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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30일 전공의 제도를 총체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는 인턴기간의 축소 혹은 폐지 그리고 분과별 수련의 기간의 조절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대한의학회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연말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대한의학회는 지난 8월 20일 약 6개월에 걸쳐 진행된 '전문의제도 개선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대한의학회는 인턴 축소 혹은 폐지에 따른 진료능력 저하를 막기 위핸 대안으로 ▲전문의형(미국 모델) : 의대 졸업 후 의사면허를 취득한 후 전문의 과정 중 일정기간(1~3년)을 이수하면 진료면허 부여 ▲공통과정형(일본 모델) : 의사면허 취득 후 2년 간 공통과정을 거치면 진료면허를 주고 이후 3~4년의 전문의 과정을 거쳐야 함 ▲전문의/진료의 혼합형 : 의대 졸업 후 의사면허를 따면 전문의 과정을 거쳐 전문의가 되거나 2년 간 진료의사 과정 이수 후 진료면허 획득 등의 세 가지를 제시했다. 한편, 전공과목 수련의 이상적인는 모델로 유관과목의 공통수련과정 2년과 전문과목 수련과정 2년과 세부전문 수련과정 2년 등을 제시했다.

우리나라 인턴제도의 역사는 19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브란스 병원에서 처음 실시했던 이 제도는 지금과는 그 방식이 다소 달랐다. 처음 1년동안에는 지금과 비슷한 형태로 각 분과를 돌며 수련했지만, 그 다음 1년은 한 과에서만 수련을 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무려 한세기가 지나면서도 인턴제도는 그 효용가치를 인정받아 조금씩 제도적으로 정착해가면서, 전공의가 되기 위한 의과대학 졸업생들의 필수적 코스가 되고 있다. 즉 인턴제도는 학부기간의 임상 교육과 달리 의사로서 직접 진료를 하면서 여러 진료영역에 대해 배우고, 병원 생활에 적응하며 여러 과를 체험하며 향후 진로를 결정할수 있다는 장점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병원은 이러한 인턴 및 레지던트 제도를 통해 비교적 낮은 급여로 순종적이며 일정 기한이 지나면 퇴직하는 고급 인력을 사용할 수도 있기에 병원 입장에서도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다.
 
그렇다면 현행 인턴제도가 문제시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로, 인턴제도의 불합리한 운영으로 수련의 질이 저하된다는 지적이다. 인턴의 수련기준이 자리잡아가고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 수련 내용은 병원이나 과별로 다른데다가 의국의 잡무도 인턴이 상당부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빈번한 폭력, 근무시간에 대한 불명확한 기준 및 급여 등 부적절한 처우는 여전히 종종 표출되는 문제이다.
둘째, 지난해부터 개정된 의사고시를 고려했을때 인턴제도가 불필요 해졌다는 점이다. 작년부터는 의사면허 국가고시에 일차적인 진료능력을 평가하는 실기시험인 CPX와 여러 임상 술기들을 제대로 시행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OSCE가 추가되었다. 따라서 그 전에 비해 졸업생들의 임상적 능력이 어느정도 보장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의학전문대학원의 도입으로 전공의 제도에 대한 총체적인 개편이 필요해졌다는 지적이다. 학부4년, 의전원 4년, 5년의 수련기간, 남성의 경우 군문제가 더해진다면 최소 삼십대 중반은 되어야 전문의가 되는것이다. 의사로서 활발히 활동하는 실제적 시기가 지나치게 늦추어지는 것은 의료 전반의 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인턴제도가 폐지된다면 이를 대체할수 있는 수단으로 크게 세가지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먼저 PA(physical assistant)로 이는 의사 업무를 보조하는 인력인 PA를 고용하는 제도이다. PA 제도는 지금도 흉부외과등 일부 지원자가 많지 않은 기피과에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PA는 다소 숙련도가 떨어져 일정기간 수련을 이수해야 술부 봉합이나 위관 교체등의 시술이 가능하기에 이들을 육성하는 것이 다소 힘들것이며, 혹여나 이들이 수준 이상의 업무를 부여받을 시에는 불법 의료행위의 가능성도 있어 다소 제도적으로 미비하다.
이를 보완한 제도가 NP(Nurse Practitioner) 제도이다. 이는 기존의 PA제도의 맹점을 보완한 것으로 이들 NP는 PA들 중 일정 정도 이상의 술기를 습득하고 검증받은 이들을 뜻한다.만약 이들의 업무를 제도적으로 정확히 규정한다면 지금 인턴이 맡고 있는 업무의 상당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 즉 수술보조나 설명보조등을 NP에게 위임하고 나머지의 업무를 레지던트가 맡는다면 제도가 바뀜에 따라 발생하는 인력공급 부족을 어느정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제도 역시 몇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우선 NP를 고용할 시에는 기존 인턴의 1.5~2배의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한 병원에 순응적인 인턴에 비해 NP의 경우 연장근무 시에 근로기준법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병원의 입장에서는 난색을 표할수 밖에 없다. 그리고 기존 전공의들과의 갈등 역시 예상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수련 과정에서의 문제를 다른 나라들은 어떤 방식으로 해결했을까? 미국의 경우 서브인턴제도를 운영하며, 학부 과정을 마친 후 일부과를 제외하고는 바로 레지던트 과정에 입문하는 식이다. 일본의 경우 1968년 이후 인턴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임상연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기초적 1차 진료 능력을 위한것으로 2004년 부터 2년 과정을 거쳐야 독립적인 진료가 가능하다. 독일 역시 2003년에 우리와 같은 인턴제도의 문제점 (과도한 노동,박봉 등) 때문에 인턴제도를 폐지한 바 있다. 영국은 의대 졸업 후 내과계 및 외과계 수련을 6개월씩 1년간 의무 수련을 거쳐 GMC(General Medical Council)로 승인해준다. 그 후 일반의로 3년의 수련기간을 갖고, 전공 분야에 따라 5~6년 추가되는 등 보통 전문의로 3년의 전문 과목을 수련한다.

민태홍 기자/순천향
<minth@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