다양한 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창공을 가르는 어릴 적 꿈을 마음 속에만 담아둔 채 지나고 있었다면 대한항공우주의학협회(http://www.asmak.or.kr/)나 군항공우주의료원(043-290-5412)을 찾아봐도 좋다.

김준혁 수습기자/중앙
<silmarllion@e-mednew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