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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박테리아’에 대처 나선 정부...‘항생제 내성’에 마음 급한 지구촌

 

 

 

2020년까지 항생제 사용 20% 줄이기로....지구촌, 슈퍼박테리아에 대응 못할 시
2050년 감염으로 인한 사망 1000만 명, 손실액 100경원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한 슈퍼박테리아(항생제 저항성을 지닌 박테리아)의 위험이 커지자 항생제 내성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지난 8월 11일 정부는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2020)’을 확정하였다.
항생제 내성관리 주요 대책으로 ○항생제 적정 사용 유도 ○내성균 확산 방지 및 감시체계 강화 ○항생제 사용자 및 일반 국민 대상 인식 개선 ○내성균에 대한 인프라 및 R&D 확충  ○국제 협력 활성화 등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인체에 대한 항생제 사용량 20% 감축 ●감기 항생제 처방률 절반 감축 ●주요 항생제 내성률 10~20%감축을 이루겠다고 정부는 밝혔다. 이는 2016년 5월 영국의 항생제 내성 대책위원회 (Review on Antimicrobial Resistance, AMR)에서 발간한 짐오닐 보고서에서 제안한 항생제 저항성에 대한 대책과 유사하다.

 

한국 항생제 사용량, OECD평균보다 35%높아

 

실제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31.7DDD(Defined Daily Dose·국민 1000명 중 매일 항생제를 복용하는 사람 숫자)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전체 34개국 중 우리나라와 유사한 기준으로 항생제 총사용량을 제공한 12개국 평균 23.7DDD보다 35% 더 높다. 한국보다 더 높은 항생제 사용 국가는 터키뿐이다. 하지만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한 슈퍼박테리아의 위협은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니다. 2014년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도 항생제 내성문제를 주요의제로 다루었으며, WHO도 지난해 5월, 이 문제에 대한 국가별 행동계획 마련 및 국제 공조를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항생제 문제가 전 세계적인 문제화 된 것은 글로벌화로 인한 항생제 내성균의 국가 간 이동 가능성 증가, 새로운 항생제 개발의 어려움 등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세계화와 갈수록 내성이 강해지는 슈퍼박테리아...
전 세계는 비상

 

메치실린 내성 포도상구균(MRSA)은 1961년 영국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유럽 국가들을 거쳐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발견되는 것은 1970년대로 약 20여년이 걸렸다. 하지만 강력한 항생제인 카바페넴에 대한  내성을 지닌 폐렴간균(Klebsiella pneumoniae)의 경우 2003년 미국에서 발견되고 2005년엔 이스라엘, 2008년엔 영국, 이탈리아, 콜롬비아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간 기간은 단 5년이 걸렸다. 빠르게 진행되어가는 글로벌화로 국가 간의 이동을 넘어 대륙과 대륙사이의 인적 왕래가 갈수록 많아지면서  슈퍼박테리아의 확산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이는 의료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일부 국가들이 자국 내에서 슈퍼박테리아에 대처를 잘 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생긴 슈퍼박테리아 쉽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이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을 발견한 이후로 100여종의 항생제가 개발됐지만 1987년 리포펩타이드를 마지막으로 새로운 항생물질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지니는 새로 등장하는 슈퍼박테리아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새로운 항생제 개발 비용 역시 상승하고 있어 국제 공조가 강조되고 있다. WHO는 2014년 성명에서 “항생제 내성으로 우리는 ‘심각한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2050년 감염에 의한 사망자, 암보다 많아...

슈퍼박테리아로 인한 손실 100조 달러

 

항생제 내성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보고서를 통해서도 경고한바 있다. 2015년 영국의 항생제 내성 대책위원회(Review on Antimicrobial Resistance, AMR)에서 발간한 짐오닐 보고서에서는 항생제 저항성을 줄이는 대책을 찾지 못한다면 현재 AMR 감염에 의한 사망자 수가 현재 70만 명에서 2050년까지 한 해 평균 1000만명이 감염에 의해 사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암에 의한 사망자수 예측인 820만명보다 많다.
슈퍼박테리아는 인간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2015년 7월에 나온 OECD의 항생제 저항성에 관한 보고서에서는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항생제 저항성 세균감염으로 인해 의료비용은 10,000~40,000달러가 추가로 더 들며 슈퍼박테리아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 및 사망률 증가, 노동효율 감소 등 직간접적인 피해규모는 의료비용의 두 배가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2050년에 손실되는 비용은 약 100조 달러로 세계경제 전체 GDP의 2~3.5%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예상되기 때문에 G7 선진국들뿐만 아니라 UN차원에서 인간에게 사용되는 항생제뿐만 아니라 동물들에게 사용되는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의 증가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살찌우기 위해 가축에게 먹이는 항생제 쉽게 노출

 

사람에게 쓰이는 항생제 및 항생제 내성에 대해 관심이 많지만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육류나 어패류를 통해서 항생제 내성에 쉽게 노출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은 편이다. 2014년 뉴욕타임즈는 FDA가 가축에 사용된 항생제의 유해 여부에 대해 2001년부터 10년간 광범위하게 조사한 내부문건을 입수하여 공개하였다.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가축에게 먹인 항생제들 중 일부가 슈퍼박테리아를 유발하며, 인간이 이들 가축을 섭취할 경우 가축의 내성 박테리아까지 함께 섭취하게 되어 감염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왜 동물들에게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일까? 불결한 사육환경에서 길러지는 가축들의 질병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먹이기도 하지만 항생제가 가축을 빨리 살찌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1948년에 발견도 항생제 사용을 더욱 부추겼다. 이 때문에 가축에게 쓰이는 항생제는 더욱 심각하여 EU에서는 2006년부터 치료 목적을 제외한 성장촉진 등을 위한 가축에 대한 항생제 사용을 금지하였으며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금지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가축에 항생제 사용은 지속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전체 항생제 사용량의 80%가 가축에게 쓰이고 있으며 2030년에는 가축에게 쓰이는 전 세계 항생제 사용량은 2010년 대비 67%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페니실린을 통해 세균을 정복할 수 있었던 인류는 지금, 오히려 ‘항생제의 역습’에 직면했다. 세균슈퍼박테리아에 굴복하여 페니실린 개발 이전의 시대, 단순한 감염만으로도 사망하는 시대로 후퇴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마저 갖게 한다. OECD 국가 중 항생제 사용량이 최고 수준인 한국, 이제는 오남용에 대한 경각심에서 그쳐서는 안 되고 실천해야 될 때이다.

 

 

 

김민 기자/가천
<franky777m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