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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공학과 만나다

115호/의대의대생 2017. 6. 11. 23:54 Posted by mednews



의대생, 공학과 만나다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KMSA)와 한국과학기술원(KIST)가 주최한 <KMSA-KIST Internship> 프로그램이 2017년 1월 2일부터 26일까지 약 4주간 진행되었다. 올해로 6번째를 맞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 의과대학에서 총 6명의 의대생들이 KIST를 찾았다. ‘Medical IT’, ‘재활로봇’, ‘생체재료’, ‘뇌의약’ 4개의 분야로 나누어 모집되었으며 각 학생은 지원한 분야의 연구소에서 인턴으로 근무하였다. 본 기자도 ‘Medical IT' 분야에 지원했던 프로그램 참여자로서, 평소 전념하던 의학에서 잠시 벗어나 공학에 대해 알아가는 유익한 경험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함께 KIST에서 한 달을 보낸 다른 의대생들을 인터뷰하여 본 프로그램에 관한 의견을 구할 수 있었다.


Q. 어떤 동기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나요?


김병석(생체재료,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기 전 저는 공대를 졸업하고 연구개발 직군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의전원에 입학하면서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공학지식을 의전원에서 배우게 될 의학지식과 결합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학기 중에는 그럴 기회를 갖지 못했지만 이번 겨울방학에 의대협에서 진행하는 KIST 인턴쉽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김덕주 학우로부터 알게 됐고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생체재료 연구단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이두영(생체재료, 연세대)

평소에도 의학연구에 관심이 있었는데, 의대협 홈페이지에서 KIST 인턴 학생을 모집한다는 공문을 보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우수한 국가 연구기관인 KIST에서 인턴 생활을 통해서 translational research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배우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 참여하였습니다. 


이재헌(Medical IT, 인제대)

이 프로그램이 미래의료의 방향을 엿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심도 있는 연구 경험을 쌓고 싶었고 공과대학에서는 어떤 연구를 진행하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참가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경훈(Medical IT, 울산대)

실리콘밸리에서 개발되는 새로운 의료기기들, IBM의 왓슨 같은 사례들을 보며 의학이 과학기술을 만났을 때 얼마나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깨달았습니다. 미래에 이 두 학문을 융합하는 데에 있어 앞장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후, 이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된다면 어떨지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습니다.  실제로 어떻게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하는지, 실제 연구실에서 어떤 방식으로 연구를 하는지도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되어 지체없이 바로 신청하였습니다.


Q. 인턴으로 근무하며 가장 유익했던 점은 무엇이고, 또 무엇을 배웠나요?


김병석(생체재료, 제주대)

인턴 근무 기간 중 가장 유익했다고 생각하는 점은 의학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과 창의적인 해결 방식을 몸소 체험해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인사이트가 생긴 것이 좋았습니다. 단순한 예를 들자면, 의과대학학생의 입장에서는 뼈가 부러지면 어떤 방법으로 고정할지를 고민하지만, 생체재료 연구자들은 고정 장치의 물성과 특성을 연구하면서 어떤 재료를 사용해야 치료의 효과가 높아질지를 고민합니다. 이처럼 같은 문제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식이 있다는 것을 느꼈던 점이 가장 유익했습니다.


이두영(생체재료, 연세대)

저는 생체재료 연구단에서 인턴을 하였는데, 연구원 선생님들을 직접 따라다니며 실험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고, 또 배웠습니다. 덕분에 다양한 최첨단 기기의 적용 사례들을 직접 체험하고, 박사님들과의 디스커션을 통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실험을 설계하고 가설들을 테스트 해 나가는 과정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재헌(Medical IT, 인제대)

박사님께서 개인과제로 하나의 주제에 대해 논문 자료조사를 해올 것을 부탁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논문에 관한 자료 찾기, 자료 정리하는 방법을 배운 것이 가장 유익했던 것 같습니다.


김경훈(Medical IT, 울산대)

평소 말로만 듣던 기술들을 실제 눈앞에서 본 것이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3D printing, Virtual Reality, Biodegradable Material 같은 기술이 의학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현장에서 어떤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의공학 연구에 주로 사용되는 프로그램들의 사용법을 배울 수 있었던 것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Q. 한 달여 가량의 활동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김병석(생체재료, 제주대)

생체재료 연구단의 연구원들과 같이 토론하며 협업했던 순간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있던 연구단의 다음 과제는 생체재료가 인체에 들어갔을 때 문제가 되는 foreign body reaction을 줄이는 것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의학지식을 바탕으로 관련 논문들을 찾아 공부하고 lab 세미나에서 발표했습니다. 저의 발표를 통해서 앞으로 진행되어야 할 연구방향을 어떻게 수정할 지에 대해 연구원들과 의견을 나누었는데, 짧은 기간이었지만 나름 연구단에 기여를 한 것 같아서 뿌듯하고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한 달 동안 보고 배운 내용들 그리고 제가 진행해온 literature search를 기반으로 생체재료 분야의 특정 topic에 대해서 마지막 주 단체 미팅시간에 발표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두영(생체재료, 연세대)

발표를 통해 다른 연구원 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었고, 저 자신도 준비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는 기회가 되어 좋았습니다.


Q. 의공학에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키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의공학 분야로 진로를 설정한다면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김병석(생체재료, 제주대)

공대출신으로서 기회가 된다면 의학 분야에서 공학지식을 적용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아직 의공학 쪽으로 확실하게 진로를 정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인턴쉽이 의공학 분야에 대해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두영(생체재료, 연세대)

의학과 공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긴밀한 협력을 통해 융합연구를 진행한다면, 의료분야에 도움이 될 창의적인 연구 성과를 많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왔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학생 시절부터 이러한 분야를 체험해보고자 관심을 갖고 연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재헌(Medical IT, 인제대)

의공학을 전공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 없지만, 임상의로서 신기술 도입에 컨설턴트로 참여하는 것은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김경훈(Medical IT, 울산대)

의학을 전공할 사람으로서 다른 진로는 없을지 꾸준히 고민하며 여러 분야의 책을 읽다가 큰 관심을 가지게 된 분야가 바로 ‘의공학’이었습니다. 의학과 IT관련 저자들의 책을 읽고 의학과 기술의 관계에 대해 흥미가 커졌습니다. 아직은 진로에 대한 정확한 계획을 세우지는 못했지만 의공학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나가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김병석(생체재료, 제주대)

우선 의공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 및 새로운 시야를 가지고 싶은 분들에게는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회와 시간만 허락된다면 꼭 참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참여한 연구 주제를 불문하고 인턴십에 참가한 학생들끼리 함께 만나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각자 느낀 점을 공유하면서 생각을 나누는 시간도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신 의대협에도 감사드립니다.


이두영(생체재료, 연세대)

인턴 기간 중 주기적으로 있었던 세미나들 또한 재미있었고 시야를 넓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각 세부 분야의 전문가들을 외부에서 초청하여 그 분들의 연구에 대해서 배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재헌(Medical IT, 인제대)

강력 추천합니다! 월급은 적지만 그 10배의 얻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논문을 읽고 쓰는 것을 배우고 싶은 분들이라면 추천합니다. 의대생에게 스펙으로써 공인된 연구기관 연구경력에도 도움이 됩니다. 외부병원에 지원할 때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김경훈(Medical IT, 울산대)

꼭 공학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더라도 연구에 관심이 많은 의대생이라면 이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박사님과 연구원 분들이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전혀 불편함 없이 연구소 생활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한 달이 너무 짧아서 아쉽게 느껴질 만큼 재미와 배움을 모두 얻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김경훈 기자/울산

<gutdokto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