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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의 가계부

104호/의대의대생 2015. 6. 16. 09:43 Posted by mednews

의대생의 가계부





3월은 대학생들에게 소비와 지출의 달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만큼 사야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새로운 수업에 맞춘 교재들뿐만 아니라 한 학기 잘해보자는 의미로 학용품을 새로 구입하는 이도 적지 않다. 옷가게에 걸려있는 봄 신상도 놓칠 수 없다.

방학동안 얼굴을 보지 못한 친구, 선후배간의 모임에도 적지 않은 돈이 나간다. 특히 선배 입장에서 신입생들의 “선배, 밥 사주세요!” 공세를 뿌리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대학 학생들과는 많은 것이 다른 의대생이라지만 과연 소비와 지출 측면에서도 차이를 보일까? 예과생과 본과생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올해 예과 2학년이 된 김승진 씨(가명, 23)는 후배 밥을 사주는 데에 꽤나 큰돈을 들였다. 특유의 ‘동아리 문화’가 발달된 그의 의대 특성 상 후배 ‘동아리 꼬시기’에 전념한 결과다. 한 달 지출 내역인 것을 감안한다면 또 식비 항목이 따로 분류되어있다는 점도 고려하면 일주일에 2~3번 정도는 후배 밥을 사주었다는 이야기다. ‘동아리 문화’가 이보다 덜한 의과대학에 다니는 정정희 씨(22) 역시도 “굳이 동아리가 아니더라도 어디든 들 만큼은 든다.”라고 말한다. 고재천 씨(22) 역시 “동아리 상관없이 그냥 사주는 편”이라고 선후배간에 친목을 다지는 데에 드는 돈이 많음을 인정했다. 올해 본과 1학년이 된 이상진 씨(가명, 24) 역시 바쁜 와중에도 후배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외대 어문계열을 다니는 정희재 씨(22)와 예과생 김 씨의 두드러진 차이는 교재비가 아닐까 싶다. 전공 책을 비롯하여 각종 교재를 구입하는 데에 11만원을 쓴 반면 김 씨의 지출내역에는 ‘교재’ 항목이 전혀 없다. 이번 학기에 전공이 거의 없는 그의 학교 특성과 더불어 예과 교재를 모두 선배들에게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본과에 올라간 이 씨(가명, 24)의 경우에는 교재비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씨의 말에 따르면 1년 치의 교재를 모두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다소 금액이 비싸다고는 하지만 앞에서 본 정 씨의 교재비와 비교해보았을 때 상당한 차이가 난다. 본과 1학년 한보라 씨(22, 가명)는 “본과 교재의 경우 워낙 비싸서 물려받기도 쉽지 않고 수업 시간에 모두 필요하기도 해서 값이 꽤 나가도 모두 구매를 한다”고 말했다.

세 사람의 가계부에서 일상적인 지출 외에 그나마 공통점을 꼽자면 모임비가 어느 정도 비슷하다는 점이다. 세 사람 모두 10만원 조금 넘는 돈을 모임비로 사용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의대생 김 씨와 이 씨의 모임은 전부 교내 동아리 모임이다. 의대 내에서 같은 학교 사람들을 보는 것이 전부다.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선배 혹은 후배의 얼굴을 보고 친목을 다지는 것이 주 목적이다. 반면에 정 씨의 모임비는 대체로 대외활동을 하며 쓴 돈이다. 대외활동 중 회의를 위해 스터디카페에서 지불한 장소사용료가 모임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회의 후 뒤풀이 비용도 일정 부분 포함된다.

또 한 가지 큰 차이점은 매 모임 때마다 쓰는 비용이다. 의대생 김 씨와 이 씨의 경우 모임 횟수 자체는 그리 많지 않았다. 3월 한 달 동안 두 번 모임을 가졌으니 2주에 한 번 정도 모인 셈이다. 반면에 정 씨의 대외활동 모임은 매주 모임을 가졌다. 활동이 바쁠 때에는 한 주에 2번~3번 만난 적도 있었다. 다시 말해 한 번 모임을 가질 때마다 드는 비용 면에서 의대생이 다른 과 대학생보다 크다는 것이다. 김 씨와 정 씨의 술자리 모임 비용을 단순하게 비교해본 결과 김 씨는 1차, 2차 각각 2만원씩 돈을 낸다는 반면 정씨는 1차 1만원, 2차는 돈을 내지 않거나 5천원이면 충분하다고 답했다.


