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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가 아닌 의대생이에요” 닥터몽을 만나다
MC몽이 직접 경험하고 느낀 의대, 의대생, 의대생활


 ‘닥터몽 의대가다’ 가 화제다. 조금은 과장되고 호들갑스러워 보이긴 하지만 ‘땡시’, ‘해부실습’ 같은 우리의 일상들이 TV를 통해 대중들에게 소개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롭다. 햇살이 따뜻한 완연한 봄날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성의교정에서 가수도 연기자도 아닌 ‘의대생’MC몽을 만났다. 촬영 중간에 이루어진 인터뷰라 긴 시간을 할애할 수는 없었지만 그가 단지 방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의대생활을 체험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 의대에 입학한다고 했을 때 주위의 반응은 어떻던가

 처음에는 비난도 많이 받았다. 의대 가기가 얼마나 힘든데 얼마나 많은 수험생들이 의대에 가기 위해 공부와 싸우고 있는데 연예인이라는 신분 하나로 그렇게 쉽게 들어가느냐. 하지만 나는 정식으로 의대에 입학한 것은 아니고 청강생일 뿐이다. 청강생으로서 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또 다른 추억이 되어주고 싶고 거기서 나도 무언가를 배우고 또 당신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느껴보고 시청자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었던 건데 그 부분에서 오해가 있었다.


 - 네 군데 대학에서 모두 불합격을 했는데 느낌이 어땠나

 솔직하게 말하면 자존심이 좀 상하더라. 다들 명문대이고 특히 이화여대는 여대지만 재미요소를 위해면접을 본 것도 사실이다. 또 의학공부를 하신 분들이 약간 보수적인 성향이 있어서 나를 좋게 봐주시는 교수님들도 혹시나 학생들의 분위기에 방해가 될까봐 우려가 심하셨다. 그런 부분들을 이해는 하지만 사실 떨어지니까 자존심은 상하더라. 청강생일 뿐인데.

 
- 공부는 실제로 많이 하는 편인가

 보통 학생들과 같은 수준일 수는 없다. 일반 학생들은 거의 일주일에 한번 씩 시험을 보더라. 그 정도는 아니지만 나도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보고 그 기준 안에서 통과해야만 수업을 계속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공부를 안 하면 안 된다.

- 5집 앨범 준비 1박2일 등 다른 스케줄로 바쁠텐데 학교 생활을 같이 하는 게 힘들지는않은지

 물론 힘들다. 원래 5집이 5월 5일에 나와야 되는데 공부 때문에 아직 못 나오고 있다. 이동 할때도 틈틈이 공부하고 또 뼈 이름이나 의학용어 같은 거 외울 때는 늘상 계속 외워야 된다.

- 시험은 어땠나

 뼈 시험 보는 걸 봤는데 오히려 기자보다 잘 알더라. 내가 뼈는 자신 있다. 중간고사도 다 통과했다. 의학용어는 한 번에 붙었다. 그런데 땡시험에서 한번 재시를 봤지. 이자랑 지라를 반대로 말했다. 한번에 붙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

- 1박2일이나 다른 방송에서는 무식한 이미지로 비춰지는데 사실 그렇지 않은 것 같던데

 안 그래도 이번 1박2일 촬영 때 지원이 형이랑 나랑 같이 따졌다. 무식하다는 것의 기준이 뭐냐 이거지. 물론 그런 교과서적인 지식은 부족할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삶과 싸우면서 내가 살아가는 방법 대한 노하우 같은 것은 있다. 내가 곡을 쓰고 가사를 입히기도 하고 TV에서 하는 게임도 너무 잘해버리면 재미가 없다. 난 정말 그렇게 무식하지 않다. 진짜로

- 야생 체험과 의대생활 어떤게 더 힘든가

 소금이 짜냐 간장이 짜냐 이다. 1박2일은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지만 그래도 사실 생각할건 별로 없다. 밖에서 자는거 밖에서 자면 되고 까짓거 밥 못 먹으면 안 먹으면 되는 거다. 근데 여기는 정신적으로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다. 외워야 한다는 압박감 같은 것 때문에 너무 힘들다.


 - 만약에 고등학교 때로 돌아간다면 의대에 가고 싶은 생각은 없나

 공부는 다시한번 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다. 그런데 의대는 잘 모르겠다. 의대생들의 생활을 보면 진짜 매주 공부하고 월요일에 시험 보고 또 이 시험 끝나면 다음 시험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또 공부해야 되고 그런 삶을 사는 의대생들이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20대를 즐기지 못하는구나 싶다. 나도 사실 20살에 데뷔해서 31살 때까지 방송만 했다. 친구들끼리 어울려 놀 시간도 없었고 얼 굴도 알려져서 해운대 바닷가에 한번 놀러가 보질 못했다. 그런데 이 친구들 보니까 내가 오히려 나은거 같은 생각도 든다.


