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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약의 진실 -

ADHD 치료제, 메틸페니데이트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요즘, 수험생들과 수험생을 자녀로 둔 많은 학부모들이 대입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한 방법으로 약물 처방을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전에 ‘총명탕’이 인기를 누렸던 것처럼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 치료제 처방이 집중력을 향상시킨다는 소문 때문에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메틸페니데이트의 구조식.

 

 

최근 5년간 ADHD 치료제의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이 약의 고등학생 연령대의 처방이 증가했으며 특히 수능을 앞둔 만18세의 ADHD 치료제 청구금액이 평소에 비해 현저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공부를 잘하게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준 ‘메틸페니데이트’는 가장 흔히 처방되는 각성제로서 중추신경계의 활동을 증진시키며 ADHD 환자의 주의력을 증가시키는 기능을 하는 치료 약제이다. 하지만 장기적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인 페니데이트는 코카인, 암페타민과 약리학적으로 비슷하여 마약류와 같은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ADHD 치료제에 대한 의존성 문제는 지난 수십 년간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처방 용량에 따라 저항성이 발생하여 복용량을 늘림으로써 중독에 빠질 수 있다. 식품의약품 안전처는 이 외에도 두통, 어지러움, 수면장애를 비롯하여 식욕 저하, 발작, 고열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식품의약안전청(FDA)에 따르면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던 ADHD 환자들에게서 조증 및 정신병 199건, 공격성 261건, 자살징후는 130건 등이 있었으며 이러한 이상반응 중 48%가 메틸페니데이트를 중단한 뒤 곧바로 호전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메틸페니데이트는 이러한 부작용의 위험을 무릅쓰고 복용할 만큼 학습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일까? 순천향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의 한 연구는 별다른 정신의학적 이상이 없는 건강한 성인이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면 인지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 국한하여 여러 인지기능들이 유의하게 향상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상인이 적정 수준 이상의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면 오히려 인지능력이 훨씬 감소하는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상인에게 투여된 메틸페니데이트는 20-40mg 범위 이내였으며 인지기능과 도파민의 관계는 거꾸로 된 U 모형이었다. 이는 인지기능을 증진시켜 성적을 올리기 위해 복용한 치료제가 오히려 복용하지 않는 것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보장할 수 없는 효과에 여러 심각한 부작용들을 감수해가며 수험생들은 이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것일까. 1990년대 이후의 연구들은 메틸페니데이트의 인지기능 개선이 뇌 내의 보상기전의 조절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메틸페니데이트와 같은 약물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학습 당사자의 과제를 수행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자세와 동기부여, 흥미유발로도 얼마든지 인지기능을 증진시킬 수 있음을 뜻한다. 공부와 성적 향상을 위해서 인위적인 약물을 복용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동기부여를 통해 수험생들 스스로가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어떨까.

 

 

 

서수린 기자/고려
<surins040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