윤명기 기자/한림

<zzangnyun@gmail.com>

Medstudentitis

104호/의대의대생 2015. 6. 16. 09:41 Posted by mednews

Medstudentitis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사망원인통계’에 의하면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는 암, 2위는 뇌혈관 질환, 3위는 심장 질환, 4위는 자살, 5위는 당뇨이다. 2014년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뇌혈관질환과 심장질환이 0.1% 단위로 엎치락뒤치락 하는 것을 제외하고 보면 이 순위는 변함이 없을 것이고, 앞으로도 적어도 5년간은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의사의 사망 원인은 어떻게 될까? 1위는 암, 2위는 뇌혈관 질환, 3위는 심장 질환, 4위는 자살, 5위는 당뇨이다. 의사들은 질병을 치료하며 자신과 병의 관계를 우열관계로 설정하기 쉽지만, 우리의 신체가 겪게 될 운명은 의사가 아닌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의사도 아프고, 병에 걸리고, 어느 순간 죽음을 맞는다. 제 자루 깎는 칼 없다. 

의사의 전구체인 의대생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도 아프다. 혹은 아플 예정이다. 사실 따져보면 보통 사람들보다도 자주 아플 확률이 높다. 또래에 비해 수면과 운동은 부족하고, 식습관도 바르지 않고, 온갖 내성세균이 득시글한 병원 전역을 쏘다닌다. 자주 조금 아프고, 가끔 누군가는 크게 아프다. 입원이나 장기 치료라도 선고받게 된다면 병원이 인심 쓰듯 내어주는 자그마한 할인혜택에 기뻐해야 하는지 아픈 부위보다도 마음이 더 싱숭생숭해진다.

항상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비몽사몽 텍스트를 읽는다. 증상을 보니 나와 너무 비슷하다. 기침? 우하복부에 국한된 복통? 설사? 역학을 본다. 20대 남자(혹은 여자)가 m/c이라고 한다. 이쯤 되면 확신이 든다. 이렇게나 연관관계가 충분한데 더 이상 고민하는 것은 환자의 빠른 쾌유를 위한다면 못 할 짓이다. 심적 확진을 내리나 진단은 받을 수 없다. 돈이 없잖아. 완치치료가 schoolectomy 뿐인 것을 알지만 용기가 없어 약간의 음주로 보존적 치료를 한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일반적인 ‘의대생병’, ‘Medical students′ disease’ 혹은 ‘Medstudentitis’라고 알려진 불치병의 natural history다.


농담처럼 전해오는 ‘의대생병’ 

사실은 유구한 역사


이처럼 조금의 연관성만 발견되어도 자신이 그 질병인 것처럼 여겨 걱정에 빠지는 것을 의대생병이라고 한다. 농담처럼 내려오는 말이지만 이 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의과대학이 있는 나라라면 어디든 퍼져있고, 생각보다 역사도 오래되었다. 미국에서는 medical students′ disease, 혹은 intern's syndrome, second year syndrome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Why worry?라는 책을 써낸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저자 조지 월튼은 무려 1908년에 이런 문장을 썼다.

“의과대학 교수는 배우고 있는 질병에 대한 걱정으로 찾아온 의과대학생들에게 항상 시달리고 있다. 학생들에게 폐렴에 대한 지식은 흉곽의 사소한 자극을 심각한 증상으로, 충수돌기의 위치에 대한 해부학 지식은 맥버니점의 가장 무해한 자극도 심각한 전조증상으로 바꾸어놓는 듯하다.”

