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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의 ‘이단아’에서 ‘거장’으로 우뚝 선 김기덕 감독

 

1960.12.20  경상북도 봉화군에서 출생
1990 프랑스 파리로 유학
1992 귀국
1993 「화가와 사형수」로 영상작가교육원
 창작 대상 수상
1995 「무단횡단」으로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 대상 수상
1996 영화감독 데뷔
2004 「빈집」으로 제6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 수상
2004 「사마리아」로 제5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감독상) 수상
2011 「아리랑」으로 제64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상 수상
2012 「피에타」로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지난 2012년 9월 8일(현지사간), 제 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였고, 비공식부문에서는 3관왕을 달성하였다. 그 동안 임권택, 이창동, 박찬욱 등 여러 영화감독들이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여러 상을 수상하였지만, 각 영화제의 최고의 상은 수상하지 못하였다. 이에 대한민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의 최고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 걸어온 삶을 되짚어 보았다.

 

최종학력은 초졸,
15살부터 청계천 공장근무

 

김기덕 감독은 1960년 12월 20일 경상북도 봉화군에서 태어났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였다. 대신에 공식 학력으로는 인정되지 않는 농업학교에 진학하였다. 15살 때부터 청계천 공장에서 생활하다가 20살이 되자 해병대에 지원하여 부사관으로 4년 6개월 간 복무하며 불우한 시절을 이겨냈다.

 

늦깎이 유학생,
영화를 만나다

 

평소에 그림에 대해 생각이 남달랐던 김기덕 감독은 30세가 되던 1990년 당시, 백남준 작가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100인’에 선정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무작정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그 후 3년간 프랑스와 유럽 각지를 다니며 스스로 회화 공부를 하던 중 우연히 들른 영화관에서 영화 「양들의 침묵」과 「퐁네프의 연인들」을 보고 영화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다.

 

귀국, 영화감독으로 데뷔

 

3년 만에 귀국한 김기덕 감독은 1993년 영화 「화가와 사형수」로 영상작가교육원 창작 대상, 1995년 「무단횡단」으로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 대상을 수상하는 등 각본가로 활동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이듬해 1996년 그의 첫 번째 영화인 「악어」를 연출하여 영화감독으로 데뷔하였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주제와 소재가 독특하였고, 표현방법이 과감하였다. 폭력, 강간, 매춘과 같이 일반인이 내재적으로 피하고 싶은 부류의 삶을 영화로 다루어 줄곧 비판의 대상이 되었고, 이내 한국 영화계의 ‘이단아’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다.

 

해외에서 먼저 드러난 가치

 

2001년 김기덕 감독의 영화 「수취인불명」이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초청되었고, 「나쁜 남자」 역시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었다. 영화감독으로 데뷔하여 8년만인 2004년 원조교제를 소재로 다룬 영화 「사마리아」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같은 해 「빈집」으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어서 2005년 영화 「활」로 칸 국제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에 초청되었다. 2008년 제자인 장훈 감독이 김기덕 감독의 곁을 떠나고, 영화 촬영 도중에 배우 이나영이 죽음의 위험을 넘기는 등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자 홀로 오두막 생활을 하며 은둔 생활을 시작했다. 3년간의 칩거를 끝내고 2011년 자신을 성찰한 영화 「아리랑」으로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상을 받으면서 대한민국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의 상을 모두 거머쥔 영화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영화 「피에타」,
세계적으로 인정받다

 

영화 공부라고는 제대로 배워보지 않은 김기덕 감독은 영화감독 데뷔 15년 만에 제 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자신의 18번째 작품인 영화 「피에타」로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여 세계 영화계의 ‘거장’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최고의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품에 안고 시상대에 오른 그는 시상소감으로 ‘아리랑’을 불러 감동스러운 장면을 연출하였다. 이번 「피에타」의 홍보는 김기덕 감독의 작품 홍보 중 가장 대중적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김기덕 감독이 생애 첫 제작발표회에 참석한데 이어서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입담을 과시하고, 상영관을 찾아 관객들에게 무대 인사를 하는 등 대중을 향하여 과감한 노출을 시도하였기 때문이다. 상업을 목적으로 하는 영화에 비해서 상영회수도 적고, 교차상영까지 「피에타」였지만 관객 수 60만에 육박하며 종영한 가운데 김기덕 감독은 “새 작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빠른 시일 내에 김기덕 감독이 대중과 더 가까워진 작품으로 돌아오길 기대해 본다. 


진석환 기자/연세원주
<kwan@e-mednew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