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의 알파고, 인공지능과 의학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이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어느새 커버린 인공지능의 위대함에 경외감을 느꼈으며, 그 위력 앞에서도 강력한 한 수를 보여준 이세돌에게 찬사를 보냈다. 인간과 기계의 대결로 보여지며 단순히 일대일의 경기가 아닌 다양한 생각거리를 우리에게 던져 주었다. 인공 지능이 바둑뿐만 다른 분야에도 적용된다면. 바둑 경기에서와 같이 우수한 결과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의료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구글에서는 알파고의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외부 분야로 의료를 꼽았고, 헬스케어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료 분야도 인공지능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의료분야. 축적된 데이터로 인공 지능 적용 용이
그렇다면 왜. 인공지능이 의학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 것일까? 실제로 인공지능 입장에서 이세돌과 의료 분야 사이에는 큰 공통점이 존재한다. 바로 데이터의 크기가 크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딥러닝을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데이터이다. 인공 지능은 많은 데이터를 일반화하고 그 일반화한 정보로 문제를 해결한다. 알파고는 단순히 경우의 수만을 계산해서 바둑을 뒀던 것이 아니라, 이세돌의 누적된 경기 데이터를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경기를 펼쳐 나갔던 것이다. 바둑 경력이 긴 이세돌은 수많은 경기 데이터가 있었고, 그렇기에 알파고가 조금 더 수월하게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의학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의학 중 영상 분야에는 너무나도 많은 데이터가 존재한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CT, X-ray를 찍고 있고, 이와 더불어 의사가 내린 진단이 합쳐져 의료 영상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인공 지능이 참여하기에는 너무나도 좋은 환경인 것이다.
실제로 이런 많은 의료 영상 데이터를 통해 진단을 내리는 소프트웨어들이 개발 중이다. 퀴즈쇼에서 인간을 이겨 이슈가 되었던 IBM에서 개발한 슈퍼컴퓨터 왓슨(Watson)은 MD 앤더슨 암센터에서 암 진단 정확도 개선을 위해 이미 활용되고 있다. 그 정확도는 무려 96%나 된다.
우리나라도 의료 딥러닝 기술 성장 중
우리나라에도 의료 딥러닝 기술을 연구하는 업체들이 있다. 그 중 루닛(Lunit)과 뷰노(Vuno)가 대표적이다. 루닛(Lunit)은 ‘Toward Data-driven medicine’이라는 목표를 두고 있는 곳으로 임상적 빅 데이터와 딥러닝 기술을 연합하여, 의학적 진단을 도와주는 기구를 만드려고 하고 있다. MS 이미지 인식 대회에서 구글을 제치고 5위를 할 정도로 훌륭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실제 CT 사진에서 유방암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판독과 진단은 가능하나, 판독한 이유에 대한 설명과 앞으로의 치료 방향을 제시해 주지는 못하고 있다. 뷰노(Vuno)에서는 루닛과 마찬가지로 딥러닝 기술과 데이터를 접목한 의료용 소프트 웨어인 뷰노 메드( Vuno-Med)를 개발중이다. CT사진와 이로부터 내려진 진단 데이터를 통해 폐질환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의료 인공 지능 도입시, 의사의 역할 변화 필요
이렇게 의료 딥러닝 기술이 성장하는 가운데, 미래에 병원에 인공지능 컴퓨터가 들어서는 일은 충분이 예측가능하다. 환자의 진단와 치료 방법 제시를 주 업무로 삼는 의사들에게 인공 지능의 존재는 어떻게 보면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맞대결처럼, 인공 지능과 누가 더 진단과 치료를 잘하나 대결해야 하는 상대인지, 아니면 같이 협력하여 의료 진단의 정확성을 높여 의료 서비스 질을 개선할 것인지 그 관계에 대해 여러 견해가 존재한다. 인공 지능이 의료 분야에 도입된다면 의사의 역할이 변화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단순히 병명 진단은 인공 지능이 대체할 수 있다면 앞으로의 의사들에게는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의료 서비스의 목표가 빠른 진단과 보편적 치료 방법 제시보다는 환자 개개인의 상태와 가치관에 따라 달리 치료하는 맞춤 치료로 변화하는 현재 추세와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따라 폭넓은 경험과 시야를 갖추고자 하는 의대생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임채린 기자/가천
<cl_mak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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