우리의 스승의 스승의 스승의 스승뻘인 사람들도 학생 시절에 똑같은 고민을 했다는 점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나만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소소한 행복을 준다. 우리가 그렇듯 우리의 후배들도 두려워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답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무리 쓸모가 없어보여도 논의할 가치가 있는 법이다. 우리는 대체 왜, 무엇이 두려운가? 


건강염려와 질병공포


우리가 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직시한다면, 이 증상들을 이미 있는 실제 진단명에서 찾아보면 좋을 것이다. DSM-IV의 hypochondriasis, DSM-V에서는 Somatic symptom disorder 혹은 Illness anxiety disorder로 불리는 ‘건강염려증’이 좋은 예시가 된다. 반쯤 농담인 의대생병 환자들과 달리 이들은 실제로 그 병에 걸렸다고 생각해서 간단한 발진에도 매독에 걸렸다고 말 그대로 ‘확신’하고, 알려진 증상들을 거의 그대로 겪는다. 혹은 그렇다고 알려져 있다.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통증을 직접 느껴볼 수가 없으니까. 

Nosophobia는 비슷하지만 다른 말이다. hypochondriasis 환자들이 직접적인 통증을 호소한다면, Nosophobia는 질병에 걸릴까봐 두려운 상태를 말한다고 볼 수 있다. Hunter와 Lohrenz는 Journal of nervous mental disease에 기고한 논문에서 ‘의대생병 학생들은 hypochondriasis보다는 nosophobia에 가깝다’라는 보고를 했다. 이 논문은 무려 1964년에 수록된 것이니 참 유구한 역사를 가진 질병이 아닐 수 없다. 


닥터쇼핑은 의대생병의 

‘돌연변이 균주’?


여기서 우리의 의대생병을 되짚어보자. 의대생병 환자들은 보통 텍스트의 설사나 기침 같은 광범위한 증상을 자신의 증상과 연결 짓는다. 이처럼 별 연관성이 없는 현상이나 정보들에서 규칙이나 연관성을 얻으려는 태도를 독일의 정신병리학자 클라우스 콘라트는 ‘Apophenia’라 이름 붙였다. Apophenia는 창조적 예술의 근간이기도 하지만, 논리적 연결고리를 잃으면 정신병의 원인이 되는 현상이다.

의대생병 환자들은 보통 증상과 역학만으로 확진을 내린다. 더 이상의 정보를 얻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데 더 이상의 침습적 진단을 시도할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그러나 의대생들이 보통 사람들과 다른 점은, 대부분의 경우 만약 시간과 돈이 있다 하더라도 정말로 병원에 찾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동안의 의학적 훈련, 혹은 보아온 환자로 자신이 정말로는 그 병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다르다. 그들에게는 의학적 훈련 과정이 결여되어 있다. 따라서 의대생들이 읽는 KMLE보다도 공신력이 부족한, 짜깁기된 여러 정보들만으로도 병원 방문을 실행에 옮긴다. 이를 Cyberchondria, 잘 알려진 말로 닥터 쇼핑이라고 한다. 오늘날의 닥터 쇼핑은 의대생들에게만 공개되던 정보가 인구집단 전체로 전파되면서 마치 의대생병이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처럼 퍼져나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의대생병은 의사의 홍역


배운 정보를 자신에게 적용해서 아픈 것이 아닐까 걱정하는 것은 사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유독 스스로에게 많이 시도하는 것은, 자기 자신은 귀찮게 하지 않고 문진과 신체진찰을 할 수 있기 때문일 뿐이다. 배운 지식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합리적인 방식이라는 전제 하에 의학적 판단을 내리는데 좋은 훈련이 될 수 있다. 또한 닥터 쇼핑을 습관처럼 행해 스스로의 건강을 망치는 주변 이들에게 스스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더 설득력 있는 조언을 해 줄 수도 있다. 그러니 의대생병은 우리가 더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 꼭 겪어야 하는 홍역이나 수두와도 같은 것이 아닐까? 지금 아프면, 나중에 의사가 되어서 덜 아플 수 있는 면역작용과도 같은 것. 


