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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독자에게

85호(2012.03.02)/오피니언 2012. 3. 4. 22:10 Posted by mednews

당신은 살아있습니까?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당연히 ‘의학적으로는’ 살아있을 것입니다. 그 말은 즉 심장이 뛰고 호흡 운동을 한다는 거겠죠. 저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번 겨울 방학 2달 남짓을 ‘언론인 겸 사업가 겸 학생’으로 보냈습니다. 정말 애매한 신분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하나, 라고 으레 시작도 전에 회의감부터 들었었는데 막상 해보니 그게 아니더라구요. 어차피 학생인데 뭘,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으면 이렇게 신문이 나올 수 있었을지, 아찔합니다. 재정 마련한다고 후원, 광고 거래처 발로 뛰어 다니기도 하고, 홈페이지 제작한다고 사업 제휴도 해보고, 앞으로 그런 일들을 또 언제 해볼 수 있을지나 모르겠습니다.
사실 열심히 해도, 열심히 안해도 상관없었을 텐데요.
원래 잠이 많고 특히나 방학 기간 중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 자체를 삶의 낙으로 생각해왔던 저라는 사람이, 아침부터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고, 지방도 다니고, 전화 수십 통을 한다는 것이 마냥 좋을 리가 없겠죠. 그런데, 왜 그렇게나 살아있음을 느끼며 즐거웠을까요? 집에서 멍하니 텔레비전을 볼 때도,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만지작거릴 때도 다 살아있는 건 마찬가지인데도요.
이제는 다시 의과대학 학생으로서의 신분이 주가 되겠네요. 공부가 주 업무가 되겠고, 자연스레 신문사 편집장으로서의 업무는 비중이 줄어들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지난 2달 동안의 방학이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방학 중 근황을 물었을 때 신문사 일만 했다, 라는 말로 불평했었지만 속마음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저한텐 그 일 자체가 즐거움이었거든요.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떻게 살아왔나요? 혹시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일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나요?

편집장 한중원
<editor@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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