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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재정 축내는 실손의료보험

- 건강관리 수준 향상과 더불어 의료비 지출 증가 우려도


주변에서 흔히 가입하는 실손의료보험은 전국민의 60% 이상이 가입하여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인식될 정도이다. 실손의료보험은 국민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을 보강하고 비급여를 보장하는 보충적인 형태로 도입되었으나, 짧은 시간에 급속히 확대되어 2015년 말에는 가입자 수가 건강보험 실가입자 수보다 많아졌다. 이에 따라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규모가 굉장히 거대해졌다. 이와 관련하여 의료비가 4.1배 증가하는 동안 실손의료보험은 무려 15배 이상 증가하였다는 통계자료가 있을 정도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실손의료보험이 오히려 의료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건강보험의 기능 위축과 재정 악화를 초래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었다. 실손의료보험으로 인한 의료이용 증가 시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증가하고,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와 미가입자 모두에게 건강보험료가 추가 부담되어 국민 모두에게 부담이 더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재정 지출 증가, 통계로 입증


위와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제8회 한국의료패널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실손의료보험 가입이 의료비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실손의료보험이 실질적으로 건강보험 재정 상태를 악화시킨다는 통계적 결과가 도출되었다.

기존에도 실손의료보험이 의료비를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존재하나, 비급여 항목을 비롯하여 처방약값, 교통비 및 입원간병비를 포함한 총 의료비 변화에 대한 결과가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손보험 가입자 총의료비 64만원 증가


그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집단은 미가입자 집단에 비해 비급여 진료비 지출은 약 26만원, 건보부담금 지출이 약 31만원 증가하였고, 총의료비 지출은 약 64만원 더 늘어났다. 또한 법정본인부담금도 증가하였다. 반면 정액보험 가입자 집단은 미가입자 집단에 비해 비급여 진료비 지출이 증가하나, 건보부담금과 법정본인부담금 및 총의료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와 정액보험 가입자를 비교했을 때에도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는 비급여 진료비 및 건보부담금, 법정본인부담금, 총의료비 지출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로 의료비 지출 수준이 실손의료보험의 가입여부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는 상관관계가 존재함이 파악되었다. 실손의료보험을 통한 의료비 보장은 의료서비스의 이용 증가를 가져와 건강관리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으며, 의료비 지출의 심화를 유발하고 결국 건강보험의 재정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재정 건전성 위해 건강보험 개선 필요


의료서비스 이용자와 국가 측면에서 실손의료보험의 부작용을 드려다보자. 일단 의료서비스 이용자는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다양한 비급여 진료를 받기 위해 실손의료보험에 의존하게 된다. 또한 실손의료보험으로 인해 의료공급자는 과잉진료를 할 수 있고, 건강보험의 재정이 과다 지출되는 것이다. 결국 증가된 재정지출은 국민에게 민간의료보험과 건강보험의 이중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다. 게다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노인의료비 지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에 위기가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비하기 위하여 건강보험 시스템의 전반적인 변화를 통하여 건강보험을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개선해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상혁 기자/가천

<hoiayp@naver.com>




※ 이 기사는 제8회 한국의료패널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실손의료보험 가입이 의료비에 미치는 영향’(김관옥·신영전)을 참고하였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