이준형 기자/가천

<bestofzone@e-mednews.com>

퍼시픽을 요약한 정리집에 동화를 더하다





국시 수석 전남대 안연수씨 인터뷰


전국 수석을 만난다는 기대를 안고 도착한 광주 유스퀘어. 첫인상이 매우 도도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매우 웃음이 넘치는 분이었다. 국시수석은 운이 좋아서일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전남대학교 안연수씨를 만났다. 




Q. 국시원에서 전화 받으실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사실 수석할지는 상상도 못해서. 국시 발표 하루 전에 합격 문자가 온다는 건 공공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라 보통은 4 ~ 6시에 온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문자 오기를 기다릴까 하다가 4시 영화를 보러 갔는데 영화 중간에 갑자기 전화가 왔어요 이전에도 1등은 아니었고 또 전국 어딘가의 누군가가 나보다 더 잘 봤겠거니 하고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전화가 와서 매우 좋았어요. 


Q. 국시 일등을 하게 된 비법은?

남들 보다 조금 더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친구가 IQ테스트 게임기를 가져온거예요. 그런데 점수가 너무 낮아서. 그래서 나는 정말 평범한 사람이구나 생각하고 본과에서도 남들보다 뛰어나지는 못하니까 좀 더 해야 되겠다 생각하고 공부를 했던 것 같아요. 항상 친구 가고 난 후 10분만 더 공부해야지. 좀 더 해야겠다. 이걸 공부하면서 지키려고 했던 것 같아요. 또 공부양이 너무 많으니까 중요한 것 먼저 하고 그 다음에 동화나, 교수님이 수업하신 것을 덧붙여서 여러 번 보면서 스펙트럼을 좀 더 넓혀가면서 공부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또 이렇게 하려면 이걸 언제까지 봐야지 다음 범위를 볼 수 있겠구나 하고 계획을 세우려고 했었구요.


Q. 원래 학교 내신도 계속 수석을 하셨던 건가요?

그런건 아니었어요. 그래도 1등 2등 번갈아 가면서 하다가 마지막에는 제가 1등으로 졸업을 하긴 했어요.(웃음) 근데 그 과정에서 2등을 한 적이 1등을 하던 날보다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압박감을 받기도 했지만 그런 경험이 있어서 좀 더 겸손해질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보고. 이번에 국시를 잘 본 것도 기쁜 일이기는 하지만 저보다 실력이 좋은 친구들도 있을 수 있는데 제가 점수가 좀 더 나와서 스포트라이트 아래에 서게 되었는데 그 친구들이 조금의 차이로 마음아파 할 수 있으니까 미안하기도 한 느낌도 있고 그런 것 같아요.


Q. 국시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시기는?

9월 되어서 시작했어요. 제가 제일 먼저 실기시험을 봤어요. 졸업고사 보고 나서 7~8월이 되었는데 국시 실기 날짜가 9월 초라서 거의 쉴 시간이 없이 실기 준비를 했어요. 실기 공부하느라 거의 국시 공부를 못해서. 저는 늦게 시작한 편인 것 같아요. 그런데 초반에 실기를 봤던게 오히려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나중에는 국시밖에 안 남아서 계속해서 공부할 수 있으니까 실기를 보고나면 거짓말같이 그 전에 공부했던 게 머릿속에서 깨끗하게 지워지는 효과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 효과를 빨리 맛보고 그 후에는 계속 국시 공부를 하고.


Q. 국시 공부 방법은?

정리집을 만들면서 공부를 했어요. 제일 처음에 정리집 만들기 시작한 건 3학년 때 실습돌면서 퍼시픽을 보잖아요. 퍼시픽 내용을 일단 타이핑하면서 정리를 하고 조금씩 중요한 걸 적어보자 하는 마음에 실습 때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던 것들을 퍼시픽 정리집에다가 덧붙이는 식으로 나중에 4학년 되어서는 동화를 많이 봤는데 정리집에 계속 덧붙이는 식으로 교과서랑 같이 보면서 정리를 했던 것 같아요. 결국은 단권화가 된 것 같네요.


