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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온 미키 마우스

월트 디즈니 특별전 : 꿈과 환상의 스토리텔러

독일의 평론가 발터 벤야민은 월트 디즈니의 미키마우스 영화들의 성공은 ‘관객이 자신의 삶을 영화들 속에서 재인식’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고 논평했다. 이것은 1931년의 지적이지만, 2011년에도 그 유효성을 충분히 유지하고 있다. 벤야민의 언급을 반추해 보면서 최근에 개최된 ‘월트 디즈니 특별전 - 꿈과 환상의 스토리텔러’를 조망해 보고자 한다.

‘월트 디즈니 특별전 - 꿈과 환상의 스토리텔러’(이하 월트 디즈니 특별전)은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변천사를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전시회로, 지난 5월 14일에 처음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이 전시회는 9월 25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게 된다.
이번 전시는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리서치 라이브러리(ARL)가 기획한 것으로, 아시아 국가에서는 최초의 전시회이다. 전시 작품은 ARL이 소장한 6000만여 점 가운데 대중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작품 600여 점이다. 작품의 종류는 작품 개발단계의 캐릭터 스케치, 드로잉부터 색칠 작업 도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전시는 월트 디즈니의 초기 단편 애니메이션 ‘아기 돼지 삼형제’부터 최신작 ‘라푼젤’에 이르는 9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 볼 점은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이루는 구성 요소 하나하나에 대한 제작 과정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애니메이션의 제작 단계는 다음과 같다. ① 작품 개발단계의 아트워크 ② 스토리 스케치 ③ 캐릭터 디자인 ④ 레이아웃 ⑤ 애니메이션 드로잉 ⑥ 색칠 작업. 관객들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의 셀과 배경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월트 디즈니가 “애니메이션 작품들로 집안 책장이나 도서관에 꽂힌 이야기들이 다시 읽고 싶은 작품으로 태어나길 꿈꾼다”라고 언급한 것처럼 월트 디즈니의 작품들은 대부분 유명한 신화·전설·민담으로 이루어져 있다. 월트 디즈니의 초기작인 <아기 돼지 삼형제>는 대공황기에 만들어져 실의에 빠진 소시민에게 희망을 주는 데 기여했다. 3D로 제작된 최신작 <라푼젤> 역시 월트 디즈니의 스토리 이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전시회에서는 애니메이션의 캐릭터가 최종적으로 정해지기까지의 스케치들도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월트 디즈니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신데렐라>의 컨셉 아트를 살펴보면 우리가 보았던 신데렐라의 캐릭터와 사뭇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캐릭터는 월트 디즈니가 가장 신뢰했던 아티스트 중 한명인 메리 블레어(Mary Blair, 1911-1978)에 의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메리 블레어의 습작들이 영화에 그대로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나, 메리 블레어의 밝은 색채나 비대칭적인 구성은 <신데렐라>, <피터 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같은 디즈니 영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

허기영 수습기자/서울
<zealot648@e-mednew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