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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 헌혈 조건 알아보기

 

헌혈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만으로 누구나 다 헌혈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헌혈을 하기 위해서는 건강 진단 검사, 문진 등을 거쳐 헌혈자의 혈액이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아야 한다. 320ml 전혈 채혈을 기준으로, 헌혈을 하기 위한 조건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회복 기간 미달,
과거 혈액검사 이상

 

헌혈을 하러 가면 먼저 신분증 확인과 헌혈 경력 조회를 한다. 혈구의 재생이나 혈액의 생성 등 혈액의 회복력을 고려하여 헌혈 후 채혈 불가 기간이 2개월로 정해져 있다. 따라서 경력 조회 시 최근 전혈 헌혈 날짜로부터 2개월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헌혈을 할 수 없다. 과거 혈액 검사에서 이상이 있다고 판정을 받았다면 확인 검사를 거쳐 정상인 경우 헌혈을 할 수 있다.

 

저체중, 저혈압/고혈압,
낮은 혈액 비중

 

헌혈 전 건강 진단 검사에서는 체중 측정, 혈압과 맥박 측정, 혈액형 검사, 혈액비중 검사, 혈소판 수 검사 등을 한다. 혈액의 양은 체중에 비례하므로 여성은 45kg 이상, 남성은 50kg 이상이어야 헌혈 자격이 주어진다. 고혈압 혹은 저혈압인 사람에게는 일시적인 혈류양의 변화도 혈액 순환 기계에 무리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수축기 혈압 90mmHg 미만 또는 180mmHg 이상, 이완기 혈압 100mmHg 이상, 맥박 1분간 50회 미만 100회 초과인 사람으로부터는 채혈을 하지 않는다. 혈액 비중 검사는 적혈구 내의 헤모글로빈(혈색소)이 충분한지 측정하기 위한 검사로, 혈액의 비중이 1.053, 즉 혈색소 수치가 12.5g/dl 이상 이어야 전혈 헌혈을 할 수 있다.

건강 진단 검사 후에는 문진을 통해 헌혈자의 혈액 상태와 관련이 깊은 약물 복용 여부, 질병 유무, 전염병 위험 지역 여행 여부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약물 및 예방접종

 

건선 치료제(에크레티네이트, 아시트레린),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두타스테라이드, 피나스테라이드), 남성 탈모증 치료제(피나스테라이드), 여드름 치료제(이소크레티노인) 등은 태아에 기형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약물이므로, 이를 복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헌혈 금지기간이 지난 후부터 헌혈이 가능하다. 소에서 추출한 인슐린, 면역 억제제, 태반 주사제, 혈액 응고 인자, 항생제, 스테로이드제, 아스피린 등을 복용하였을 경우,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영구적으로 헌혈을 하는데 제한을 받는다.
예방접종도 종류에 따라 헌혈 금지 기간이 정해져 있다. 동물에게 물린 후 광견병의 예방접종, 수두, 상처 후 파상풍, 인플루엔자 생백신, B형 간염 등에 대한 예방 접종을 맞으면 3주에서 1년의 기간 동안 헌혈을 할 수 없다. 인플루엔자, A형 간염, 파상풍, 일본뇌염, 유행성 출혈열, 자궁경부암 백신 등은 접종 후 24시간 이후부터 헌혈을 할 수 있다.

 

질환 여부 및 건강 상태

 

헌혈자의 건강 상태도 헌혈 가능 여부에 영향을 끼친다. 발열, 인후통, 설사 등 급성 감염성 질환이 의심되는 증상이 없어진지 3일이 지나지 않은 경우 헌혈을 할 수 없다. 감염병에 걸린 경력이 있다면, 감염병의 종류에 따라 1개월에서 3년의 헌혈 보류 기간이 주어지거나 영구적으로 헌혈을 하지 못하게 된다.
특별히 병적인 증상이 없는데도 헌혈 자격 요건에 충족되지 못할 수 있다. 말라리아 위험지역에서 숙박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무증상의 상태로 말라리아 원충이 적혈구 내에 잠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혈구를 포함한 헌혈이 제한된다. 2012년 현재 국내의 말라리아 위험지역은 경기도 파주시나 연천군, 인천의 강화군, 옹진군, 강원도 철원구 등으로, 이 지역에서 연중 6개월 이상 숙박하였을 시에는 2년간, 숙박 기간이 연중 1일 이상 6개월 미만인 경우 1년간 전혈 헌혈을 할 수 없다. 국내 뿐 아니라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의 말라리아 발생 위험국가에 거주하거나 여행을 갔다 왔을 시에는 각각 3년, 1년 동안 전혈 헌혈을 할 수 없다. 말레리아 위험 지역과 비슷하게, 유럽에 주로 있는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 헌혈 금지 지역에서 일정기간 이상 거주하거나 체류한 경우에도 헌혈이 금지된다.
헌혈 시 건강해야 헌혈이 무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수면이 부족하거나, 피로하거나 식사를 제대로 먹지 않았을 때에도 헌혈을 하지 못할 수 있다. 음주를 하였을 경우 헌혈자와 수혈자 모두의 건강을 위해 음주 당일의 헌혈은 제한된다.

 

실제 헌혈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소개한 조건들은 물론이고, 이 글에서 채 소개하지 못한 조건들까지 모두 충족해야 헌혈 자격이 주어진다. 헌혈 전 검사는 수혈자가 건강하고 안전한 혈액만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한편으로는 헌혈 할 의사가 있는 사람이 예상치 못한 채혈 조건의 불충족으로 인해 그냥 되돌아가게 만드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혈액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함께, 헌혈 가능 조건의 적극적 홍보를 통해 헌혈 의사 표명자의 헛발걸음을 막아주는 배려도 필요하지 않을까.

 

윤주영 기자/울산
<cec1203@e-mednew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