Q. 정리집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시는 거네요?

네. 퍼시픽과 동화를 동시에 보지는 않았지만 같이 볼 수 있게 정리된 내용이 정리집에 있으니까 국시 한달 전에는 이걸 항상 펴두고 다른 책과 같이 보면서 공부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정리집을 만드는 것은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중요한 내용을 반복해서 보게 되니까 잘 잊어버리지 않는 반면에 중요하지 않는 우리가 흔히 탈왕이라고 이야기하는 파트가 나오게 되면 정리집만 맹신하다가는 그런 내용들은 아에 배제를 해버리는 거니까 그래서 너무 이것만 보려고 하기 보다는 이건 정말 참고하고 책을 그래도 봐야지 탈왕들을 한번이라도 눈에 넣어두니까 더 좋은 거 같아요 .


Q. 동화랑 퍼시픽은 같이 푸신건가요? 혹시 다른 요약집 맥잡기나 에센셜은 보지 않으셨나요?

동화만 결국 보게 된 것 같아요. 사실 동화랑 퍼시픽을 같이 보고 싶었는데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면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구요. 그래서 지지부진하게 끄는 느낌이 있으면 어쩐지 뒤처지는 것 같아서 이럴 바에는 한 권을 집중적으로 보기 위해서 노력하자 해서 결국 동화만 계속 봤어요. 또. 맥잡기나 에센셜을 볼 여력이 없어서. (웃음) 사실 친구들이 주변에서 맥잡기를 많이 봐서 볼까 생각은 했지만 결국 보지는 못했어요. 



Q. 그럼 실습기간 동안 퍼시픽의 정리집을 만들고 9월에는 동화를 보면서 정리집에 추가하고 그럼 마지막 한 달 동안에는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정리할 때 중요한 내용이나 정리집만 보고 이해가 안되는 내용들은 그 파트의 퍼시픽과 동화 페이지를 적어두었어요. 그래서 마지막 한 달 동안에 그 부분들을 보면서 다시 스스로 정리를 했었어요. 국시가 워낙 과목이 많다 보니까 국시 한달 전에 그 과목들을 쭉 보고 들어가야 하는데 이 정리집 위주로 봤고 거기에 필요한 부분을 다시 동화, 퍼시픽을 찾아서 봤어요.


Q. 그러면 틀리라고 내는 문제들은 어떻게 맞추셨는지

그런 문제는 주로 운이고(웃음) 만약 그런 문제를 맞추고 싶은 후배님들은 일단 수업을 잘 들으시면 좋겠고, 이미 지나가버렸다면 동화든 퍼시픽이던 일단 중요한 내용 위주로 보게 되잖아요. 밑줄이 있고, 굵은 글씨로 되어 있고, 좀 더 욕심이 있다면 그 거 이외에도 좀 더 자세히 밑줄이 안 그어진 내용도 보려고 노력하고 또 기본항목 같은 경우에는 한 번 정도는 교과서의 그 파트만 읽어본다던지. 기본항목 꼭 나오는 내용이니까. 문제 옆에 나오는 풀이같은 부분도 읽어보고. 그 내용 속에도 중요한 게 많으니까.


Q. 내신 공부는 어떻게 하셨나요?

저희 학교에 학습부가 있어서 강의 내용을 노트필기를 해요 먼저 그 노트를 보고 공부를 하고 그걸로 정리를 먼저 하고 그럼 정리본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그걸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교수님 강의안의 내용을 붙이면서. 또 학습부 친구들이 노트필기 해줄 때 족보 페이지를 적어줘요. 몇페이지의 몇 번 문제가 이거에 관련된 문제다 그러면 그 부분을 펴서 읽고, 그런 식으로 족보보고 나중에 마지막에 가서는 학습부 친구들이 정리 못한 부분만 다시 보구요.