- 평소에 의대생 하면 느꼈던 이미지는 어땠나. 와서 생활해 보고 달라진 것이 있

 처음엔 그런 게 좀 있었다. 공부만 하던 친구들이니까 좀 고리타분하고 재미없고 너무 자기 밖에 모르지 않을까. 이기적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굉장히 순수하더라. 남을 배려할 줄 알고 그리고 누구보다 공부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 많은 친구들이라서 즐길 줄 알더라. 굉장히 열정적이기도 하고 닮고 싶은 부분이 많다.


 - 카데바 실습을 처음 할 때 겁을 많이 내시던데 느낌이 어땠나

 그럼. 무서웠다. 처음엔 다들 힘들지 않나 놀랍고 난 너무 놀라웠다. 의대생 말고는 그걸 접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 이쪽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면 누가 카데바를 만질 수 있으며 볼수 있겠나. 그래서 또 나에겐 굉장히 의미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숭고한시간이고. 이제는 많이 적응됐다.

- 카데바 실습실에서의 모습을 보고 일부 비판의 의견이 있었는데

 기사가 잘못 나왔다. 내가 원래 비위가 약한 사람이라고 얘기했던 것뿐인데 마치 내가 시신을 비위에 거슬려 하는 것처럼 나왔다. 시신을 기증하신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생각하면 장난은 당연히 칠  수 없는 거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감정은 속일 수 없는 것 아닌가. 무섭지. 그리고 불편할 수 있지.  누워 계신 이 분의 가족도 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진짜 마음 같아서는 난 못하겠는데 그 자기 몸을 기증하신 분들의 고마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그걸 또 피하면 안되지 않나.

 - ‘낙제를 하면 시신을 기증하겠다’ 라는 말씀도 하셨는데 생각이 변함이 없는지

 난 원래 평소부터 장기 기증을 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의 몸을 가지고 마치 복불복 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그게 참 안타깝다. 그렇게 말을 했던 건 스텝들에게 날 믿어 달라는 의미로 또 은 국민들에게 이게 정말 웃음으로만 볼 프로그램이 아니라 진정성이 담겨 있다는 걸 알리고 싶은 마음이었던 거다. 기사 나간걸 보면 복불복 하는 것처럼 사람 몸 가지고 장난치는거 밖에 안되는데 그 런 뜻은 절대 아니지


 - 1화에서 서인영씨랑 만났을 때 서인영씨가 되게 좋은 경험이 된다고 했는데 실제로 그런가

 물론 그렇다. 나는 어떤 일이든지 경험해 보는 건 다 좋은 일 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고 지금 의대생들도 나를 만남으로서 굉장히 좋은 경험을 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또 나는 원래 적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나랑 뜻이 맞으면 그 사람을 좋아하고 나랑 뜻이 안 맞으면 그 사람을 존경하라는 말도 있지 않나. 근데 이 친구들은 나랑 뜻이 안 맞는게 아니라 아예 다른 길을 가는 사람들이니 존경을 넘어서 위대한거지. 나한테는 이 모든 경험들이 나한테는 좋은 거고 시청자들이 봤을 때는 다소 위험한 도전일지도 모르고 좀 자극적인 소재일지 모르겠지만 난 너무 신난다. 또 재밌고


 - 마지막으로 의대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같이 생활을 해보니까 너무 공부만 하다보면 까딱 잘못하다간 인간적인 면들이나 자기의 자아를 못 찾을 수가 있을 것 같다. 의대라는 곳이 진짜 한 순간도 놓치면 안 되는 상황이고 딴 생각도 못할 것 같고 공부도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가슴속의 사랑을 놓지 말았으면 한다. 화내고 싶을땐 화내고 웃고 싶을 땐 웃고 놀고 싶을 땐 좀 놀고 그런 감정 표현을 좀 더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더 따뜻한 의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또 너무 도서관에만 있기보다는 여러 가지 체험도 해보고 그 런 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도 하고 감히 내가 의대생들에게 해줄 말은 없지만 그거 하나 그랬으면 좋겠다.


김민재 기자 순천향
<telemax@nate.com>

사진_정세용 수습기자 연세
<avantgarde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