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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정보꾼 스파이

106호/문화생활 2015. 9. 19. 22:36 Posted by mednews

외로운 정보꾼 스파이

 

스파이 : 한 국가나 단체의 비밀을 몰래 알아내어 경쟁 관계의 국가나 단체에 전해주는 사람.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할 만큼 인류는 끊임없는 전쟁과 분쟁에 시달려왔다. 예로부터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라는 말이 있고, 단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할 때에도 상대방의 본진을 몰래 들여다보는 버그가 성행하는 것을 보면, 상대를 이겨야 하는 경쟁의 관계에서 상대의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스파이의 역사는 이러한 생각에서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존재해서는 안 되지만 존재하는 사람, 스파이

 

상대방의 정보를 몰래 알아내기 위해서는 당연히 경쟁상대 쪽 사람이라는 것을 들켜서는 안된다. 그러다보니 스파이는 자신의 신분을 완전히 없애고 작전마다 새로운 신분으로 살아가는, ‘존재해서는 안 되지만 존재하는 사람’으로 살아간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하였지만 가족도 친구도 없이 원할 때는 언제든 신분을 바꿀 수 있도록 철저히 혼자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성간의 사랑은 제 1 금기 사항이었다.

 

 

 

역사 속의 스파이, 마타 하리(Mata Hari)

 

스파이는 신분을 지워가며 사는 사람인만큼, 실제 활동했던 스파이 수에 비해 역사적 자료가 많이 남아있지는 않다. 역사적 자료가 부족하고, 금기에 어린 스파이의 삶이 극적인 경우가 많다보니 영화로는 많이 제작되어 있다. 중-일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색계>도 각색이 많이 되었지만 실존했던 여성 스파이의 금기된 사랑을 다뤘다.
실존했던 스파이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을 꼽으라면 마타 하리를 꼽을 수 있다. 마타 하리는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진영에서 활약한 여성 스파이로, ‘스파이계의 여왕’이라고 불렸다. 업무 수행 능력도 탁월해 늘 막중한 임무를 맡곤 했다. 독일은 당시 파리의 사교무대에서 매혹적인 댄서로 널리 알려져 있던 마타 하리를 이용하여 다양한 스파이활동을 지시하였다. 그녀의 상당한 미모, 중립국(네덜란드)의 국적, 유창한 말솜씨는 스파이가 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었다.
마타 하리는 수많은 고위급 인사들과 접촉하였다. 독일은 영국의 탱크 설계도가 프랑스 총 사령부 모건장군의 집 비밀금고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녀에게 설계도를 가져올 것을 명령했다. 마타하리는 부인과 사별한 모건 장군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고, 동거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녀는 집에 있는 금고 위에 있는 시계가 늘 9시 35분 15초에 멈춰있다는 것을 주목하고 9시를 21시로 추리하여 6자리 비밀번호 ‘213515’을 알아내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하지만 그녀의 왕성한 활동 반경이 오히려 독이 되어 스파이로 의심을 받게 되고, 영국은 그녀를 3차례에 걸쳐 심문한 뒤 ‘스파이로서 프랑스정보를 독일에 팔았다’라는 죄목으로 체포하였고, 총살형을 선고하였다. 하지만 사실 그다지 지적 수준도 높지 않았다는 영국의 비밀문서도 공개되어 그녀는 스파이가 아닌 그 당시 정치계의 스캔들을 뒤집어쓴 마녀사냥의 희생양이었다는 설도 함께 내려오고 있다.

 

현재에도 활약하는 스파이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서 스파이가 활동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미 전 세계 200여개의 나라가 서로서로 타국에 스파이를 심어두었고, 언제라도 전쟁을 할 수 있도록 치열한 정보전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전쟁 관련 스파이도 많지만, 정보화 산업 시대이다 보니 산업스파이가 많이 활동하고 있다. 또한 정부기관들 사이에서도 스파이가 존재하여 서로 감시하고 있으니, 스파이는 ‘정보가 필요한 모든 곳’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평범한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들 곁에서 특정 임무를 띠고 대학생 신분으로 일하는 스파이가 활동하고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장원 기자/중앙
<wonwon9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