Q. 그럼 내신 준비기간이 총 어느 정도 걸리는 건가요?

그래서 상당히 오래 걸렸어요. 정리하는데 안 좋은 점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거예요. 그래서 거의 계속 공부를 했어요. 수업이 끝나고 나서부터 시작해서 노트도 이번년도 노트는 좀 더 늦게 나오니까. 작년 노트를 먼저 보고 수업 끝나면 바로 정리하고 간간히 놀기도 했지만 그래서 아마 내신 공부 할 때는 시험 기간에도 공부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시험기간 아닐 때도 그날 공부한 것은 그날 복습할 수 있도록 노력했는데 사실 그게 잘 안 되더라구요 시험기간에 말리는 일이 없도록 노력했어요. 


Q. 공부가 안될 때는 어떻게 하셨어요.

성공하신 분들의 에세이를 좋아했는데 좋은 구절을 타이핑을 해서 그걸 힘들 때마다 읽으려고 정리를 했어요. 제가 좋아했던 말이 ‘자기가 열심히 공부를 했다면 학점이 A이든 B든 중요하지는 않다. 어차피 학점이 공부한 그 자체를 대변해 줄 수 없어서 학점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 구절을 보면서 암흑의 시기 때 힘도 얻고,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할 때 많이 봤었어요. 공부하다보면 누구나 힘든 시기가 오니까.

정말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심야영화를 보러 가기도 하고 또 모르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는 혼자 끙끙 앓기 보다는 인턴시험을 공부하고 계신 선배님들께 물어봐서 같이 토의하고 책도 찾아보고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Q. 모교에 남으셨는데 그 이유는?

학교 다니면서 커리큘럼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 실습하면서 보게 되는 병원 환경이라던지 교수님들의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상당히 좋아서 애교심이 많이 생겼던 것 같아요 물론 많은 친구들이 서울로 가기도 했지만 학교에서 내가 알고 있는 교수님 아래에서 또 전국적으로 뒤처지는 병원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모교에 남아서 공부를 하는게 넓은 스펙트럼 하에서 보는 의사의 삶에도 상당히 이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서 모교에 남기로 결정을 했어요.


Q. 성적 때문에 고민하는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

수업을 잘 들으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수업을 잘 들었던 것 같지는 않아요 매주 토요일 시험이면 금요일 수업에 집중하기 힘들어서 시험공부를 하고는 했어요. 지금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후배님들은 수업을 잘 들으면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직접 강의를 들으면서 배우는 시간은 1-2학년 때인데, 그 때 기억이 의학적인 지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데 시험에 탈왕문제가 나오면 이 문제는 퍼시픽이나 동화에서도 못 보고 정말 처음 본 문제인데 수업을 들었던 내용이면 어디에선가 기억이 나서 나도 모르게 체크를 하게 되고 그래서 맞았던 문제도 있어서 수업을 잘 들었으면 도움이 되었겠구나. 마지막에 오면 중요한 내용 위주로 공부를 하다 보니까 그런 포인트를 잡기가 힘든데 수업에서 교수님들이 강조한 내용은 더 범위가 넓은 경우가 많으니까 그런 것에 도움이 될 거 같아요.



문한빛 기자/서남

<shteme@e-mednews.com>

의전원에서 의대로, 변화의 징검다리 놓기





올해 의학전문대학원 또는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의과대학(이하 의대) 병행체제를 택했던 학교들 중 5개교를 제외하고는 의과대학으로 학제를 변경한다. 의전원 완전전환이었던 가천대,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전북대, 충남대, 가톨릭대, 경의대, 이화여대, 인하대, 조선대 11개교를 비롯해 병행체제였던 서울대, 전남대, 충북대, 고려대, 동아대, 성균관대, 아주대, 연세대, 영남대, 중앙대, 한양대 11개교까지 총 22개교는 의과대학으로 복귀를 택했다.  강원대, 제주대, 건국대, 차의과학대, 동국대는 의전원 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중 몇 학교들은 정원의 30%를 편입생으로 선발하고 있다. 

