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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을 거부하다

87호(2012.06.07)/의대의대생 2012. 6. 11. 19:18 Posted by mednews

 

평범함을 거부하다

- 한국에서 GP하기

 

우리나라는 유난히도 일반의에 비해 전문의가 많다. 이런 현상은 의대생의 90%이상이 전공의를 지망하는 것을 볼 때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남들과는 다른 삶을 모색하기 위해 혹은 20대 청춘의 특별한 무언가를 위해, 수련과정을 잠시 미뤄두고 일반의로 색다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평범한 의과대학-인턴-레지턴트의 정규과정(?) 외에 의사면허증으로 무얼 할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일반의로 개원 - 제너럴 닥터

많지는 않지만 일반의로 개원도 당연히 가능하다. 이제는 꽤 널리 알려진 듯한 홍대 ‘제너럴 닥터’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겠다. ‘제너럴 닥터’는 ‘어떻게 하면 더 인간적인 진료 경험을 가질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한다. 일차의료가 빈약한 한국에서 새로운 의료 환경을 디자인하고 있다. ‘제너럴 닥터’ 김승범 대표는 카페와 병원을 접목시키고 병원 환경, 의료 기구 등을 새롭게 고안해내어 인간적인 소통의 공간을 재창출해 냈다. 제너럴 닥터 정의식 선생님은 ‘일차의료에서 illness를 care한다면 다른 단과들은 disease를 cure’하기 때문에 ‘환자를 보는 시각도, 추구하는 목표도, 접근 방법도 다르다’며 ‘의사가 될 사람들로서 일차의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해줬으면’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봉직의(소위 페이닥터) - 검진센터, 피부과, 응급실, 요양병원…

일반의로 검진센터, 피부과, 응급실 등에 고용되어 일 할 수도 있다. 검진센터에서는 건강검진 문진 (과거력, 생활습관 등 질문)이나 자궁경부암검사 등을 하게 되는데 지방에 있는 산업장으로 파견가기도 한다. 검진은 보통 오전에 하기 때문에 새벽같이 출근해야하는 단점이 있지만 대신 오전 진료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한가한 오후에는 다양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다. 피부과에서는 레이저로 제모하는 일을 배우기 때문에 미용의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몰리기도 한다. 응급실이나 요양병원에서 당직을 서는 일 같은 경우에는 보통 최소 인턴 경험이상의 경력자를 우대한다. 메디게이트<www.medigate.net>에서 의사면허번호를 등록하고 회원가입을 하면 그 밖의 많은 구인구직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생각이 있다면 미리미리 준비해야 수도권지역의 조건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다.
‘병원에서 수련받는 상상만 해도 머리가 어질어질한 사람’ 또는 ‘20대 청춘을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 추천한다.

대학원 - 의과학대학원, 보건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대학원에 가서 새로운 공부를 시작할 수도 있다. 연구 활동에 관심이 많은 경우 의과학대학원으로 보건행정에 관심이 있는 경우 보건대학원으로 가는 등 그 목적과 분야는 다양하다. 이 역시 의사면허증이 있다는 것은 굉장한 도움이 된다. 의사면허증이 여타 생명 관련 학과 학생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인체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 준다고나 할까. 전혀 다른 분야지만 법학전문대학원도 마찬가지로 전문자격소지자 전형이나 고시합격자 전형 등의 특별 전형으로 지원 가능하기 때문에 의사면허증이 있는 경우 좀 더 유리하다.
중앙대학교를 졸업 후, 현재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유정현 씨는 단백질 공학 중에서도 인공항체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졸업하면 M.D., Ph.D.가 되기 때문에 앞으로 무얼 하든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전문연구요원이라는 제도로 박사수료 후 3년 동안 연구를 하면 병역도 해결되고 학위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귀띔해 주었다.

국제기구 단기 수련과정 - WHO, 국경없는 의사회…

단기간 동안 국경없는 의사회나 WHO 등의 국제기구에서 활동할 수도 있다. WHO는 무급 인턴이고 국경없는 의사회는 소량의 활동비는 지급된다. 이 둘은 물론이고 다른 대부분의 국제기구들도 언어능력을 기본적으로 요구한다. 또한 국경없는 의사회에서는 일반의라도 2년 이상의 임상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 밖에도 HIV/AIDS, 결핵, 열대의학, 전염병에 대한 수련경험 등 다소 까다로운 자격을 요한다. 국경없는 의사회 홈페이지<www.msf.or.kr>에서 더 자세한 자격요건을 확인 할 수 있다.

또 다른 시험 준비 - USMLE (미국의사 국가고시) 준비

한국은 좁다. 더 넒은 미국으로 가고 싶다는 사람들이 보통 공보의 때 준비한다. 자세한 정보를 원한다면 [85호]에 실린 ‘알고 보면 어렵지 않아요-USMLE 길라잡이’를 참고하기 바란다.

보통 사람과 다른 길을 선택했을 때 보장되지 않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반의 유정현 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 길을 벗어나는 순간, 더 넒은 세상을 보게 될 것’이고 ‘눈앞에 있던 길 말고도 수많은 곧고 아름다운 길이 서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될 것이라고.

※ 그 밖에도 공무원이나 일반 회사에 취직하는 길도 있지만 석사과정 수료자나 전문의를 선호한다고 하여 제외하였음.

 

문정민 기자/중앙
<jmmoon@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