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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독자에게

115호/오피니언 2017. 6. 12. 00:17 Posted by mednews

우리 다시 시작해 봅시다


봄, ‘봄’이란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면서도 싱그러운 기분이 드는 3월이 찾아왔습니다. 봄을 시샘하던 꽃샘추위도 어느덧 지나가고 차가운 바람 속에서 웅크리고 숨어있던 새눈들도 따스한 볕을 받으며 서서히 깨어나 봄을 서로 먼저 맞이하려고 경쟁하듯 서둘러 제색깔을 뽐내고 있는 모습을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자연에서 새로움이라는 단어는 느낄 수 있듯이 개강을 맞은 예과 1학년부터 본과 4학년까지, 독자여러분과 저도 새로운 학년으로서 다시 출발점에 서게 되었습니다. 독자여러분들은 새학년 새학기, 어떻게 맞이하셨나요? 저마다 새학기를 맞이하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저는 매번 새학기마다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를 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면서 맞이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새해에 주로 신년계획으로 자신의 목표를 세우지만 사실 저에게 있어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새해보다 좀 더 각별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단순히 숫자로 적힌 연도가 바뀌는, 새로운 해가 시작된다는 상징적인 의미때문에 새해에 다른 사람들처럼 새로운 목표도 세우고 마음가짐을 다잡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방학 중이다 보니 ‘올해는 기필코 목표를 이루고 말겠다’는 굳은 각오는 어느새 눈녹듯 사라지고 게으름과 나태함이라는 관성에 사로잡혀 다시 예전모습으로 되돌아가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 했습니다. 그에 비해 3월은 학기가 시작하는 달이기 때문에 모든 행동들이 이전보다는 부지런해질수 밖에 없고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는 출발점이기 때문에 새해보다는 마음을 더 바로잡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2017년을 맞이한지 두달이 지났습니다. 어떤 분들은 묵묵히 자신이 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진해 나가고 계실 것이고 다른 분들은 기대와는 달리 계획이 잘 지켜지지 않아 이미 포기해버리신 분들도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봄이라는 계절의 시작과 함께 새학년이 시작되는 3월을 마음을 다 잡을 수 있는 기회로, 자신의 목표를 재설정하고 다시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때라고 생각합니다. 

 

한자 중에 신(新)이라는 한자가 있습니다. 신(新)은 새롭다 라는 의미로 서로 다른 한자들이 합쳐져서 새로운 뜻을 나타내는 회의자(會意字)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한자를 분해해서 해석해 보면 재미있는데 신(新)은 나무 목(木)자와 도끼(斤)근자 그리고 설 립(立)자, 세 한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도끼로 나무를 찍으면 갈라진 나무 틈사이로 새 순이 올라오는데 새롭게 올라오다를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한자가 신(新)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2017년 봄은 예년보다 더 특별한 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지난 3월 10일 11시 22분, 100일 넘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무(木)를 둘로 갈라놓았던 사건(斤)에 대한 마침표가 찍혔습니다. 서로의 존재를 부정하며 끝없이 갈라져왔었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통해 법률적으로 끝을 맺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법률적사건이 종결되었지 이 사건으로 인해 서로 반목하고 대립하면서 생긴 상처까지는 치유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다시 서로 갈라져서 싹을 티울 수 없을지 아지면 상처가 난 자리에서 새로운 싹을 티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사로잡혀 서로의 입장을 지속만한다면 영원히 갈라져버릴지도 모릅니다. 신(新)이라는 한자 처럼, 갈라진 후에도 솟아나는 새 순같이 이번 봄이 우리 사회가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싹을 티우는 계기가 되고 독자 여러분 개인에게는 이미 멀어져 버린 새해목표를 다시 도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김민 기자/편집장

<franky777m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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