이러한 학제 변화에 따라 학교 안에 의전원생 선배-의대생 또는 편입생 후배 혹은 의대생-편입생 동기 등 불편할 수 있는 공존이 불가피해졌다. 어떻게 보면 행정적으로면 다르게 이름붙여졌을 뿐인 의대 선후배, 다르게 보면 따르는 커리큘럼도 나이대도 다른 낯선 집단. 그들이 만나는 연결고리가 되어야 할 현재 학생회의 어려움과 고민을 들여다본다. 또 만만치않은 의대 교육과정에 첫발을 내딛으며 적응해나가는 신입생인 예과생 또는 편입생 후배의 걱정과 아쉬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의대생 후배를 맞이하게 된 학생회장의 가장 큰 고민은 학번과 선후배 관계를 정하는 ‘교통정리’에 관한 것이었다. 예과는 본과로 진입하기까지 2년이 걸리기에 입학은 예과생보다 늦게 했지만 바로 본과1학년을 다니는 의전원생이 생기기 때문이다. 학번으로 보면 후배지만, 학년으로 보면 선배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 학교에서 같은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의전원-의대 병행체제의 학교들에서 해오던 방식이기도 하다. 병원에서의의 연차는 졸업기수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입학한 학번보다는 졸업한 년도를  기준으로 선후배 관계를 정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교수님들이나 선배 의사들도 대부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 늦게 혹은 동시에 입학한 의전원생이더라도 먼저 본과생이 되고 졸업한다다는 점에서 선배가 되는 것이 맞다는 결론이 어렵지 않게 내려진 예가 많이 있었다. 여기에 대해 학생회장들은 ‘한 해 늦게 입학한 의전원생들이라면 예과생이더라도 의대에서의 생활은 한해 일찍 시작한 선험자로 대우해주고, 예과생들은 입학이 자신들보다 늦었지만 병원에 먼저 나가는 선배임을 인정하고 대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의전원생들이 입학 전 대학 4년을 다닌 것이 예과2년과 동일하게 인정받고 있으니 예과생 후배들이 무리없이 선배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 다음으로는 선배 재학생들과 신입생 후배들이 잘 어우러져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예과생들은 종합대학 본교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고 본과생들은 병원 근처의 별도의 캠퍼스에서 지내고 있어 물리적인 거리가 발생하는 경우 이에 대한 걱정이 더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재학생들은 본교 캠퍼스에서 수업을 들었던 경험이 없어 후배들이 따르는 커리큘럼에 대해 잘 모르고 거리상으로 떨어져 있다보니 후배들을 챙겨주고 학교생활에 대한 조언을 해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과 1학년이면서 동시에 대학 새내기이도 하기에 대학생활에 대한 조언의 필요성은 가장 강력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 놓여있는 학교에서는 ‘서로 남이라는 생각보다는 하나라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정기적인 교류 기회를 만들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종합대학 캠퍼스 내에서 예과생들이 운영하고 참여하는 행사나 동아리를 마련하는 것도 많은 학생회의 고민거리이다. 예과생들만의 자치기구가 존재한다면 그 안에서 구심점을 만들어 동기들간에 친목을 쌓으며 학교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동시에 선배 학생회와 교류를 통해 건의사항이 생겼을 때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를 시행하고 있는 학교에선 ‘아직은 현재 진행형이라 섣부른 평가는 어렵겠지만 지금까지는 계획한 방향으로 순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예과 학생회 개설을 계획중인 학교에서는 ‘서로 다른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고, 서로 다른 행사들에 참여하는 학교의 경우 효율적이고 형평성에 맞는 운영을 위해 학생회도 따로 조직하고 학생회비도 따로 운영하는게 맞는지, 아니면 학교의 이름으로 하나도 뭉치는게 맞는지 선택에 어려움이 있다’며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나아가 예과생들만의 동아리나 행사에 대한 지원에 대한 의욕을 보인 학교도 있었다. ‘의전원 위주의, 병원 주위에서  공간에서 열리던 학과행사나 동아리만을 유지할 경우 선후배가 만나 교류하는 데에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예과생들도 자신들만의 동아리나 행사를 유치할 필요를 배려해야 한다’ 는 입장이다. 


의전원 중심으로 운영되던 학교의 경우 예과생들을 위한 공간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곳도 있었다. 해당학교 회장은 ‘지금은 타과의 강의실을 빌려 쓰면서 지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의대생들만이 쓸 수 있는 전용공간 확보가 가능하도록 의과대학 단과대 차원에서 신경을 쓰고 있다. ’고 말했다. 

의대 교수님과의 접촉이 잦고 쉬운 본과와 달리 예과는 의과대학에 속해 있지 않거나 따로 행정실조차 없는 것은 이전부터 존재하던 고질적인 문제이다. ‘예과 담당 교수님과 담당 조교님이 계시기는 하지만 행정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본교 타과 사무실과 해결해 나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해법을 내놓았다.


이제 막 대학생활을 시작한 예과생들도 걱정이 있다. 의대는 수직적인 질서가 엄격하기로 소문난 곳인데 여기에 본과 선배들이 나이차가 많이 나 친밀감 형성이 더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만큼 선배들이 새내기배움터 또는 대면식 자리에서 많은 신경을 써 주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행정적인 면에서는 ‘대학에서의 첫 학기인 만큼 타과 수업과 비교를 할 수 없어서 그렇게 생각하는것일지도 모르니 감안하고 들어달라’는 조심스러움을 내비치며 기존에 편성되지 않던 예과 강의이다보니 커리큘럼이 썩 만족스럽지 않게 구성된 것 같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한편 예과생을 맞이하며 강의실을 신축해주거나 장학금 혜택을 늘려 주어서 좋은 점도 있었다.


기존에 병행체제에 있다가 의대로 회귀하는 학교들의 경우 2018학년도까지 정원의 30%를 편입생으로 선발한다. 이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이제 막 본과1학년을 시작한 만큼 공부 이외에는 다른 걱정을 할 시간조차 없다’면서 하나둘 고민을 털어놓았다. 


우선 편입생들은 예과생들과는 달리 선배나 후배들과 대면식 기회가 없는 점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동아리활동으로 선후배간 친교의 기회를 만들 수도 있지만 공부에 항상 치이는 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다른 동아리에 있는 사람들과는 영영 알고 지내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따로 자리를 마련해서 선후배간 인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또한 소속감에 대해서도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의대생 선배들은 의대생 후배가 있고 편입생들이 후배임에도 의대 재학생들과 나이가 비슷하거나 더 많기 때문에 우리를 어려워한다. 한편 의전원생 선배들은 편입생들을 완전한 자기 후배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입장인 것 같다.’ 는 식이었다. 선배에게 족보나 책을 받은 동기 의대생을 보면 부럽고 한편으로 저런것을 못 받는 자신이 뒤처질까봐 불안한 적도 있다고 한다.


한편 편입생과 의전원생의 차이를 거의 못 느끼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학생수가 줄어들었을 뿐이지 기존의 의전원생과 거의 같은 생활을 하고 있어서 별다른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다는 의견이었다. ‘우리 학교의 경우 원래부터 의전원생과 의대생이 잘 섞이는 편이었다 평가하고 있다. 의전원생 선배들과 비교해봐도 편입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는 데 있어 다른 점은 찾기 어렵다. 그 수가 적어졌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학생회장들은 ‘예과 신입생들은 의전원생 선배들을 본과 선배들로 존중해주고, 의전원 선배들은 예과생들이 나이도 훨씬 어린 후배지만 역시 존중해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의대에서는 선후배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니 졸업하고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양쪽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대학생활이나 군대를 모두 경험하고 온 의전원생 입장에서 의예과 후배들을 바라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제 막 입학한 뜨겁고 열정이 가득해 실수를 저지르던  20살을 통해 배워왔던 지난날을 생각하며 후배들을 아껴 줬으면 좋겠다.’ 라고 진심어린 바람을 전해왔다. 


문지현 기자/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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